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는 말
한국의 미륵신앙과 단군신앙은 세계적으로도 오랜 전통과 역사를 가진 대표적인 종교임에도 불구하고 식민사관이나 사대주의 문화 등의 영향으로 학계에서는 이례적으로 비합리적인 신앙이라는 관점으로 주로 접근되어 왔다. 특히 오늘날 몽고 등 중앙아시아와 동아시아의 학문간 교류가 활발해지며 한국의 미륵신앙과 단군신앙이 한국 뿐 아니라 중앙아시아 혹은 더 나아가 터키 등 서아시아와 유럽까지 연결되는 공통요소를 가지고 있고 특히 한국은 그 중에서도 미륵신앙과 단군신앙이 공통으로 남아있는 거의 유일한 국가 임에도 불구하고 두 신앙이 가지는 관계에 대해서도 거의 연구가 없고 아무런 관계를 추리하지 못하고 있다. 식민사관이나 사대주의 문화의 영향아래 형성된 한국의 미륵신앙과 단군신앙에 대한 비합리적 종교로서의 이해, 상호 무관성, 지역성으로서의 이해는 오늘날까지 지속되고 있는 형편이다.
반면 주류 학계의 반대 측에 서있는 재야학계에서는 반대로 한국의 미륵신앙과 단군신앙이 순환적 천문이라는 현대 과학적 합리성을 내포하고 있고 칠성이라는 관점에서 서로의 신앙을 공유하고 있고 전 세계에 분포된 미륵신앙과 단군 신앙의 뿌리라고 주장하고 있다. 양측은 서로를 식민사관과 민족사관이라 비판하고 대화보다는 단절을 이루고 있는 상태이다.
한국의 미륵신앙과 단군신앙을 둘러 싼 주류학계와 재야학계의 대립은 1984년도에 시작된 민족문화 부흥과 더불어 시작되어 근 30년을 넘게 진행되고 있는데 최근 두 학파의 대립을 중재해 줄 수 있는 주목할 만한 연구들이 국내외에서 나오고 있다. 최근 두 학파의 대립을 중재해 줄 수 있는 주목할 만한 연구는 국외보다는 국내가 드물었으므로 먼저 국내 연구를 살펴보면 국내적으로는 애니미즘에 대립하는 마나이즘과 마고신화, 단군신화에 대한 천문학적 재해석을 들 수 있고 국외적으로는 미륵-미트라 신앙의 연계성과
단일신화의 과학성에 대한 연구를 들 수 있다.
실제 신화에 대한 세계적 연구추세는 캠벨을 중심으로 단일 신화에 대한 연구방법론이 주류의 한 흐름을 이루고 있었다. 캠벨의 단일 신화론은 신화란 단지 원시인의 미신이 아니라 고도로 발달된 고대인의 과학과 무의식의 결정체이며 세계의 다양한 신화가 겉으로는 달라보이지만 심층적으로는 동일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캠벨의 단일 신화론을 한국의 미륵신앙과 단군신앙에 적용하면 미륵신앙과 단군신앙 또한 당연히 세계적 보편성과 과학성 그리고 양자의 공통성이 있음을 추론할 수 있다. 특히 오늘날 발달된 고고학과 유물을 통하여 미륵신앙과 단군신앙에 대한 세계적 보편성이 연구되는 추세에 단군신앙과 미륵신앙이 가지는 신화적인 공통 의미를 고찰해 볼 필요가 있다.
최근 발견되는 단군신앙과 미륵신앙의 세계적 보편성은 이제 단군신앙과 미륵신앙의 무제가 한국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고 세계적인 문제이며 또 단군신앙과 미륵신앙이 세계적으로도 유례없이 원형대로 보존되어 온 한극은 세계 종교계의 오래된 난제를 풀 수 있는 열쇠를 가지고 있을 수 있다. 이 글은 최근 발표되고 있는 국내외의 연구 성과들에 바탕하여 한국의 미륵신앙과 단군신앙을 캠벨 단일신화에 나타난 신화로서의 창세 원리를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특히 이 글은 미륵신앙과 단군신앙에 나타나는 숫자 3과 7이 가지는 의미가 캠벨의 단일 신화에 나타나는 3과 7의 의미와 동일함 것에 주목하고자 한다. 이를 통하여 단군신앙과 미륵신앙은 캠벨의 단일신화와 같이 우주순환이라는 창세 원리를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매우 밀접한 구조이므로 삼신과 칠성과 같은 공통적 요소가 나타남을 보여 주고자한다.
