1. 세렌디피티의 기원과 의미

Ⅰ. 세렌디피티의 이해

1. 세렌디피티의 기원과 의미

세렌디피티(Serendipity)는 ‘우연을 성공으로 이끄는 힘’, ‘우연을 붙잡아 행운으로 바꾸는 힘’, ‘우연에 의한 행운의 발견을 만드는 능력’, ‘우연에 의해 바람직한 발견을 만드는 태도’, ‘찾지 않던 귀중한 것을 찾는 능력’ 등으로 풀이된다.

원래 세렌디피티는 18세기 영국의 소설가 호레이스 월폴(Horace Walpole 1717-1797)에 의해 처음 사용되었는데, 그 구체적 이유는 그가 1754년에 호레이스 만(Horace Mann)경에게 쓴 편지에서 발견된다.

“이 발견은 거의 내가 우연한 발견(Serendipity)이라 부르는 종류의 것이오, 아주 의미심장한 말인데……전에 『세렌딥(지금의 스리랑카)의 세 왕자들』이라는 우스꽝스러운 동화를 읽었소. 그 왕자들은 여행하는 동안 항상 우연과 지혜에 의한 발견을 했다오.”

호레이스 월폴은 페르시아의 우화 『세렌딥의 세 왕자들(The Three Princes of Serendip)』을 읽고 감명을 받아 친구 호레이스 만에게 편지를 써서 ‘우연에 따른 대발견’을 세렌디피티로 부르자고 제안했다. 여기서부터 세렌디피티란 말이 오늘의 의미로 사용되었다. 『세렌딥의 세 왕자들』가운데 관련 원문을 잠시 보면 아래와 같다.[1]

“형제들은 차례로 다음과 같이 진술했다……그는 오른 눈이 멀었음에 틀림없다. 왜냐하면 왼쪽의 풀이 오른쪽에 비해 더 빽빽하지도 않은데 왼쪽 풀들만 먹었기 때문이다. 낙타는 이빨이 부실하다. 왜냐하면 풀을 먹은 방식이 이빨이 부실한 것을 나타냈기 때문이다. 낙타는 절름발이였다. 왜냐하면 오직 세 개의 발자국만이 선명하게 나타났고 네 번째 발자국은 질질 끌린 표시가 되어 있기 때문이다……낙타가 지나간 흔적의 한쪽에 많은 개미가 있었기 때문에 한쪽에 버터를 가득 실었다고 추측했고, 다른 한쪽을 따라 파리가 많이 모였기 때문에 여기에는 꿀을 실었다고 추측했다. 낙타가 무릎을 꿇은 자리 근처에 발자국을 주목하여 약간의 여자 오줌을 발견했기 때문에 여자를 실었음에 틀림없다고 추측했다……그리고 세 번째 왕자가 결론지었다. 그 여자는 임신했다고 추측했다. 왜냐하면 근처의 손자국은 그녀가 오줌을 눈 후, 손으로 자신을 일으키기 위한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호레이스 월폴은 위의 인용문처럼 왕자들이 우연히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는 것을 읽었고, 책의 제목을 이용하여 (생각하지도 않은 일을 우연히 발견한다는 의미로서)세렌디피티란 말을 만들었다.

그런데 이러한 세렌디피티가 현대사회를 사는 우리, 그중에서도 특히 대한민국에서 생활하는 우리에게 의미 있는 이유는, 그리고 우리가 세렌디피티에 주목해야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

첫째, 세렌디피티는 기존에 다루지 않았거나 다루지 못했던 뜻밖의 사건들, 우연적인 사건들을 비중있게 다루기 때문이다. 세렌디피티의 강조는 이성적인 정서로 일을 처리하는데 익숙한 우리 사회에서 이성 밖의 것으로 보이는 것들을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사실 현대사회를 살고 있는 우리는 이성적인 정서로 대부분의 일을 처리한다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이성적인 것보다 비이성적인 것으로 일을 처리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우리는 지능을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계획적이면서도 의식적인 행동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정신 활동은 상당 부분 논리와 동떨어진 과정을 토대로 하여 무의식적으로 이뤄지는데, 직관이 바로 그것이다.[2]

