Ⅱ. 세렌디피티의 확장
1. 세렌디피티와 기타 이론
오늘날 세렌디피티는 과학, 역사, 문화를 비롯하여 사랑과 행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곳에서 발견된다. 2002년에 개봉된 미국 영화 ‘세렌디피티’는 뉴욕을 중심으로 일어나는 우연에 의한 사랑을 다루었다. 그리고 가수 이선희는 자신의 앨범 이름을 세렌디피티라고 했다. 아이돌 그룹 이름에도 세렌디피티가 있고, 대기업의 창의성 개발 벤치마킹 보고서에서도 세렌디피티에 대한 분석이 있다. 또한 과학에서는 복잡계 이론으로, 문화와 예술분야에서는 실증적 근대 이론에 대한 저항으로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현재 세렌디피티는 구체적인 이론으로 정리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관련 연구가 전무한 것은 아니다. 먼저 『세렌디피티의 법칙』을 쓴 미야나가 히로시가 제시한 세렌디피티의 7가지 법칙을 보면, 첫째, 세렌디피티는 누구에게나 찾아오고, 둘째, 관계없는 것을 관련지어봐야 하며, 셋째, 초보자처럼 발상하고 전문가처럼 실행하며, 넷째, 예상외를 생각하며, 다섯째, 우연한 영감이 떠오르게 유도하고, 여섯째, 논리적 사고를 하되 폭을 넓히고, 일곱째, 조직의 유대감을 키우라고 한다.[1]
미야나가 히로시의 이론을 살펴보면 세렌디피티가 우연성으로 보이지만, 이는 혼돈으로부터 기존에 발견하지 못한 새로운 순환적 질서를 발견하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순환적 질서는 단순한 질서와 다르다. 왜냐하면 시스템과 같은 순환을 가진 질서는 우연을 통해서 발견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세렌디피티가 오늘날 주목받는 것도 혼돈으로부터 기존에 발견하지 못한 새로운 순환적 질서로서 오늘날 생존에 꼭 필요하고 효과도 크기 때문이다.
세렌디피티가 혼돈으로부터 순환적 질서를 발견하는 것이라면, 자연계의 대표적인 순환적 질서인 시간, 공간, 인간을 통해 세렌디피티를 새롭게 정의할 수 있다. 또한 우연적이고 순환적인 속성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문화와도 유사한 개념이라 할 수 있다. 우리는 일찍이 문화를 시간, 공간, 인간을 구체화한 '나, 여기, 지금'이라는 틀을 사용해 유비적 사고, 공감 등으로 적용해 보았다. 본고에서는 세렌디피티를 기초로 하고, '나, 여기, 지금'을 중심으로 하여 유비적 사고, 공감 등에 적용해 보려한다.
동서양은 시대를 통틀어 우주라는 혼돈을 시간, 공간, 인간이라는 순환적 질서로 구분했다. 이것을 다시 유비적 사고, 공감, '나, 여기, 지금'이라는 개념으로 압축할 수 있다. 사물의 공통 패턴을 발견하는 유비적 사고가 시간의 변화에 따라 공간의 법칙을 발견하는 것이라면, 공감은 공간위에서 인간의 감응을 통해 시간의 법칙을 발견하는 작업이고, '나, 여기, 지금'은 관찰자인 인간의 입장에서 시간과 공간을 호환할 수 있게 법칙을 만드는 것이다. 특히 제주도와 같이 육지보다 큰 혼돈이 있고 시간, 공간, 인간의 집약체인 자연환경과 문화가 밀접하게 마주하고 있는 곳이라면 세렌디피티가 더욱 발달할 수 있다.
세렌디피티와 관련된 과학의 영역을 살펴보면 유비적 사고, 공감, '나, 여기, 지금'은 뉴튼이론, 상대성이론, 양자역학과 유사하다. 사과가 떨어지는 것을 보고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한 뉴튼이론, 빛보다 빠른 속도로 달리면 빛이 어떻게 보일까를 고민하면서 탄생한 싱대성이론, 이중슬릿 실험을 통해 양자의 존재와 관찰자의 중요성을 증명한 양자역학은 과학계에서 세렌디피티를 대표할 수 있는 이론이다.
