Ⅱ. 제 종교의 경제관과 제한적 순환성
1. 경제윤리와 제 종교의 순환성
종교의 경제사상은 추상적인 종교의 사상을 구체화시켜 표현하는 매우 핵심적인 종교의 구성요소라 할 수 있다. 종교는 경제사상으로 표현될 때 그 숨은 의미를 파악할 수 있다. 종교는 경제사상으로 나타날 때 종교 사상보다 구체적인 경제윤리로 나타난다 할 수 있다.
현대 자본주의 경제학은 극구 부인하지만 경제와 윤리는 야누스와 같이 늘 상반되면서도 동시에 나타나는 매우 밀접한 관계이다. 사과 하나를 어떻게 먹느냐하는 일상적인 상황에서도 경제와 윤리는 늘 상반적으로 나타난다. 경제와 윤리는 상반되는 형태로 자주 등장하므로 경제의 역이 윤리요 윤리의 역이 경제라 할 정도로 밀접한 관계에 있다. 역사적으로 경제와 윤리는 서로 장기함수와 같은 관계를 보여 왔다고 한다.
[그림2.1] 경제와 윤리의 역사적 추이136)
제 종교의 핵심윤리는 눈에 보이는 경제사상으로 나타나고 종교의 경제사상은 주로 윤리학적인 형태로 나타난다고 할 때 제 종교의 경제윤리를 살펴보는 것은 종교를 이해하는데 있어 매우 중요한 작업이 된다. 또 윤리학 또한 경제학과 밀접한 관계라 할 수 있으므로 윤리학과 경제학, 종교 삼자는 공통의 이론체계를 가지고 있다 할 수 있다.137) 종교, 경제학, 윤리학의 관계에 대해서는 먼저 일상과 가까운 윤리학을 중심으로 체계를 세우 후 경제학과의 관계를 조명하고 다시 종교와 연관시키는 순서로 살펴볼 수 있다
첫째, 우선 윤리학의 체계를 살펴본다면 윤리학은 시대순으로 덕(탁월)138)을 강조하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윤리학139), 정(正, 정의)을 강조하는 칸트의 의무론적 윤리학, 선(善, 효율)을 강조하는 자유지상주의적 혹은 공리주의적 윤리학이라는 3가지 전통을 가지고 있다.140)
일상생활을 예로 든다면 이익과 윤리가 상충되는 상황에서 양심을 지키는 윤리적 행위의 기준은 고대 그리스에서는 나의 존재인 내면적인 덕의 문제였으나 칸트에 와서는 사회계약 제도에 의한 나의 윤리적 의무와 권리의 문제가 되고 다시 현대에 와서는 나와 사회전체의 이익이라는 행위의 문제로 윤리학은 접근한다.
추상적인 윤리학 개념을 구체적인 사회과학인 경제학에 적용시키려면 이론과 실천이라는 양면을 가지는 윤리학의 체계는 다음과 같은 9개의 체계로 나눠볼 수 있다.
\<표2.1\> 윤리학의 체계141)
| 평가대상\가치개념 | 기본적 가치언어 | 조작적 가치언어 | 궁극적목적 |
| :---: | :---: | :---: | :---: |
| 행위 | 선(善) | 효율 | 효용 |
| 제도 | 정(正) | 정의 | 권리 |
| 존재 | 덕(德) | 탁월142) | 능력 |
실제 경제학도 윤리학과 마찬가지로 행위(善-한계효용학파)와 제도(正-제도학파, 역사학파)와 존재(덕-증여론적 경제학)라는 3가지 과제를 중심으로 이론을 전개하는 전통으로 나타난다.
사과 한 개를 얻게 되는 경우 신고전학파인 한계효용학파의 경우는 마지막 사과 한 개를 얻을 때 가지게 되는 효용 즉 한계효용과 비용을 계산하여 이익을 취하는 효율적 행위를 중시하고, 제도학파는 사과 한 개가 나에게 들어오기까지의 제도가 얼마나 공정한가하는 역사와 제도를 중시하고, 증여론적 경제학에서는 누가 나에게 사과를 주었는가하는 존재 문제를 중시한다.
모든 사회에 경제와 윤리가 있고 경제와 윤리가 사회의 핵심이 되는 것은 경제와 윤리는 보편적 가치라는 기준으로 사회를 통합하는 두 가지 주요 방안이 되기 때문이다. 상반되는 경제와 윤리가 늘 함께 나타나는 것은 경제(효율)와 윤리(정)는 선(善)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선 또한 두 가지 상반되는 속성이 하나로 통합되어 있다. 효용을 선(善)이라 할 때 선은 개인적 다원성과 질적 다양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개인적 다원성이라는 측면에서는 효율과 정의, 질적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는 자유와 탁월이라는 두 가지 결합을 할 수 있다. 자유는 경제와 윤리 공히 기본적인 가치규범이 된다.
[그림2.2] 과제의 구성143)
위의 과제에 따라 경제의 세계와 윤리의 세계는 선을 중심으로 통합된다. 통합된 경제와 윤리의 세계는 정치 혹은 종교라는 덕을 통해 중재된다. 경제와 윤리, 정치(종교)는 각각 행위, 제도, 존재를 대표한다.
그림 [그림2.3] 에서 보는 바와 같이 희소한 자원에서 재물이 나오고 부족한 덕에서 능력이 나오고 제한된 바름(正)에서 권리가 나온다. 경제와 윤리는 탁월성이라는 정치적 덕(德)의 영역에서 조절되고 세 가지는 모두 선으로 통합된다.
[그림2.3] 경제의 세계와 윤리의 세계의 통합144)
윤리사상 중 경제윤리를 살펴본다면 이제 윤리사상은 경제와 연관하였을 때 정(正), 선(善), 덕(德) 가운데 어떤 부분을 강조하느냐에 따라 특성이 드러난다. 윤리학의 전통은 우선 정(正)과 선(善)의 논쟁에서 시작되었다. 아담 스미스로부터 시작되는 공리주의 전통은 정(正)보다 선(善)을 강조하여 최대다수의 행복이 곧 도덕적이라고 주장하였고 선(善)보다 (正)을 강조하는 롤스의 사회계약주의가 나오기 전까지 주도적인 경제윤리사상을 구축하여 왔다. 공리주의 전통은 최대다수의 행복을 위해서 개인은 희생되어도 좋다고 하였다.
롤스는 칸트의 의무주의 윤리를 현대화하여 공리주의 약점을 지적하고 개인의 자유에 입각한 사회계약주의적 정의론을 부활시켰다.145) 개인의 행복이 희생되면 최대다수의 행복은 의미가 없으므로 개인의 행복을 보장해주는 의무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롤스의 사회계약주의는 공리주의보다 진일보한 측면이 있으나 자유와 평등의 문제를 야기하였으므로 다시 공동체주의와 자유지상주자들의 비판을 받았다. 개인의 의무도 중요하지만 공동체가 더 우선한다는 공동체주의146)는 전체론적 관점에서 윤리적 의무의식인 정(正)보다는 실용적인 덕(德)을 강조하고 자유지상주의는 개인론적 관점에서 정(正)보다는 적극적 자유라는 덕(德)을 강조했다. 이 때 자유는 정(正), 선(善), 덕(德) 모두에 공통되는 기본규범이라 할 수 있다.
각 사상의 관계를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밀과 벤담 혹은 파레토147)로 대표되는 공리주의는 하이에크, 프리드만으로 대표되는 자유지상주의와 달리 전체의 이익이 되면 개인의 자유는 구속될 수 있고 사회계약주의와 달리 의무보다는 이익이 우선이다.