세렌디피티는 이러한 것들을 포괄할 수 있다. 어떤 면에서 노력하는 자의 실수와 실패는 기존 사회(특히 한국사회)에서 무시되었다. 그러나 세렌디피티의 많은 사례에서 보듯 우연적 실수와 실패는 새로운 발견과 발명으로 이어진 경우가 허다했다. 그러므로 세렌디피티 연구를 통해 성실히 ‘노력하는’ 과정에서의 실수와 실패도 포괄할 수 있는 이론적 근거를 마련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앵그리버드는 8년 동안 52번의 도전과 실패 속에 탄생했고,[3] 유니클로는 ‘1승 9패’의 경영철학으로 직원들의 도전을 독려하며 벤처정신을 강조했다.[4] BMW는 ‘이 달의 가장 창의적인 실수상’을 선정하여 창의적 실수를 독려하고 있다.[5] 이제 우리는 근대를 넘어서고, 이성의 한계를 넘어선 그 너머의 것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둘째, 그러면서도 세렌디피티는 이러한 것을 결국 이성적 방법으로 처리하면서 그 방안을 제시한다는 것이다. 비이성적 영역의 경우를 포함하면서도 그 방안은 합리적으로 납득이 갈 이성적 대안을 제시한다는 것이다. 결국 비이성적 방안에 대한 이성적 접근 방법에 가치와 의미가 있다.

셋째, 보통 사람에게 성공의 가능성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어떤 면에서 인류 사회의 발전에 기여한 기존의 많은 인물들은 천부적 재능을 가진 보통사람과 다른 특별한 존재였다. 이러한 인물을 일반사람이 닮기에는 거의 불가능하다. 그러나 세렌디피티에서 거론되는 인물들은 보통 사람으로서 자기 일에 성실히 노력했던 인물들이다. 이런 점에서 세렌디피티는 보통 사람에게 보다 가능성이 있는 방법을 제시할 수 있다.

세렌디피티에서 다루는 것은 주로 우연과 관련된다. 현대적 사고에서 우연은 매우 낯설어 보이고 타파하고 타도해야 할 대상처럼 생각되었다. 그러나 인류가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면, 다양한 우연과 뜻밖의 사건이 성공으로 이어진 것들로 점철되어 있다. 과학분야의 경우 많은 발견과 발명이 이루어졌는데, 그 중에 많은 것이 세렌디피티와 관련되어있다. 예를 들어, 만유인력, X선, 페니실린, 비아그라 등이 그러하다. 물론 노벨이 만든 다이너마이트도 마찬가지다. 결국 세렌디피티를 통해 우리 삶의 잃어버린 혹은 간과하고 있던 부분을 생각할 수 있었고, 이는 인류를 변화시키는 창조물로 탄생했다.

쓰쿠바대학의 시라카와 히데키(白川英樹) 명예교수가 ‘전도성 고분자의 발견과 개발’, 즉 ‘전기가 통하는 플라스틱’을 발명한 공로로 2000년 노벨 화학상을 받았다. 당시 선정위원장은 세렌디피티라는 단어를 써서 시라카와 박사의 업적을 칭송했다. 그것은 시라카와 박사가 ‘전기가 통하는 플라스틱’을 발명하는 과정에서 적어도 두 가지의 ‘우연한 행운’과 만났기 때문인지도 모른다.[6] 이처럼 우리 주변에는 ‘우연한 행운’이 작용하여 커다란 발명으로 이어진 일이 너무 많다. 먼저, 과학 공학사의 대표적인 세렌디피티 사례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7]