유비적 사고, 공감, '나, 여기, 지금'을 인간, 공간, 시간으로 간주하면, 동서양의 많은 개념들 가운데 인간, 공간, 시간으로 해석될 수 있는 개념들이 많다. 대표적으로 동양의 천지인, 음양-오행-이기, 유불선 같은 개념들은 인간, 공간, 시간에 따라 구분되는 개념이었다.[2]
유비적 사고와 공감, '나, 여기, 지금'도 인간, 공간, 시간이 가지는 호환성, 상대성, 절대성이라는 입장에서 보면 이해가 비교적 용이하다. 과학사를 예로 들면, 사람은 뉴튼이론처럼 절대적인 유비적 사고를 통해서 절대적 시간법칙을 추구한다. 뉴튼이론은 절대법칙과 같이 예외가 없고, 사과에도 달에도 똑같이 유비적으로 적용된다. 그러나 뉴튼이론이 완성되면 다음은 상대성이론 같이 상대적 변화를 주려고 하고, 다시 양자이론과 같이 상대성마저 관찰자 인간에 의한 호환성으로 바꿔 버린다. 동양과 비교해 본다면 뉴튼이론은 오행, 상대성이론은 음양, 양자역학은 이기론과 가깝다.[3]
예를 들어 원을 보는 경우, 오행은 원을 시간의 순서대로 뉴튼 법칙과 같이 목화금수토의 오행으로 그린다면, 음양은 공간에서 원의 상대적 모습인 음양을 보고, 이기론은 관찰자의 입장에서 호환적으로 원의 유무 곧 이기(理氣)를 본다.
동양은 세렌디피티 이론과 같이 만물을 시간, 공간, 인간의 공통패턴으로 이해했으므로 동양의 음양-오행-이기의 통합된 이해를 살펴보는 것은 세렌디피티 이해에 매우 중요하다. 동양의 통합된 이해에 따르면 목화금수토인 오행은 목화금수를 대표하는 수(水)와 토(土)로 양분되어 음양-오행-이기를 연결시킬 수 있다고 보았다.[4] 목화금수가 수로 통합되면 수와 토는 각각 음양과 이기를 나타낸다. 목화금수를 수가 대표할 수 있는 것은 목화금을 수의 변화로 보기 때문이다. 수와 토가 합해질 수 없는 이유는 토는 현실에 있는 존재이자 또한 현실에는 없는 초월적 존재이기 때문이다. 토는 중심에서 수를 조리(調理)하는 역할을 하고, 수는 기(氣)로써 만물을 변화시키는 기화(氣化)의 존재가 된다. 목화금수를 수로 통일하여 봄에 따라, 음양-오행-이기 곧 시간, 공간, 인간은 일치한다. 여기서 사람은 토와 같이 중(中)으로써 만물을 조리(調理)하는 존재이다.[5]
음양-오행-이기와 같은 서로 유사한 개념들을 동양에서는 왜 구분해서 사용했는지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그런데 동서양 교류를 통해 그 이유가 드러나고 있다. 서양의 이론에 수많은 변동이 있었지만 동양은 늘 음양오행 및 이기와 유불선 개념만을 사용했다. 동양이론에 큰 변화가 없었던 이유는 세 가지 개념들이 공간, 시간, 인간에 입각하여 이론적 완결성이 있었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6]
서양 또한 칸트가 정언명령, 선언명령, 가언명령과 같이 인식을 세 가지로 구분한 바 있고, 최근에는 들뢰즈, 라깡이 각각 인간의 인식을 구분하고 있는데 이도 시간, 공간, 인간으로 볼 수 있다. 그래서 칸트, 들뢰즈, 라깡의 견해를 유추해 보면, 시간, 공간, 인간을 절대성, 상대성, 호환성으로 압축하는 것이 가능하다.[7]
다음 창의성 영역을 살펴보면 순환적 창의성 이론은 순환법칙, 트리즈, 구조론을 들 수 있다. 마찬가지로 순환법칙은 오행(뉴튼 법칙), 트리즈는 음양(상대성이론), 구조론은 이기론(양자역학)과 가깝다.[8] 순환법칙은 음양오행, 지수화풍, 사상이론과 같이 수축과 팽창운동의 반복으로 만물의 공통된 구조를 발견하는 이론을 총칭한다. 거대한 은하와 원자, 분자의 구조가 똑같은 것은 거대한 은하가 블랙홀과 화이트홀을 중심으로 압축과 팽창 운동을 하고, 원자와 분자도 핵을 미니 블랙홀로 하여 동일한 운동을 하기 때문이다. 자연의 순환법칙을 활용하면 자동차의 엔진, 컴퓨터에도 적용 가능하다. 이들도 자연과 유사한 순환법칙을 가지기에 순환법칙은 창의성의 첫 번째 단계가 된다. 뉴튼의 만유인력처럼 순환법칙은 절대적인 공간의 원리에 따라 만들어진 창의성 이론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순환법칙은 오늘날 오광길에 의해 자세히 정리된 바 있다.[9]
순환법칙은 아래와 같이 계절의 순환, 원자의 운동 등에서 공통패턴을 발견하여 다양한 사물들을 동일한 패턴으로 설명했다. 그러므로 창의성은 순환법칙에서 공통 패턴의 발견에 따라 부수적으로 따라온다.