경제보다 윤리를 중시하는 윤리학은 사회계약주의와 공동체주의148)인데 롤스로 대표되는 사회계약주의는 공동체주의와 달리 방법론적 개인주의를 택하여 전체의 이익을 위해 개인을 희생하지 않는다. 맥킨타이어로 대표되는 공동체주의는 자본주의 하에서 사회복지를 시행할 수 있는 최고의 대안이나 개인의 희생에 대한 반대 급부의 불투명성으로 현실성이 의문시된다.149) 가치이념이란 측면에서 본다면 경제 윤리와 연관된 공리주의와 자유지상주의는 적응을 통한 효율을 강조하고 윤리를 강조하는 사회계약주의는 연대를 통한 정의, 공동체주의는 자유를 통한 탁월을 추구한다 할 수 있다. 이상과 같은 과제를 통합하기 위해 현대 경제윤리와 경제학은 4가지 위상에서 문제를 해결한다
\<표2.2\> 현대 도덕철학의 위상
| 방법\가치 | 선(善)-제도 내 질서 | | 정(正)-제도의 기초구조 | |
| :---: | :---: | :---: | :---: | :---: |
| 개인주의 | 시장균형론(이론경제학) | | 사회계약주의 (정의) | 자유지상주의 (자유) |
| 전체주의 | 공리주의 (효율) | 공동체주의 (덕) | 제도진화론(역사학파경제학) | |
4가지 윤리학은 개인/공동체, 효율(경제)/정의(정치)라는 기준에 따라 4분면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그림2.4] 4가지 경제윤리의 관계
두 번째로 종교의 측면을 살펴본다면 경제윤리와 종교사상과의 상호관계는 종교사상의 교리체계에 있는 순환 논리의 구성에서 살펴볼 수 있다. 수많은 종교 중에 순환적 경제관을 가진 종교를 유불선과 서교로 한정할 수 있는 것은 제 종교이론의 논리적 사고틀에 나타난다.150) 순환적 논리가 표현할 수 있는 논리의 틀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동서양의 종교사상은 유불선과 서교로 압축될 수 있다. 경제학 또한 게임이론과 같이 하나의 논리학이면서 서로 순환관계에 있다 할 수 있으므로 경제윤리와 종교는 서로 통합될 수 있다.
원은 둥글기 때문에 순환론에서 명제 X와 명제 –X151)는 직선 이론과 달리 상보적(相補的)으로 나타난다.152) 순환의 제양상은 수리논리를 사용하여 위상수학의 하나인 인접구조론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153) 변증법과 같이 원의 순환논리에서는 출발점에서 X로 출발한 명제는 반환점에서 -X가 되고 다시 X가 된다.154) 결국 순환론에서 나타날 수 있는 논리는
X는 X이고 -X는 -X라는 유교155),
X는 -X이고 -X는 X라는 도교156),
X는 X도 -X도 아니라는 불교157)로 제한되고
서교는 X는 모든 것158)이라는 박애(博愛)로 세 순환논리가 작용하도록 연결시킨다.
실제 X는 X이고 -X는 -X라는 유교논리는159)
배우고(X) 그것을 때때로 익히면(X) 기쁘고,160)
동지(同志), X)가 찾아온다면(X) 즐거우며161) ,
군주(X)는 군주(X)노릇하고 신하(-X)는 신하(-X)노릇 하여야 한다.162)
아는 것(X)을 안다(X) 하고 모르는 것(-X)을 모른다(-X)고 하는 것이, 이것이 아는 것(X)이고163)
친구(X)는 친구(X)이고 원수(-X)는 원수(-X)이다.164)
유교의 논리에 대해 도교는 역설로 응수 한다.
X는 -X이고 -X는 X라는 도교에서는165)
道(X)를 道(X)라 하면 道가 아니고(-X)166)
가장 강한 것(X)은 가장 약한 물(-X)이요167)
천지(X)는 불인(不仁, -X)하며168)
친구(X)는 원수(-X)이며 원수(-X)는 친구(X)이다.169)
중국대륙에서 도교와 유교가 서로 대치되는 가운데 인도의 불교가 중재되는 사상으로 중국을 휩쓸었다.
'X는 X도 -X도 아니라'는 불교는 원수가 친구라는 도교에 대해
'친구(X)도 원수(-X)도 없이' 모든 것은 공(空)하다고 한다. 170)
[그림2.5] 제 종교의 상관관계
제 종교의 경제사상의 순환관계는 종교 교리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영생을 추구하는 방법을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나타난다.‘X는 모든 것’이라고 하는 서교는 하느님과 인간 공동체 사이에서 십계명에 입각한 계약적 순환을 통해 영혼영생(靈魂永生)을 추구한다.171)‘X는 모든 것’이라는 논리는 개인보다 공동체, 물질보다는 정신을 추구하게 되므로 영혼을 통한 영생을 추구하게 된다. 172)‘X는 X도 -X도 아니다’는 불교는 연기론에 의한 법륜에서의 만물의 순환을 통한 윤회전생(輪回轉生)을 추구한다.‘X는 X도 -X도 아니다'라면 육체와 정신의 구별이 없어지고 나와 너의 구별이 없어지므로 인간은 죽어 윤회하여 몸을 바꿔가며 윤회전생을 통해 내세의 완성을 이루어 나갈 수 있다.‘X는 X이고 -X는 -X’인 유교는 아버지와 아들, 임금과 자식이라는 인륜에서의 순환을 통한 초혼재생(招魂再生)을 추구한다. 물질은 물질이고 정신은 정신이며 나는 나고 너는 너라면 내세보다는 현세를, 개인보다는 공동체를 지향하게 된다. ‘X는 -X, -X는 X’인 도교는 자연의 이치에 맞추는 무위자연의 순환을 통한 육신영생(肉身永生)을 강조해왔다.173) 정신이 육체고 육체가 정신이며, 죽음이 삶이요, 삶이 죽음이라면 공동체보다는 개인, 내세보다는 현세인 육신영생을 지향하게 된다. 종교에서 순환은 영생을 추구하는 각 종교의 정체성의 핵심이었으므로 순환을 깨뜨릴 수 있는 경제의 무한 발전을 경계해 왔다. 제 종교는 지향하는 영생의 개인174)/공동체175), 내세지향성176)/현세지향성에 따라 4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그림2.6] 제 종교의 영생관의 상관관계177)
순환적 세계관에서 만물은 서로 프랙탈(fractal, 相同性)과 같이 유사한 관계를 나타내며 특히 종교와 밀접하게 연관된 경제와 윤리는 더욱 그러하다 할 수 있다. 프랙탈(fractal, 相同性)이라는 것은 서로 닮은 구조를 뜻한다. 현대과학에서는 가장 작은 원자와 가장 큰 은하가 유사한 구조를 가지고 있고 컴퓨터와 분자가 유사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밝혔다.
[그림2.7] 종교와 경제윤리의 상관관계
만물을 쪼개어 궁극의 입자를 찾아내는 환원주의 방법과 달리 만물의 관계 속에서 법칙을 찾아내는 창발주의적이고 전일(全一)론적 방법을 사용하는 순환론에서는 만물은 모두 순환하며 서로 대대성을 띠는 구조들은 서로 닮은 구조를 가지고 있다.178)
[그림 2.4} 4가지 경제윤리의 관계와 [그림2.5]의 제 종교의 상관관계에서 각각 X축인 효율(경제)-정의(정치), 현세지향-내세지향 그리고 Y축인 개인-공동체는 공통되는 점이 있다 할 수 있으므로 두 그래프는 [그림2.7]처럼 겹쳐질 수 있다.