[표Ⅰ.1] 과학 공학사의 대표적인 세렌디피티 사례

이름발견 또는 발명연도
ColumbusNew World1492
Grimaldiinterference of light1663
Hḁṻygeometric laws of crystallography1781
Galvanianimal electricity1791
Davylaughing gas anesthesia1798
Oerstedelectromagnetism1820
Schönbeinozone1839
Daguerrephotography(daguerrotype)1839
Perkinsynthetic coal-tar dyes1856
KirchhoffD-line in the solar spectrum1859
Nobeldynamite1866
Edisonphonograph1877
Pasteurvaccination1878
Fahlbergsaccharin1879
RöntgenX-rays1895
Becquerelradioactivity1896
Richetinducedsensitization(anaphylaxis)1902
Pavlovclassical conditioning1902
Flemingpenicillin1928
Damvitamin K1929
Domagksulfa drugs(Prontosil)1932
PlunkettTeflon1938
de MaestralVelcro1948

우리 주변에는 이처럼 뜻밖의 발견이나 발명이 많다. 좀 더 확대해서 말하면, 우리 주변에 많은 것들은 이러한 뜻밖의 것들, 우연에 의해 만들어진 것들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도 우연 속에서 탄생했다.[8]

세렌디피티는 단체와 기관을 운영하는 데에도 활용된다. 정보화와 세계화로 다양한 상황이 출현하고, 과거의 논리와 이성적 접근 및 합리성으로 해석되지 않는 성공사례가가 발생하다보니, 세렌디피티에 대한 관심이 전보다 더 커졌다. 페이스북을 만든 마크 주커버그는 “페이스북에는 뜻밖의 행운인 세렌디피티의 개념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9] 또한 구글이 어떻게 성공했냐는 질문에 대해 구글을 만든 세르게이 브린은 “성공의 제 1요인은 행운”이라고 답했다.[10] 그렇다. 이성적인 잣대로 풀지 못하는 일들이 살피면 살필수록 더 많이 발견된다. 그렇다면, 과연 행운은 무엇인가? 우연은 무엇인가?

  1. 1.미야나가 히로시 지음, 김정환 옮김, 『세렌디피티의 법칙』, 북북서, 2007년, 63-69쪽.
  2. 2.게르트 기거랜처 지음, 안의정 옮김, 『생각이 직관에 묻다』, 추수밭, 2008년, 6쪽.
  3. 3.프란스 요한슨, 신예경 역, 『클릭 모먼트』, 알키, 2013년.
  4. 4.김성호, 『1승 9패 유니클로처럼』, 위즈덤하우스, 2010년.
  5. 5.김영한, 『닌텐도 이야기』, 한국경제신문사, 2009년.
  6. 6.미야나가 히로시 지음, 김정환 옮김, 『세렌디피티의 법칙』, 북북서, 2007년, 15-16쪽.
  7. 7.Simonton, 1999, 9쪽. 강이철, 「우연적 발견 능력(Serendipity)의 신장을 위한 교수-학습 방안」, 『교육공학연구』22권 제3호, 2006년, 104쪽.
  8. 8.신 줌페이 지음, 이수경 옮김, 『우리는 어떻게 지구에서 살게 되었을까: 인류가 탄생하게 된 12가지 우연』, 비룡소, 2012년. 인류가 지구에 탄생하기까지 우주와 지구에서 일어난 우연한 일 12가지를 추려 과학적으로 밝혔다. 기적 같은 우연들이다.
  9. 9.마샤 아미든 루스티드 지음, 조순익 역, 『마크 주커버그』, 해피스토리, 2012년. SERI 경영노트, 우연을 성공으로 만드는 힘: 세렌디피티(Serendipity), 2013, 1쪽 재인용.
  10. 10.소어 뮬러, 레인베커 지음, 김고명 역, 『행운을 잡는 8가지 기술』, 유아이북스, 2013년. SERI 경영노트, 우연을 성공으로 만드는 힘: 세렌디피티(Serendipity), 2013, 1쪽 재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