[그림Ⅱ.1] 만물 순환의 개요[10]
[그림Ⅱ.2] 순환운동과 물리적순환의 개요
순환법칙은 기본적으로 원자부터 은하까지, 또 보이는 사물에서 보이지 않는 정신과 사회의 영역까지 동일한 순환을 하고 있다고 보는 이론이다. 순환법칙이 보다 명확하게 표현하였을 뿐, 동서고금을 통하여 순환법칙이 말하는 만물 동일 순환의 프랙탈 원리는 지수화풍과 음양오행 등 동서양의 주된 전통이었다.
[그림Ⅱ.3] 계절 순환운동[11]
[그림Ⅱ.4] 순환운동의 8가지 국면[12]
순환법칙을 적용하면 다양한 물리 화학적 변화도 설명할 수 있다. 아래 그림처럼 화학식은 순환의 8패턴을 따른다. 또한 빛과 전기 운동도 순환법칙으로 설명할 수 있다.
[그림Ⅱ.5]수소와 헬륨과 원소 생성과정[13]
순환법칙으로 원소의 생성을 설명하면 수소는 인력점인 양성(+)으로 태양(太陽), 중수소는 점력점인 중성(+-)으로 소양(少陽), 삼중수소는 척력점인 반양성(-)으로 태음(太陰), 헬륨은 공력점인 반중성(-+)으로 소음(少陰)의 특성을 갖는다.
수소원자들이 결합하며 탄생한 헬륨원소는 계속 생성되면서, 제2주기 원소들의 기초가 되는 핵이 된다. 여기에 수소, 중수소, 삼중수소, 헬륨 등이 계속 융합하여 제2주기 원소들을 생성하게 된다.
제2주기 원소의 생성 과정을 보면 제2주기 핵(헬륨)+삼중수소 = 리튬, 제2주기 핵(헬륨)+삼중수소+중수소 = 베릴륨, 제2주기 핵(헬륨)+헬륨+삼중수소 = 붕소 등으로 만들어 진다. 이러한 순환법칙은 빅뱅이후 수많은 원소들의 생성을 설명할 수 있다.[14]
[그림Ⅱ.6] 순환과 빛의 진행[15]
위 그림에서 화학식의 8족은 순환운동의 8가지 측면과 유사한 화학적 성질을 나타낸다. 빛 또한 위 그림과 같이 입자성(+)과 파동성(-)이 순환을 유지하면서 직선운동을 한다.
순환법칙이 주장하는 이러한 + → +- → - → -+ 의 순환시스템은 빛뿐만 아니라 모든 시스템에 적용이 된다. 이것은 원자핵의 양성자(+) → 중성자(+-) → 반양성자(-) → 반중성자(-+)의 순환을 의미한다. 이러한 순환법칙은 물론 새로운 이론이지만, 사실 그 기저에는 사상의학(四象醫學) 등에서 나온 원리를 응용하고 있다. 이러한 순환법칙을 전통의 지수화풍과 음양오행으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이 표현할 수 있다.