도교는 순환론에서 멀리 내다보면‘친구(X)는 적(-X)이고 적(-X)은 친구(X)’이므로 개인은 타인과 연계 없이 자신의 자유를 추구하는 자유지상주의적 성격으로 나타난다면179)‘친구(X)도 적(-X)도 없다’는 불교는 자신이 해야 하는 의무만 다하는 사회계약주의적인 종교가 된다. 친구는 친구고 적은 적으로 적과 친구가 분명한 유교에서는 자기편을 위한 최대행복을 추구하지만 전체의 이익을 위해 개인의 이익은 무시되는 공리주의180)를 지향한다. 도교, 불교, 유교가 생산의 측면에서 모든 것을 모아 놓았다면 ‘X는 모두의 것’이라는 서교는 박애(博愛)라는 공동체주의로 모은 것을 모두 불처럼 나누어준다.181)
세 번째 경제를 살펴본다면 세계의 종교가 순환론의 논리구조에 따라 유불선과 서교로 나누어지고 경제는 저축, 생산, 유통, 분배라는 순환과 관계되는 구조를 가진다.
[그림2.8] 경제관의 상관관계182)
경제 순환에 대해 기존 종교의 논리를 적용시킨다면
‘X는 -X이고 -X는 X'183)라는 도교는 미래를 대비해 오늘을 준비하는 재부관(財富論)을 통한 경제순환에 치중하고184),
‘X는 X이고 -X는 -X’라는 유교논리는 재부관을 통하여 축적된 재산으로 인간과 사회를 조직하여 생산에 임하게 된다. 유교에 의해 생산된 재화는 서교의 박애 사상에 의해 널리 증여-유통되고 유통이 끝난 재화는
‘X는 X도 -X도 아니다’라는 불교에 의해 공평하게 분배되고 남은 것은 다시 저축하게 되어 [그림2.9]처럼 새로운 순환이 된다.
[그림2.9] 제 종교와 경제관의 상관관계 [그림2.10] 종교와 경제 윤리, 경제관의
상관관계
윤리학이 자유지상주의, 공리주의, 공동체주의, 사회계약주의라는 대대성(待對性)을 가지므로 제 종교의 경제 사상은 [그림2.10]처럼 저축, 생산, 유통, 분배라는 경제 활동 과정을 중심으로 도교와 자유지상주의적 재부관, 유교와 공리주의적185) 노동관, 서교와 공동체주의적 재화관, 불교와 사회계약적 분배관으로 재편될 수 있다.
또 경제사상과 경제학은 역사적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으므로 [그림2.11]처럼자유지상주의는 효용이라는 사용가치를 강조하는 신고전파 경제학, 공리주의는 유효수요와 혁신으로서의 기호가치를 강조하는 케인즈/슘페터주의 경제학, 공동체주의는 증여로서의 상징가치를 강조하는 사회복지주의 제도학파 경제학, 사회계약주의는 공정한 교환을 강조하므로 노동가치론에 입각한 교환가치를 강조하는 고전학파나 맑스주의와 가깝다 할 수 있다.
[그림2.11] 종교와 경제 윤리, 경제학의 상관관계
각 경제학파의 사상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신고전파경제학은 흔히 고등학교 사회 교과서에 나오는 수요와 공급법칙으로 대표되는 경제학을 말한다. 수요와 공급 법칙은 고등학교 사회 교과서에 실려 있으므로 논쟁의 여지가 없는 경제학의 기본이론으로 알고 있는 상식과는 달리 수요와 공급법칙은 공급위주의 고전경제학에 대한 비판이론인 신고전파경제학의 이론일 뿐이다. 신고전파 경제학은 경제의 전체적인 흐름보다는 개인의 주관적인 선호에 초점을 두어 경제를 수요와 공급 , 효용이라는 관점으로 주관화시켰다. 대표적인 신고전파경제학자는 마샬, 하이에크, 프리드만 등으로 이들은 최소정부, 시장경제와 자유를 지상가치로 간주하므로 자유지상주의자들의 경제학적 근거를 제시한다. 신고전파 경제학자에게 가치는 그 사물이 얼마나 사용할 가치가 있느냐는 사용가치가 된다.
1929년 세계 대공황을 해결한 루즈벨트 대통령의 뉴딜정책의 이론적 입안자로 유명한 케인즈는 세계 대공황이 와도 최소정부와 시장경제를 신봉하여 아무런 대책을 못 세우는 신고전파 경제학을 비판하며 유효수요라는 공리주의적 개념으로 공황을 해결한다. 시장에만 맡기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는 신고전파경제학자와 달리 케인즈는 노동자에게 소비를 할 수 있는 일자리를 제공해 주어야 최대다수의 최대 행복을 이룰 수 있다고 하여 경제학의 이론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슘페터주의186)는 케인즈주의와 같이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을 추구하는 공리주인인 점은 같으나 경제는 유효수요인 부가 아니라 혁신에 의해서 가치가 생기며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이 되는 사회적 혁신이 경제를 순환시켜 준다고 한다. 공리주의에서 가치는 사회적으로 최대생산을 해 줄 수 있는 혁신가치 곧 기호가치가 된다. 기호가치는 사용가치와 교환가치처럼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애매성을 띤다. 또 기호가치는 남의 욕망을 모방하는 가치이므로 순환이 되지 않으면 구성원들의 내부적 분열로 도덕적 해이와 자멸을 가져오기 쉽다. 기호가치(보들리야르)는 과시소비의 가치(베블렌187))나 모방가치(지라르188))로 나타난다고 한다.
신고전파경제학이나 케인즈주의 경제학이 주어진 한계 내에서의 최고의 적응이라는 효율을 강조한 경제 중심의 경제학이라면 제도학파 경제학189)은 주어진 틀을 문제 삼고 주어진 틀을 바꾸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고자 하는 경제학이다. 신고전파경제학이나 케인즈주의 경제학은 경제 순환에 있어 주로 생산에 치중하여 경제에 에너지 과잉현상을 일으키고 축적에만 치우쳐 경제 순환을 마비시킨다. 제도학파는 합리적인 소비의 틀을 만들어 경제를 순환시키려한다. 대표적인 학파와 학자로는 증여론적 경제학자 모스, 소비를 위주로 하는 일반 경제학을 주장한 바타이유190), 보들리야르, 미국 제도학파 베블렌 등이 있다. 제도주의 경제학은 경제의 근원은 소비와 증여에 있으며 생산은 소비와 증여를 위한 활동으로 상품의 가치는 그 상품이 증여되었을 때 얼마나 가치가 있느냐고 하는 상징가치(보들리야르) 혹은 문화가치191)(시오노야 유이치)로 나타난다고 한다
신고전학파, 케인즈-슘페터주의 경제학, 제도주의 경제학이 각각 사용가치, 기호가치, 상징가치라는 효용에 중심을 두고 있다면 고전학파와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은 공정한 노동가치라는 교환에 중심을 두고 있다. 최초의 경제학 이론이라 할 수 있는 고전경제학은 고등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수요와 공급의 신고전파경제학이 아니라 노동 가치의 균등성을 강조한 고전학파와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이었다. 고전경제학은 모든 상품은 인간의 노동의 산물로 가격이 정해지는 것은 상품에 투입된 노동의 평균치라고 하고 경제적으로 효율적인 것은 노동가치를 평준화시키는 것이라고 한다. 고전파 경제학에서 인간은 노동을 투입시킬 수 있는 노동력이라는 상품으로 간주되고 인간의 가치는 노동력을 재생산 할 수 있는 최저생계비로 간주된다. 임금은 노동에 의해 생산되는 가치가 아니라 노동력을 재생산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 즉 최저 생계비가 된다. 최저 생계비와 노동이 투입되어 만들어 나오는 상품의 가치의 차이가 잉여가치가 되고 자본이 된다.