캠벨의 단일신화에 나타난 우주순환의 구조는 최근 일본의 구조주의 신화학자인 나카자와 신이치의 신화이론에서 보다 더 명확히 나타난다. 캠벨의 단일신화가 주로 융의 이론에 입각해서 설명했다면 나카자와 신이치는 프로이트와 라깡, 나아가 라깡의 정신분석을 수학화한 마테 블랑코의 정신분석까지 도입한다.
미륵신앙과 단군신앙을 캠벨의 단일 신화에 나타난 3과 7의 창세 원리를 중심으로 비교하고자 하는 이글과 관련된 주류학계와 재야학계의 선행연구를 살펴보면 먼저 단군과 미륵신앙과 관련하여 단군 신앙을 천문 사상과 관련하여 연구해 온 노중평의 연구, 단군, 미륵의 삼신신앙을 3기능체계와 관련하여 연구해 온 박용숙의 연구를 들 수 있다. 노중평은 칠성과 단군에 대한 일련의 책들에서 단군신화는 자미원, 태미원, 천시원 북두칠성과 관련된 신화임을 논증해왔고 최근 그의 연구는 고조선 천문의 자연과학적 연구들로 뒷받침되고 있다. 또 박용숙은 일찍이 단군, 미륵의 삼신신앙을 3기능체계와 관련하여 조르주 뒤메질의 3기능체계와의 유사성을 일본학자들과 더불어 일찍이 제기해 왔고 최근 미트라신앙에 내재한 3기능체계의 보편성에 대한 해외의 연구, 3기능체계의 근거로서의 마나이즘에 대한 연구 등으로 뒷받침되고 있다.
캠벨의 단일 신화는 영웅의 순환이 가지는 3단계와 7명의 인물구조를 주장해 왔는데 단일 신화는 영화와 게임의 교과서작 구조가 되었다. 또 뒤메질의 3기능체계와 캠벨의 단일신화 사이의 연관성도 창세 원리에 나타난 영웅신화와 창세 원리에서 보이는 3기능체계의 공통성을 통해 영웅의 순환이 가지는 삼기능성에 대해서도 연구되고 있다. 실제 캠벨의 신화는 선구적인 포스트모더니즘 사상으로 간주되고 한국의 주몽신화와 켈트 신화에 나타난 동일한 영웅 서사구조가 연구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위 선행연구는 한국의 대표적 민중신앙이라 할 수 있는 단군신앙과 미륵신앙을 종합적으로 연결하지는 못하고 있다. 미륵신앙과 단군신앙은 마나신앙 등과 거의 동일한 지역적 분포를 보이고 있고 칠성이라는 존재가 공통적으로 나타나지만 기존 연구에 대한 선입관이 강하였기에 두 신앙이 공통적인 뿌리를 가지고 있음을 이 글과 같이 아직 밝히지는 않았다 할 수 있다. 이 글은 특히 프랙탈 원리를 응용하여 동양의 칠성신앙과 캠벨의 7명의 인물구조와의 연관을 연구하고자 한다.
이 글은 먼저 기존 선행연구를 바탕하여 먼저 2장에서 캠벨의 단일신화에 나타난 3과 7의 창세 원리를 밝히고 3장에서는 캠벨 신화의 구조적 원리를 밝힌 나카자와 신이치의 이론을 살펴보고자 한다. 그를 바탕으로 5장에서 각각 미륵-미트라 신앙과 단군신앙에 나타난 3과 7의 창세 원리를 드러내어 3자를 비교해보고자 한다. 이를 통하여 한국의 미륵신앙과 단군신앙이 가지고 있는 세계적 보편성을 확인하고 의미를 찾아보고자 한다.
미륵과 미트라 신앙이 서로 연결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는 아직 확정된 문제는 아니지만 양자는 서로 공통성을 가지고 있고 이 글은 단일 신화라는 가정위에 살펴보는 글이므로 논의의 구체화를 위해 미륵과 미트라 신앙을 동시에 논의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