[그림Ⅱ.7] 음양오행 순환의 4가지 속성[16]
위 그림은 음양오행을 순환법칙과 비교하기 위해 순환법칙의 형태로 그려 본 것이다. 왼쪽 그림은 분수대를 표현한 것으로 봄은 분수대에서 올라가는 힘인 목-추진성을 의미하고, 화는 분수대에서 퍼져 나가는 화-발양성을 의미한다. 금은 분수대에서 물이 떨어지는 금-인퇴성을 의미하고, 수는 씨와 같이 분수대 한 가운데로 압축시키는 수-은잠성을 의미한다. 분수대로 이해한 음양오행을 순환법칙과 연결해보면 다음 그림과 같다.
[그림Ⅱ.8] 음양오행과 순환법칙의 비교
순환법칙이 오행과 같은 것은 두 운동 모두 분수대 운동이라는 점이다. 다른 것은 오행은 목(木)에서 시작하고, 순환법칙은 목극토의 원리로 토(土)에서 시작한다는 점이다. 이는 대우주와 소우주의 차이로서 동양사상에서 우주의 순환에 따라 필연적으로 생기는 표리부동의 법칙 때문에 그렇다.
동양에서 대우주와 소우주는 늘 반대의 운동을 하므로 불 속엔 물이 있고, 물 속엔 불이 있다. 따라서 대우주의 변화를 나타내는 오행이 봄·여름·가을·겨울의 순환을 한다면 소우주의 변화를 나타낸 순환법칙은 가을·겨울·봄·여름의 순환 운동을 한다.
순환법칙이 오행이나 뉴튼법칙과 같이 시간과 공간의 절대적 순환을 이야기 한 것이라면 다음 단계로 논할 창의성은 음양이나 상대성 이론과 같이 시간과 공간의 분리를 사용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트리즈라 할 수 있다.
트리즈는 러시아의 겐리히 알츠슐러(Genrich Altshuller)가 전 세계의 특허를 조사하여 40가지 패턴으로 요약한 ‘창의적 문제해결을 위한 이론’이다. 트리즈(TRIZ)는 러시아어 ‘Teoriya Resheniya Izobretatelskih Zadach’의 약자이며, 영어로 TIPS(Theory of Inventive Problem Solving)라고도 불린다. 트리즈는 모든 발명과 혁신에 공통된 원리로서 타협과 양자택일이 없는 모순 해결적인 문제해결원리이다. 과거 그토록 지지부진하던 혁신이 오늘날 급속하게 진행되는 배경에는 트리즈가 있다. 실제 트리즈는 삼성과 포스코 등 한국 첨단기술 기업의 혁신적인 발전 토대가 되어,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17]
트리즈가 세계에서 가장 발전되고 적극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곳은 의외로 한국인데 한국은 트리즈를 더 발전시켜 한국형 트리즈를 개발하여 세계로부터 인정받고 있다. 한국형 트리즈의 핵심은 바로 시간과 공간의 분리다. 트리즈는 문제 안에 있는 모순을 발견하고 이를 해결하는 과정이다. 그런데 모순이 바로 순환속의 대칭성에서 생기고, 대칭은 시간과 공간의 대칭이기에 시간과 공간만 분리하면 문제가 창의적으로 해결된다는 것이 한국형 트리즈의 핵심이다.[18] 그래서 천지인 곧 시간, 공간, 인간의 공감을 통한 세렌디피티는 한국형 트리즈를 통한 문제해결로 대표된다 할 수 있다.[19]
먼저 공간 분리를 통한 문제해결을 예로 들면 하이힐이 맨홀 구멍에 빠지는 경우이다. 하이힐이 맨홀 구멍에 빠지는 것은 빗물이 통과되도록 만든 맨홀 뚜껑의 구멍과 몸을 지탱하도록 만든 하이힐 굽의 너비의 모순에서 생기는 문제이다. 빗물을 많이 통과시키려면 구멍은 커야 하고 하이힐이 통과되지 않으려면 구멍은 작아야하는 공간의 모순이다. 이 문제를 트리즈는 맨홀 구멍을 높이가 대각선인 원추형으로 만듦으로서 해결했다. 삼각형 대각선 원추형 등은 트리즈적인 문제 해결의 단골 해법이다.