각 경제 사상 중에 가치이론은 상품의 가치가 무엇이냐에 따라 내가 받는 몫이 정당하냐를 결정하기 때문에 가치론의 문제는 분배문제와 직결되므로 경제학에서 핵심 개념이 된다. 보들리야르는 모든 사물은 4가지 경제적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손에 들고 있는 사과는 먹으면 사용가치이고 교환하면 교환가치, 기호로 사용하면 기호가치, 다른 사람에게 증여하면 상징가치가 된다고 한다.192)
지금까지의 논의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표2.3\> 종교-경제윤리-경제이론 대비표
| | 저축 | 생산 | 유통 | 분배 |
| :---: | :---: | :---: | :---: | :---: |
| 종교 | 도교 | 유교 | 서교 | 불교 |
| 경제사상 | 자유지상주의 | 공리주의 | 공동체주의 | 사회계약주의 |
| 경제관 | 재부관 | 노동관 | 재화관 | 분배관 |
| 경제학 | 신고전파 | 케인즈주의 | 제도학파 | 고전파/맑스주의 |
| 가치이론 | 사용가치 | 기호가치 | 상징가치 | 교환가치 |
실제 동서양의 경제사를 살펴보면 서양 자본주의는 도교의 재부관과 유사하게 사유재산과 고리대금을 구원의 예정으로 인정한 칼빈의 프로테스탄티즘적 재부관으로부터 시작되어 중국으로부터 들어온 유교적 부국강병론에 의해 불붙게 된다. 부국강병책으로 서양의 소유욕이 분출하자 급기야 부국강병론의 연원이던 유교의 동양적 순환성을 파괴하고 나아가 인간은 연쇄적으로 신을 부정하게 되어 신의 구원의 약속으로서의 재화라는 서교적 순환도 파괴시키게 된다. 순환성이 사라진 현대는 물질지상주의와 도박자본주의로 변하게 되고 현대는 이를 구해 줄 순환적 종교사상이 필요하게 되었다.
대순 사상에 나타난 순환적 경제관을 이해하기 위해 각 종교와 경제사상별로 기존 경제사상의 종교적 연원과 그 제한적 순환성을 먼저 살펴보기로 하자
2. 중국식 도교자본주의와 자유지상주의적 재부관193)
유교자본주의나 프로테스탄티즘과 같이 유교, 서교, 불교에 비해 도교는 자본주의와 관련되어 학계 논쟁의 붐을 일으키지는 못하였으나 가장 자본주의와 가까우면서 중국 사람에게 영향이 컸던 사상이라 할 수 있다.194) 오늘날 공산주의 중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종교는 도교이며 실제 물질을 최우선 가치로 하는 현대 중국은195) 유교 국가라기보다 도교국가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196) 유교를 반대한 모택동은 도교는 상대적으로 우대하여 공산주의를 늘 도교와 비교하여 강조해 왔고197) 등소평의 개혁 개방은 도교의 유연함과 연관이 있다.198) 도교는 중국인의 이재(理財)에 밝은 속성과 매우 부합하는 특성을 보여 왔다. 현대 도교사원의 신은 재물을 관장하는 신명으로 가득 차 있다.199) 중국의 도교지향적인 경제체제를 중국식 도교자본주의라 부를 수 있다.200)
중국식 도교자본주의를 일상생활과 가까운 부분부터 살펴보면 역사, 중점경제활동, 교리, 사회관, 경제 활동 태도, 시장관, 국가관, 가치이론, 문제점, 차이점, 개선점 등의 순으로 자유지상주의와 신고전파 경제학과 유사한 재부관을 가지고 있음이 나타난다.201)
먼저 도교의 동서양 교류의 역사를 살펴보면 도교는 마테오리치에 의해 간접적으로 처음으로 유럽에 소개된 후202) 경제 이론에서는 보이지 않는 손을 주장한 아담 스미스, 한계효용론을 주장한 신고전학파에 영향을 미쳤고 경제윤리라는 측면에서는 자유지상주의에 영향을 주었다.203) 베버에 의해 자본주의의 기원이 된 것으로 간주된 청교도주의를 창시한 칼빈이 살던 제네바는 당시 마르코 폴로 등의 중국 정보가 유행하는 상업지역이었고 자본주의의 본격적 발전이 된 직업소명설과 구원예정설, 고리대금업의 인정은 중국에서 도교의 권선설(勸善說)이나 재부관의 영향으로 시행되던 것이다.204) 구원 예정의 증명으로서의 칼빈의 재부관은 신의 은총으로서의 재물이라는 도교적 재물관과 통하는 데가 있고 도교는 프로테스탄티즘의 재부관과 매우 비슷하다.205) 신장(腎臟)이 신체의 은행과 같이 만물을 걸러주어 새로운 활력을 간(肝)에 보내 주듯이 경제에서도 미래의 기대 속에 재산을 저축하는 재부관이 경제발전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206) 베버가 말한 바와 달리 자본주의를 발생시킨 칼빈주의는 사실 서교와 정반대되는 사상에서 발생하였다.207) 서교는 원칙적으로 박애를 주장하므로 재부관적인 행위는 박애와 대치된다고 할 수 있다.208) 베버는 서양자본주의의 기원이 칼빈의 구원예정설로 보았으나 칼빈의 금욕주의는 아담스미스의 도교적 자본주의 사상과 결합한 후에야 본격적으로 작동했다. 209)
칼빈은 모든 것을 나누어주는 서교의 박애정신에 반하여 중국과 인도와 같이 당시 이슬람에서도 불법으로 규정지은 고리대금을 인정하여 저축의 기반을 마련한다. 칼빈은 필요한 상품의 온전한 거래를 방해하는 독점을 살인과도 같은 것으로 본다. 칼빈의 주장에 따라 당시 제네바시는 생필품에 속하는 와인, 빵, 고기 등에 대해서 가격통제를 실시하였다고 한다.210) 당시 종교개혁가들은 대개 전반적인 파탄과 만연된 실직으로 위협받고 있는 상업도시를 운영하였다 211) 칼빈의 정책으로 제네바는 한 세대 안에 보잘 것 없던 지방 도시에서 국제적인 상업과 재정중심지로 부각되었다.212) 대륙과 달리 개인주의가 발달하여 루터보다 칼빈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컸던 영국의 아담스미스는 칼빈의 사상을 계승하고 케네로부터 배운 노자와 공자의 사상에 힘입어 보이지 않는 손의 무위자연을 활용한다.213)
사상사적으로 도교의 소국과민214) 사상은 공자와 맹자의 자유방임적 경제사상에 영향을 주고 다시 이것이 칼빈과 아담 스미스 등으로 이어졌다 할 수 있다.215) 자유지상주의와 한계효용학파의 사상적 기원은 아담 스미스의 국부론인데 국부(國富)론은 그 제목부터가 도교의 부국(富國)강병책에서 왔고 국부론의 대표적인 이론인 자유방임이 도교의 무위를 포함하는 무위지치를 번역한 말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각주 70)
교리적인 측면에서도 저축은 현실을 부정하고 미래에 대한 기대에 더 희망을 걸기에‘X는 -X’라는 순환적 논리를 가진 도교의 경제사상이 된다. 소국과민, 물의 철학은 대표적인 저축 사상이다. 도교는 생산-유통-분배-저축의 4측면에서 저축을 기반으로 순환을 촉진시키고자 한다.
도교의 중점 경제활동을 살펴본다면 생산-유통-분배-저축이라는 경제 사이클에서 도교와 관련된 경제 분야는 특히 저축이라 할 수 있다. 동양사상이 서양 사상에 비해 상대적으로 내향성을 지향하고216) 동양 사상 중에서도 유교가 나아감의 종교라면 도교는 돌아옴의 종교라 할 때 도교는 노자로부터 무(無), 지(止)를 강조해 왔고 이는 경제 사이클에서 저축에 해당한다 할 수 있다. 조조로부터 받은 재물을 하나도 쓰지 않고 모아 두었다가 유비에게 돌아갈 때 재물을 다 나누어 준 의리의 신 관운장은 도교에서 재물의 신이 되었고217) 도교의 핵심교리인 무위자연은 경제활동에서 저축이 되었다. 218) 도교 신자는 권선서(勸善書)와 공과격(功過格)을 만들어 자신의 선행이 얼마나 미래의 재부를 쌓아 놓았는지를 확인하였다.219)
도교는 적극적인 활동보다는 소극적인 관망의 지혜를 강조하고 있다. 저축은 분배가 다 끝나고 내일을 기약하며 모든 에너지를 저장하고 있는 상태로 오행으로는“물”과 같고 색깔로는 검은 색과 같다 할 수 있다. 실제 도교는 “물의 종교”라 불릴 정도로 물의 지혜를 강조하고 검은 색을 상징색으로 한다.220)
도교의 국가관을 살펴보면 이상적 국가를 최소한의 정부로 보는 소국과민(小國寡民221))사상으로 나타난다. 소국과민(小國寡民)은 무정부주의와 같이 효용 위주의 최소한의 나라로 나타난다. 황태연은 아담 스미스가 유교의 무위이치를 배워왔다고 했으나222) 유교의 무위이치는 또한 도교로부터 배워 온 것이다 할 수 있다. 도교는 심신관계에서도 최소한의 에너지를 사용하는 무병장수를 기원하였고 원조라고 할 수 있는 노자는 부국강병과 민중의 재부 증가에 집중한다.
사회관을 살펴본다면 도교는 정치사회적인 활동을 인위적인 노력이라 부정하고 경제적인 활동만으로 만물을 저축을 통해 순환시키는 역할을 하므로 자유지상주의적 재부관과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자유지상주의는 경제윤리에 있어 공동체보다는 개인, 정의보다는 자유를 우선하는 경제윤리라 할 수 있다. 자유지상주의적 경제윤리는 자유를 제한하는 어떠한 사회제도도 불가하며 경제는 개인의 화폐 사용에 따라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자연적으로 발전한다.
평등관을 살펴 본다면 도교는 법 앞의 평등과 시장 앞의 평등처럼 도(道) 앞의 절대평등을 주장한다. 유교가 공동체에 입각한 대동(大同)의 평등사상을 전개했다면 장자는 도 앞에서의 절대평등223) 혹은 천생평등설 (天生平等說)을 추구하였다고 한다. 장자의 절대평등은 자유지상주의의 법 앞의 절대평등과 유사하다.
사회제도와 사농공상에 대해 말한다면 도교는 또한 기술, 공(工)을 강조한다. 도교의 교리는 기공술로부터 시작해서 신과의 합일을 위한 주문, 축지법, 연금술 등 온갖 기술로 무장해있다. 도교가 생긴 남부 중국은 또한 요임금 순임금때토목을 담당했던 공공(工共)족이 살던 지역이었다.
분배와 관련되어 가장 중요한 가치이론을 살펴 본다면 도교는 실리를 존중하므로 도교적인 가치이론은 신고전파의 한계효용이론과 유사하다 할 수 있다. 한계효용론224)은 한계 재화인 마지막 재화의 효용인 한계효용이 가치를 결정한다는 가치론이다. 예를 들어 같은 사과라도 배가 고플 때 먹는 사과가 배가 부를 때 먹는 사과보다 훨씬 효용이 크듯이 가치란 노동가치론과 같이 수요자에 상관없이 일방적으로 가치가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수요자에 의해 결정된다는 가치론이다. 수요자가 배가 고프면 사과의 가치도 올라가고 수요자가 배가 부르면 사과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이다. 그러면 가장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은 사과를 중심으로 본다면 가장 배고픈 사람의 순으로 먹는 것이 가장 가치를 높이는 것이다. 상품이 가장 가치 있게 움직인다면 가장 배고픈 사람의 순으로 순환한다는 것이 한계효용론에 은폐되어 있는 순환의 원리이며 자원의 효율적 배분이라는 한계효용론의 장점이라 할 수 있다. 또 분배는 한계효용만큼만 분배되는 것을 정의라 한다. 한계효용론에서 분배는 상품에 투입된 노동의 가치로 받는 것이 아니라 내가 느끼는 효용만큼만 받는 주관적인 것이 되므로 분배의 불평등을 주장하기가 어려워진다.
한계 효용론에서 재화가 가장 효율적으로 움직이는 것은 가장 효용이 급한 순서부터 차례대로 물건이 소비되는 경우이다, 한계효용론은 재화의 교환에서부터 시작하여 상품의 순환으로 마무리된다. 배가 고픈 사람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다른 재화를 교환하여 사과를 구입하기 때문에 교환으로 시작하여 가장 효율적인 순환을 하는 것이다. 한계 효용론에서도 순환이 많이 되고 빨리 될수록 가치도 올라간다 할 수 있으므로 실제로 가치가 생기는 것은 효용이 아니라 순환임을 알 수 있다.
한계효용론이 실현되는 곳이 유통과정이라면 발생하는 곳은 도교의 저축이다. 주어진 자원 하에서 최선의 선택을 결정하는 한계효용균등의 법칙은 자유경쟁의 이론처럼 전제조건인 경제 순환이 가능할 때 타당한 개념이다.225) 유통은 불과 같이 물이 모아 놓은 것을 뿌릴 뿐이다. 한계효용이 균등해질려면 가장 배고픈 사람에게 빵이 돌아가면 된다. 따라서 한계효용도 제한적인 순환을 담당하고 있다.
도교는 재부관을 강조하였지만 유교의 위세에 눌려 자본주의로 발달하지 못한다. 베버는 프로테스탄티즘이 가지고 있는 구원예정설에 따른 긍정적 재부관이 유교에서는 결여되어 중국에서는 자본주의가 발달하지 못하였다고 하였으나226) 도교는 프로테스탄티즘보다 재부를 강조한다. 다만 도교가 유교에게 억압되어 재부가 축적되면 다시 약탈됨으로써 자본주의에 이르지 못했다.
오늘날 자유지상주의는 노직227)으로 신고전파경제학은 프리드만228), 하이에크229) 등으로 대표된다.
도교의 자유지상주의적 재부관의 장단점을 살펴보면 장점으로는 한계효용균등의 법칙을 통하여 경제를 순환시키는 도교의 재부관은 주어진 현실에 적응은 잘하지만 주어진 틀을 과감하게 고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적응만 강조하는 냉정한 자유지상주의 사회에서는 계층 고하를 막론하고 도박자본주의에 빠질 위험이 있다.
또 제도가 미비한 경우 도교가 현실도피사상으로 흘렀듯 재부관이 쉽게 타락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칼빈의 재부관에 따라 자본을 축적시킨 서양의 재부관은 도박자본주의로 변한다. 베버가 말했듯 금욕적 노동을 강조하는 프로테스탄티즘의 긍정적 재부관은 니체가 선언한“신의 죽음”과 공산주의의 실패로 상징되는 “인간의 죽음”이후 과시적 소비와 가상적 만족을 추구하는 “도박 자본주의”적 재부관으로 크게 변화한다.
과학이 발달하자 인간에 대한 비밀이 드러나고 이제 인간은 신을 버리고 자기를 위해 돈을 벌게 되었다.“신은 죽었다”로 대표되는 니체의 말과 같이 신이 죽은 세상에서 화폐는“구원”의 증표가 되지 못하고 다만 타인의 욕망에 대한 증표가 된다. 화폐로 인하여 욕망이 균질화된 자본주의에서 화폐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다름 사람의 욕망을 다 가지고 있다는 말이 된다. 화폐는 신과 인간의 순환에 대한 증표였다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순환에 대한 약속의 증표가 되었다.