[그림Ⅱ.9] 공간분리 기법의 요약[20]
다음으로, 시간 분리의 경우를 예로 들면 전기가 통하는 지하철을 물로 청소하는 문제이다. 지하철 청소는 해야 하지만, 전기가 통해 감전의 위험이 있는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것이다. 물청소를 하기 위해서는 물 호스를 연결해야 하고, 전기를 통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물 호스를 연결하지 말아야 한다. 이 문제에 대한 해법은 물 호스의 물을 간헐적으로 보내어 연결되기도 하고, 연결 안 되기도 하는 것이다. 물이 간헐적으로 호스와 연결되므로 청소가 되지만 간헐적으로 연결되기에 감전의 위험은 없다.
[그림Ⅱ.10] 시간분리 사례 트리즈 분석[21]
트리즈에 있는 40가지 원칙 중 시간 분리를 보다 세분화하면 다음과 같다.
[그림Ⅱ.11] 트리즈 40가지 원리 중 시간 분리[22]
순환법칙이 유비적 사고를 통해 시간과 공간의 절대법칙을 구축했다면, 트리즈는 시간과 공간 분리를 통해 구축한 법칙을 재조정한다. 순환법칙에서 출현하지 않은 세렌디피티는 트리즈의 시간과 공간 분리에서 출현하기도 한다.
트리즈 다음의 창의성은 이기론이나 양자역학과 같이 시간과 공간의 호환을 이용한 구조론이다. 여기서 말하는 구조론은 구조주의를 포함하여 순환을 트리즈처럼 조작 가능하게 만든 이론을 총괄한다. 구조론은 트리즈와 순환법칙의 장점을 통합하고 있다. 순환법칙이 압축-폭발의 과정을 다룬다면, 음양 개념을 일원화하는 이기 개념처럼 구조론은 압축과 폭발의 순환개념을 구조라는 개념으로 일원화한다. 예를 들어 구조주의 정신분석으로 유명한 라깡과 그의 이론을 창의적으로 계승한 지젝은 수많은 영화코드 등에서 단순한 소품이 수많은 욕망의 코드를 구조화하는 것을 보여준다.[23] 미셸 세르와 같은 인식론적 구조주의자는 인문사회와 자연과학에 나타난 근대 문명의 수많은 학문들이 서로 동일한 구조를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24] 순환법칙을 구조로 명료화하는 김동렬의 구조론은 순환과학에서 말한 수축-폭발-팽창-확산을 입자-힘-운동-량 등으로 표시한다.[25]
[그림Ⅱ.12] 대우주의 순환법칙 [그림Ⅱ.13]소우주의 구조론
[그림Ⅱ.14] 구조론 개요[26]
구조론은 음양오행에서 목화금수토로 표현되거나, 순환법칙에서 압축 폭발로 표현된 힘을 트리즈와 같이 기계공학적인 용어로 바꾼다. 소우주의 구조론에서 보는 바와 같이 구조론은 오행과 순환법칙에서 인퇴성과 압축으로 표현한 움직임을 ‘입자’라는 개념으로 표현한다. 명확히 표현된 구조론의 용어는 트리즈와 같이 바로 실무에 응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알렉산더는 수적 우세라는 양을 중심으로 포진한 페르시아를 운동의 힘을 이용하여 공략했기에 승리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김동렬의 구조론에 의하면 우연한 성공으로 보이는 알렉산더, 진시황, 한니발, 나폴레옹, 히틀러 등은 철저히 세렌디피티의 구조를 이용해서 성공했다. 알렉산더 이후 시대가 지날수록 전술은 한 단계씩 진보하여 히틀러에 이르러서는 후방 전쟁의 단계에 이른다고 한다. 이를 종합적으로 표현하면 아래 그림과 같다.
[그림Ⅱ.15] 동서양에 나타난 구조론[27]
위 그림과 같이 구조론에서 사물은 내부와 외부의 이중 대칭을 가지면서 균형을 잡아가는 구조로 되어 있다. 구조론에서는 이중의 축이 있기 때문에 호환성이 생긴다. 표리부동이라는 이기론의 논리 또한 같은 원리를 가진다.