공산주의라는 계획 경제의 실패는 인간의 이상에 대한 믿음의 상실로 타인의 욕망으로서의 화폐에 대한 믿음도 깨지게 되었다. 이제 화폐는 신을 위한 구원의 증표도 아니고 타인을 위한 이타주의적 욕망의 증표도 아닌 단순히 타인의 욕망을 모방하는 증표가 되었다. 화폐가 인류 이상의 증표의 기능을 상실하자 화폐는 도박자본주의의 상징이 되었다. 화폐는 이제 화폐를 위한 화폐가 되어 그 순환성을 상실하고 그 자체 종교가 되었다. 인간은 종교적 손실 상황에서도 종교의 교주를 원망하지 않듯이 현대인은 재화를 다 잃어도 자본주의를 원망하지 않게 되었다. 230)현대 자본주의 재부관은 순환성을 상실한 도박자본주의 재부관이 되었다.
\<표2.4\> 도교자본주의와 자유지상주의 비교표
| | 도교 자본주의 | 자유 지상주의/신고전파경제학 |
| ----- | :---: | :---: |
| 영향사 | 마테오리치,칼빈에 영향 | 현대 주류경제학에 영향 |
| 이론 | X는-X, 현실부정 미래대비 | 자유존중 |
| 중점경제활동 | 저축,재부관 재물 숭배, 기국주의231) | 사유재산 증식 구원예정과 인류이상의 증표 |
| 국가관 | 소국과민, 태평실현 | 최소정부, 경찰국가 |
| 사회관 | 인위배격 | 정부간섭배제 |
| 평등관 | 道 앞의 평등, 천생평등론 | 법/시장 앞의 평등 |
| 제도관 | 최소주의 | 시장 강조, 상업 강조 |
| 가치이론 | 실리숭배, 상선약수 적응 | 효용가치, 적응을 통한 효율 |
| 대표 사상가 | 노자, 장자 | 칼빈. 아담스미스, 하이에크, 프리드만 |
| 장점 | 경제동기유발 | 자원의 효율적 분배 |
| 문제점 | 사회제도 부정으로 허무주의, 현실도피 | 지나친 자유존중으로 공동체 파괴 신의 죽음으로 도박/카지노 자본주의화 |
| 차이점 | 순환/자유 중 순환우위 | 순환/자유 중 자유우위 |
| 문제해결방안 | 과부족 경계 | 자율에 대한 책임 인정, 양심회복 |
도교자본주의와 자유지상주의의 재부관의 차이점과 관련하여 문제점을 살펴본다면 도교자본주의와 자유지상주의는 둘 다 저축과 자유를 소중히 하는 재부관을 가지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도교자본주의는 자연이 우선이므로 자유보다 자연의 순환을 우선하고 자유지상주의는 인간이 우선이므로 순환보다 인간의 이익을 우선한다. 현대의 자유지상주의가 도교의 영향을 받아 자본주의 발전에 큰 기여는 하였으나 자연의 순환마저 무시한 채 인간의 이익을 추구하여 오늘날 큰 위기를 불러 일으켰으므로 자유지상주의는 스스로의 책임을 부정하지 않고 자유를 추구하는 순환의 회복, 도교자본주의는 과부족의 경계가 긴급히 촉구된다. 지금까지 재부관과 관련하여 도교자본주의에 나타난 자유지상주의/신고전파경제학적 특성을 요약하면 \<표2.4\>와 같다.
3. 불교 보살자본주의와 사회계약주의232)적 분배관
아시아의 4마리 용과 중국 일본이라는 뒤 배경을 가지고 있는 유교자본주의에 비해 불교의 경제사상은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경제 관련 언급이 상대적으로 풍부한 불교는 최근 인도의 부상과 생태주의의 확산으로 새로운 경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233) 특히 불교의 경제사상은 도교나 유교 서교에 비해 상대적으로 생산보다는 분배에 치우친 차별화된 경제 사상으로 연기론이라는 엄격한 도덕율에 의해 지배되는 현대적 경제사상이라 할 수 있다.234) 분배중심적이고 윤리중심적인 불교의 자본주의는 인간의 의무를 중시하는 특성은 보살자본주의라는 말로 잘 나타나므로 불교의 경제사상을 보살자본주의235)라 부를 수 있다.
불교 보살자본주의를 일상생활과 가까운 부분부터 살펴보면 역사, 중점경제활동, 교리, 사회관, 경제 활동 태도, 시장관, 국가관, 가치이론, 문제점, 차이점, 개선점 등에서 사회계약주의와 고전경제학과 유사한 분배관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불교자본주의의 역사를 살펴본다면 불교 또한 마테오리치가 서양에 처음으로 소개한다.236) 불교는 칸트의 의무주의 윤리학에 영향을 미친다.237) 아리스토텔레스로의 덕의 윤리학으로부터 시작한 서양의 윤리학은 서교의 공동체주의적 윤리학, 칸트의 의무론적 사회계약주의 윤리학을 거치고 영국 공리주의에 이른다.
사회계약주의의 근원인 의무주의 윤리학의 시조인 칸트는 자신도 자신의 생각이 불교와 가까운 줄은 몰랐지만 후대의 사람들이 칸트 철학과 불교의 유사점을 많이 지적했다.238)
칸트는 이율배반이라는 원리를 서양에서 최초로 도입하여 인도철학과 같은 “3”의 체계를 도입한다.239) 불교와 인도는 각각 “중(中)”,“공(空)”,“0(零)”이라는 개념을 개발하여 남자/여자, 음/양 이분법으로만 되어 있는 세계에 불교적 삼분법을 도입하였고 칸트의 “이율배반”개념 역시 “0”과 같은 제3의 개념이었다. 칸트는 이율배반을 활용해 대륙의 합리론은 내용 없는 형식이라 공허하고 영국의 경험론은 형식 없는 내용은 맹목이라고 비판하며 “0”과 같이 합리론도 아니고 경험론도 아닌 선험적인 지식을 주장할 수 있었다. 불교와 같이 현상학적으로 양쪽을 부정한 칸트는 다시 사회계약주의와 같이 의무론을 요청한다.240) 도덕적일 수 없는 인간은 “선”과 “신”을 요청해야만 하는데 이러한 요청은 또한 불교에서 “무아(無我)”가 “선(善)”을 요청하는 것과 같다. 칸트의 영향을 받은 쇼펜하우어241)와 쇼펜하우어의 영향을 받은 니체도 불교를 높이 평가한다.242) 불교는 사회계약주의 경제윤리와 그와 관련된 평등사상에 큰 영향을 미쳤다.
불교의 중점경제활동은 가만히 머물러 있는 듯한 허공(空)이 무너졌다가 이루어진다는 뜻의 성주괴공(成住壞空)이라는 불교의 순환관에 나타나듯이 저축-생산-유통-분배 중에서 재산이란 연기(緣起)에 의해 생겨나고 계급을 인정하지 않으므로243) 공정한 분배를 중심으로 경제활동이 나타난다.
불교 교리체계를 보면 효율성보다는 연기론에 따라 공정하게 분배하는 분배 중심의 순환을 강조하는 종교라 할 수 있다. 불교에서 분배를 강조하는 이유는 두 가지로 해석된다. 하나는 불교가 발생한 인도는 천혜의 풍토 때문에 식량생산에 인위적 노력이 별로 필요 없었고 이모작도 가능했고 천재지변이라도 들면 그것은 운명으로 돌려버렸기 때문에 인도와 같은 사회에서는 당연히 ‘만드는’도덕 보다는‘나누는’도덕이 강조되었다고 한다.244) 또 다른 해석은 생산력이 극히 낮은 사회계급에 있어서는 생산물의 균등배분이 없으면 사람들은 함께 살아갈 수 없고 석가 생존시의 인도는 종족사회로 생산력이 극히 낮은 사회였다고 하는 것이다.245) X는 X도 -X도 아니다’라며 새로운 움직임 자체를 부정하고 움직임을 고정시키는 불교는 효율성보다는 형평성과 ‘정의’를 강조한다는 점에서 사회계약주의와 유사하다.246)
불교의 중점경제활동을 보면 불교는 흔히들 세속적인 노동을 떠나 있는 초월적 종교로 인식되기도 하지만 붓다의 가르침은 그러한 인식이 편견임을 보여준다고 한다.247)
서가여래는 아무런 경제 활동을 하지 않는 사람을 눈 먼 사람, 재산을 얻거나 늘이는 방법은 아는데 선악을 구별하는 눈이 없는 사람, 두 눈 가진 사람은 재산을 얻거나 늘이는 방법도 알면서 선악을 구별할 줄도 아는 사람이라고 하며 올바른 분배에 입각한 경제 활동을 소중히 여긴다.248)
도교적인 저축을 통하여 경제 잠재력이 팽창한 경제는 창조적 도약을 하기 전에 도약 후의 재부를 어떻게 분배할 것인지를 먼저 고려하는 모습이 된다. 사회계약주의 또한 자유지상주의에서 최대다수의 행복을 위한 자연적인 극대화 방법은 없다는 A. C. 애로우의 불가능성 정리에 대한 대안으로 출현했다고 한다. 249)
순환론에서는 발전이 직선이 아니고“일음일양지위도(一陰一陽之謂道)”250)라 하듯이 한 번 확대하면 한 번 움츠러드는 새 을(乙)자 형태로 발전한다.251) 도교로 축적된 역량은 불교적인 사상으로 양생(養生)된 후 태어나 다시 유교로 도약한다. 불교는 연기라는 순환론적 법칙에 맞게 만물을 정확히 분배한다.252)
불교의 국가관을 살펴보면 또한 분배를 강조한다.253) 불교에서는 국왕의 분배 정책을 중요시하여 올바른 경제 운용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기도 하다. 254)
붓다는 사회적 제 문제란 경제적 불균등에 기인하고 있으며 국가는 적절한 재분배정책을 통해 사회적 공정을 실현해야 한다는 것이라 한다.
붓다가 주장한 국가의 분배정책의 기준은 미국의 정치경제학자 롤스(J. Rawls)의 사회계약주의적 견해와 상당한 유사점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롤스는 소득분배의 공평이란 사회구성원의 현재 사회적 위치에 관계없이 사회구성원의 동의가 있는 것이라면 그것은 공평하다고 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최저 소득 집단인 극빈자들의 후생을 최대한 올려줄 수 있는 소득분배정책이라면 일단 공평하다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255)
국가는 빈한한 농부에게 생산기반을, 상인에게는 자본을, 고용인에게는 임금을 지불함으로써 올바른 방향으로 재화의 균등분배가 이루어져서 사회정의가 실현될 수 있다는 것이 『구라단두경』256)의 설명이다. 그러나 보다 양자가 근접하다고 할 수 있는 것은 도덕적 명령에 그 기반이 있다는 것이다. 『구라단두경』에서 국가의 분배정책은 일시적인 빈민구제의 차원에서가 아니라 가난한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생계수단을 가지고 생산활동에 종사함으로써 자립의 기반을 구축하여 궁핍으로부터 벗어나도록 도와주고 있다는데 그 의미가 있다고 한다.257)롤스에 있어서도 도덕적 원칙이 분배원칙에 대한 판단의 기준을 이루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한다.
불교의 사회관으로서 복지 개념을 본다면 불교인들은 특히 『우바새계경』 등에서 설하고 있는 세 가지 복전의 개념에 유념하면서 경제생활을 꾸려 간다. 그 세 가지 복전이란 공덕전(功德田=敬田)·보은전(報恩田)·빈궁전으로 사회복지에 대해서 또한 불교는 개인의 자발적인 동기258)에 의한 결과로 간주한다.259)
불교의 가치이론을 살펴본다면 아담스미스의 노동가치론과 유사하다. 아담스미스의 노동가치론은 현상학에서 판단중지한 상태에서 상품의 흐름 속 가치의 근원을 찾은 것과 같다. 아담스미스로부터 경제학이 시작된다는 것은 아담스미스가 가치의 근원은 노동이라고 처음 노동가치론을 주장하였기 때문이다.260) 노동가치론에서는 500원짜리 상품보다 1,000원짜리 상품이 비싼 이유는 500원짜리 상품을 만드는데 필요한 노동보다 500원짜리 상품을 만드는데 노동이 더 들어간다고 한다. 모든 상품의 가격을 결정하는 가치의 기준이 인간의 노동이라고 밝혀지자 경제와 관련된 모든 요소들이 일관되게 정리되었다. 불교의 연기론은 서양 경제사상에서 노동가치론으로 나타난다.261) 노동가치론이란 상품의 가격을 구성하는 것은 그 상품에 투여된 노동이라는 것인데 뿌린만큼 거둔다는 연기론과 일치한다. 상품이 노동의 대가라면 사람들은 노동의 댓가만큼 공평하게 분배받을 수 있다.
모든 가치의 근원이 인간의 노동이므로 노동을 제고하는 노동력의 재생산은 가장 중요한 생산이 된다. 아담 스미스에 의하면 생산적 노동이란 노동력을 재생산하는데 필요한 필수품 생산에 직접 투여한 노동을 말한다. 서가여래 또한 상업노동과 생산노동을 구별하고 생산노동을 강조한다.
“일이 많아 맡은 바가 많고 노력이 많이 드는 업무와 , 일이 적어 맡은 일이 적고 노력이 적게 드는 업무가 있다. 전자는 경작이고 후자는 상업인데 실행하면 위대한 과보를 얻게 되지만, 실행하지 않으면 위대한 과보가 얻어지지 않는다.” 262)
상품의 가격은 투여된 노동량이라고 하는 노동가치론은 순환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어 보인다. 노동가치론의 배경으로서의 순환은 등가교환의 법칙을 상품 순환에 적용하면 나타난다. 시장은 교환의 법칙이 작용하므로 시장 속에서 부등가교환을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인간은 자기의 노동력을 자기 노동력의 재생산비용 이상의 댓가로 판매하고 등가교환이 연속된다면 아무도 손해를 보지 않을 터인데 잉여가치는 왜 생길까. 바로 누군가 끊임없이 주기 때문이며 그것이 바로 자연의 영역이다.263)
노동가치론에서 자연의 순환에 의한 증여가 가치의 근원이 된다는 것을 가장 명확하게 드러내 주는 개념이 노동력과 노동의 구분이다. 노동력은 노동할 수 있는 능력이고 노동은 노동 그 자체이다. 노동력은 하루밤이 지나면 다시 생겨나는 재생가능성이 노동과 노동력의 차이이다. 노동력은 하루 밤을 지나는 가운데 어디선가 새로운 가치를 부여받아서 오는 것이다.
도교적 저축에서 발생한 사용가치는 교환분배과정에서 실현된다. 한계효용론에서 효용이 생기는 것 자체가 순환에 의한 차이의 해소에 있듯이 노동가치론에서 노동력과 노동의 차이에서 자연의 순환에 의한 순수증여, 곧 사용가치가 나타난다. 노동가치론이 유행(遊行)이라는 동태적 관점에서 순환을 파악했다면 한계효용은 대대(待對)라는 정태적 관계에서 주관적 관점으로 가치를 파악했다 할 수 있다.