사랑의 영역을 살펴보면 프로이트, 융, 라깡의 정신분석 또한 절대성, 상대성, 호환성이 세렌디피티와 연관된 대칭성이라는 영역으로 통일되고 있다.[28] 프로이트는 뉴튼의 만유인력과 같이 리비도라는 절대적 욕망의 코드가 사랑을 지배했다고 한 반면, 융은 아인슈타인과 같이 동시성이론으로 리비도를 상대화시켰다. 이에 라깡은 프로이트를 복권시킨다며 언어를 통해 리비도를 구조화시켰다. 라깡은 구조론과 같이 상상계와 상징계라는 이중의 축을 사용하였다. 세 이론은 마테 블랑코에 의해 순환의 속성인 대칭성으로 통일된다. 욕망은 대칭성을 가지므로 프로이트에서는 투사로, 융에서는 동시성으로, 라깡에서는 상징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대칭성은 세렌디피티를 다루는 오늘날의 영화들에서 ‘운명적 사랑‘의 주요 틀이 된다.
다음 문화의 영역을 살펴보면 순환적 질서의 부활을 나타내는 음양오행과 지수화풍 그리고 복잡계 과학을 들 수 있다. 음양오행과 지수화풍은 동서양에서 2,000여년을 걸쳐 전해오던 순환적 과학관이고, 복잡계 과학은 음양오행 지수화풍을 오늘날의 과학과 결합한 과학이라 할 수 있다. 이를 간단히 표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표Ⅱ.1] 나, 여기, 지금과 시간, 공간, 인간[29]
| 구분 | 시공간 | 차원 | 도형 | 특성 | 창의성 | 과학 | 역학 | 세렌디피티 |
|---|---|---|---|---|---|---|---|---|
| 지금 | 시간 | 1차원 | 선 | 절대성 | 순환법칙 | 뉴튼물리학 | 오행 | 공통패턴 |
| 여기 | 공간 | 2차원 | 면 | 상대성 | 트리즈 | 상대성이론 | 음양 | 공감 |
| 나 | 인간 | 3차원 | 입체 | 호환성 | 구조론 | 양자역학 | 삼재 | 실존 |
이를 보다 상세히 나타내면 다음의 표와 같다.
[표Ⅱ.2-1] 나, 여기, 지금과 동형패턴[30]
| 수 | 목 | 화 | 토 | 금 | |
|---|---|---|---|---|---|
| 황제내경/평면오행 | 소음 | 태양 | 소양 | 태음 | |
| 사상체질/입체오행 | 소음 | 태음 | 태양 | 태양 | |
| 사신도 | 현무 | 청룡 | 주작 | 인간 | 백호 |
| 8괘 | 감 | 진 | 리 | 건간손곤 | 태 |
| 12지 | 해자 | 인묘 | 사오 | 술축진미 | 신유 |
| 12운성 | 포태 | 욕대 | 관왕 | 양생 | |
| 24절후 | 동지. 소한,대한. 입춘. | 춘분. 청명.곡우. 입하. | 하지. 소서.대서. 입추. | 우수. 경칩,소만. 망종,처서, 백로,소설, 대설. | 추분. 한로.상강. 입동. |
| 명리학계 | 은잠성 | 추진성 | 발양성 | 인퇴성 | |
| 역 | 대대(待對) | 중화(中和) | 유행(流行) | 회귀(回歸) | |
| 현대과학 | 프랙탈 | 자기조직화 | 생태학 | 홀로그램 |
[표Ⅱ.2-2] 나, 여기, 지금과 동형패턴-순환법칙, 지수화풍, 삼기능, 혈액형
| 수 | 목 | 화 | 토 | 금 | ||
|---|---|---|---|---|---|---|
| 순환법칙 | ||||||
| 공간양자 | 점력 | 척력 | 공력 | 인력 | ||
| 주기율표 | 중수소14족-탄소 | 삼중수소16족-산소 | 헬륨18족-불활성기체 | 1, 13, 15, 17족 | 수소2족 | |
| 인문과학 | 현실주의 | 평등주의 | 이상주의 | 자유주의 | ||
| 사회과학 | 정치 | 문화 | 사회/종교 | 경제 | ||
| 법률 | 행정 | 사법 | 여론 | 입법 | ||
| 경제 | 기획 | 영업 | 자금 | 생산 | ||
| 삼기능 체계 기(氣) | 천 | 인 | 지 | |||
| 리(理) | 인 | 지 | 천 | |||
| 도(道) | 지 | 천 | 인 | |||
| 삼한 | 마한 | 진한 | 변한 | |||
| 그리스 | 아테네 | 헤라 | 아프로디테 | |||
| 인도 | 크샤트리아 | 브라만 | 바이샤/수드라 | |||
| 4원인설 | 질료인 | 운동인 | 목적인 | 제5원소 | 형상인 | |
| 지수화풍 | 지 | 화 | 풍 | 수 | ||
| 복잡계 | 초기조건, 공명 | 요동, 끌개 | 공진화 | 자기조직화 | 피드백 | |
| 혈액형 | A | O | B | AB |
[표Ⅱ.2-3] 나, 여기, 지금과 동형패턴-구조론과 트리즈
| 수 | 목 | 화 | 토 | 금 | ||
|---|---|---|---|---|---|---|
| 구조론 | ||||||
| 힘 | 운동 | 량 | 질 | 입자 | ||
| 교섭 | 변화 | 침투 | 결합 | 독립 | ||
| 6하원칙 | 의속 | 인과 | 표상 | 유도 | 대응 | |
| 6하-(주체) | 왜 | 하였나 | 준 것 | 언제 | 누가 | |
| 6하-(대상) | 어떻게 | 되었나 | 받은 것 | 어디서 | 무엇을 | |
| 패턴 | 밸런스 | 포지션 | 데이터 | 시스템 | 플랫폼 | |
| 제어 | 연산 | 출력 | 입력 | 저장 | ||
| 가역/비가역 | 연속/불연속 | 반복/비반복 | 순환/비순환 | 분할/비분할 | ||
| 수직(종) | 연관 | 이행 | 귀결 | 배경 | 실체 | |
| 수평(류) | 분석 | 수용 | 지각 | 응용 | 종합 | |
| 미추 | 주종 | 성속 | 진위 | 선악 | ||
| 구분지 | 비교(같다/다르다) | 연산(옳다/그르다) | 측정(맞다/틀리다) | 정의(이다/아니다) | 분류(있다/없다) | |
| 가치 | 의미 | 사실 | 원리 | 개념 | ||
| 짝지음 | 하나됨 | 낳음 | 만남 | 맞물림 | ||
| 해시계 | 바늘 | 스크린 | 그림자 | 태양 | 빛 | |
| 각 | 선 | 점 | 밀도 | 입체 | ||
| 혁신 | 성능 | 효능 | 양식 | 소재 | 기능 | |
| 의도 | 의식 | 정신 | 감정 | 생각 | ||
| 트리즈 | ||||||
| 시간 분리 | 인간(조건) 분리 | 복합 분리 (시간+인간+공간) | 공간분리 | |||
| 40가지 TRIZ | 그때그때 달라요(시간 분리) | 문제를 바꾼다(관점 오류) | 공짜 점심을 찾는다(자원 부족) | 부드럽거나 엄격하게(경직/유연) | 여기저기 달라요(공간) | |
| 나누거나 모아서(집중/분산) | 방법을 바꾼다(방법 오류) | 흔들거나 쉬게 해서(안정/불안정) | 해결 가능한 것을 해결한다(설정 오류) | 직접 하거나 대신해서(직/간접) |
- 1.미야나가 히로시 저, 김정환 역, 『세렌디피티의 법칙』, 북북서, 2010년, 5∼6쪽
- 2.이현중,『중국 철학의 역학적 조명』, 청계, 2001년.
- 3.이승수, 『중의 원리』, 지지닷컴, 2008년.
- 4.“五行之義 土克水也” 葛弘, 『抱朴子』內篇 , 中華書局, 1985年, Vol.9. 320쪽
- 5.고회민 저, 곽신환 역, 『소강절의 선천역학』, 지식산업사, 2011년. 이봉호, 『정조의 스승, 서명응의 철학(서양 과학에 대한 조선학자의 대응)』, 동과서, 2014년. 김기,『음양오행설과 주자학』, 문사철, 2013년.
- 6.이승수, 『중의 원리』, 지지닷컴,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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