불교는 팽창 후에 분배를 강조하므로 유불선과 서교중 가장 순환론적 특징이 두드러진다.264) 불교의 노동은‘무연기 무분배’라는 증여와 분배로서의 노동이 된다.265)
불교는 만생만물이 서로 연기론적으로 연결되어 순환하므로 인간은 보살과 같이 만물을 자기 몸처럼 생각해야 한다는 보살자본주의적 분배관을 가지고 있다.266) 최근 사회의 순환을 강조하는 경제학은 불교의 순환론적 경제사상에 입각해서 기존 가치론의 은폐된 순환성을 찾아 내었다. 노동, 효용, 혁신이라는 기존 가치론의 공통점은 유불선과 달리 모두 인간의 노력을 강조하고 순환을 은폐하여 가치의 근원은 인간의 노력만으로 생겨 난 것이 아니고 자연의 순환에서 생기는 가치를 인간의 노력으로 가공될 때 생기는 것임을 숨겼다는 점이다.
환경위기와 인간소외를 직선적인 고전 자본주의가 해결해 주지 못하자 서양의 재화관은 축적을 위해 욕구를 억제하는 금욕주의적 재화관에서 생태학적 경제관으로 변모하게 된다.267) 무한히 재화를 축적하던 인간은 환경문제와 인간소외라는 벽에 부딪혀 공동체를 통한 분배문제를 해결할 가치론을 고민하기 시작한다. 가치는 혁신으로 무한히 창출할 수 있다는 믿음이 깨지고 자연과 사회를 함께 고려하는 순환가치론이 등장하고 인간 노동의 순환과 욕망의 대칭성을 강조한다. 특히 20세기 후반에야 일반인에게 널리 알려지기 시작한 불교의 경제 사상은 가장 인간의 의식과 일치하는 종교 경제 사상이라고 한다.268)
불교의 문제점을 살펴본다면 불교와 유사한 사회계약정의론의 문제점과 비슷한 문제를 들 수 있다. 롤즈의 사회계약정의론에서 인간은 이익을 위해서 움직이는 것이 아니고 계약이라는 의무를 지키기 위해서 움직인다. 불교는 공평한 분배를 지향하지만 불교는 공리주의처럼 효율을 추구하지도 않고 자유지상주의처럼 자유를 지향하지도 않으며 공동체주의처럼 자기가 먼저 나눠 주는 것을 지향하지 않는 문제가 있다. 불교는 다만 모든 가치가 정의롭게 적용되기를 바랄 뿐이다. 불교의 경제사상은 사회계약주의 윤리론의 복지국가론과 유사하게 효율성이 떨어지고 창조적인 덕을 배제하고 있다. 사회가 복잡해짐에 따라 정의와 공정한 연기라는 경계가 불분명해졌다.
불교 보살자본주의와 사회계약주의의 차이를 살펴본다면 불교 보살자본주의와 사회계약주의 모두 의무의 준수를 강조하지만 불교 보살자본주의는 연기(緣起)를 더 소중히 하므로 순환을 의무보다 강조하는 반면269) 사회계약주의는 의무를 더 강조한다. 서구의 사회계약주의가 사회보장제도의 발전과 더불어 자본주의 발전에 크게 기여하였으나 공산주의의 붕괴에서 보여주듯이 인간과 사회에 대한 불신을 가져와 오늘날의 위기를 초래했으므로 사회계약주의는 은혜를 저버리지 않는 보은정신. 불교 보살자본주의는 개인의 해탈을 넘어선 공동체의 존중이 필요하다. 보살 자본주의와 롤즈의 사회계약주의 윤리학을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표2.5\> 보살자본주의와 사회계약주의 비교표
| | 보살자본주의 | 사회계약주의/고전파경제학 |
| ----- | :---: | :---: |
| 영향사 | 칸트, 쇼펜하우어 등에 영향 | 사회계약주의적 평등사상에 영향 |
| 이론 | 연기론에 따른 공정한 분배 | 효율성보다 공정성 중시 |
| 중점경제활동 | 올바른 분배를 위한 생산 | 경제논리가 아닌 정의의 원칙 중시 |
| 국가관 | 중립국가, 사회공정성 유지 | 기초적 사회보장국가 |
| 사회/평등관 | 공덕전, 보은전, 빈궁전 | 최저소득유지 |
| 가치이론 | 무연기, 무분배 | 노동가치론 |
| 대표 사상가 | 슈마허 | 아담스미스. 롤즈, 칸트 |
| 장점 | 대칭성 회복 , 윤리 회복 | 경제학에 의무도입으로 공동체 발전 계기 |
| 문제점 | 연기의 경계 불투명 | 계약 위반시 대책 명분 결여 |
| 차이점 | 정의보다 순환 중시 | 순환보다 정의 중시 |
| 문제해결방안 | 연기론의 보완 | 의무준수와 연대를 통한 정의270) |
4. 유교자본주의와 공리주의적271) 노동관272)
20세기 후반 중국과 일본, 베트남 그리고 4마리의 아시아의 용이라 불리운 한국, 대만, 홍콩, 싱가포르 등 유교가 국가 사상이었던 나라만 유독 세계경제를 석권하기 시작하자 중국 공산당이 반근대적 사상으로 매도한 유교가 자본주의보다 우수한 사상이 아닌가 하는 반성이 일어나 “유교자본주의”에 대한 연구가 세계적으로 유행했다. 273)
미국 옌칭연구소의 뚜웨이밍274), 일본의 모리시마 미츠오(森嶋通夫)275), 한국의 함재봉276)으로부터 유교와 자본주의의 친화성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었고 서양 오리엔탈리즘에 의해 왜곡된 유교사상의 우수성이 하나씩 밝혀지기 시작했다.277) 유교자본주의를 정력적으로 전파하는 뚜웨이밍 등은 유교가 자본주의 발생과 발달에 얼마나 긍정적인 기능을 해왔던가에 대해 피력한다.278)
유교 자본주의를 일상생활과 가까운 부분부터 살펴보면 역사, 중점경제활동, 교리, 사회관, 경제 활동 태도, 시장관, 국가관, 가치이론, 문제점, 차이점, 개선점 등의 순으로 공리주의와 케인즈-슘페터 경제학과 유사한 노동관을 가지고 있음을 알게 된다.
유교 사상이 서양의 경제 사상에 미친 영향사를 살펴보자면 서양에서 캘빈주의로 재부가 축적되자 다음은 생산이 주요 문제가 되었다. 서양은 그리스 로마 이후 서교에 이르기까지 개인의 탐욕에 대한 극도의 부정적 견해가 있어 왔으나 재화가 구원의 징표가 된 상황에서 이기심을 사회 윤리의 근원으로 보는 경제사상의 변화가 생겼다. 당시 윤리학교수였다가 훗날 경제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아담 스미스는 절친한 친구였던 흄과 함께 중국의 경제 사상을 공부하고279) 당시 개인의 이기심이 역설적으로 사회적 발전을 초래한다 하여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꿀벌의 우화』280)의 논리를 비판, 발전시켜 그리스 이후 내려오던 탐욕에의 금기라는 서양의 전통에 코페르니쿠스적인 혁명을 일으킨다. 아담 스미스 이전에는 인간의 표준이던 이타적 인간은 아담스미스 이후 사기꾼이거나 비합리적인 사람, 양심이 불량한 사람으로 간주된다. 가치는 효용가치 뿐 아니라 인간의 창조성에 따른 혁신에 의해 생긴다는 혁신가치론이 나타나고 세계는 혁신의 각축장이 된다.
유교의 이론체계를 본다면 유교는 창조성을 억압하는 고리타분한 이론이라는 통념과 반대로 대표 이론서인 대학(大學)에“명덕(明德)”,“재신민(在新民)”,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이라 강조하듯이 저축으로 만들어진 씨앗을 창조성을 통해 싹 틔울 수 있는 추진성의 창조성을 특징으로 한다 할 수 있다.281) 중국은 유교의 부국강병술로 18세기까지 세계 최고의 경제력을 자랑하였다.282) 마테오리치(이마두)가 하필 중국에 가서 지상천국을 펼치려 한 까닭은 중국은 당시 세계 최고의 선진국이었고 유럽은 중국을 따라잡기 힘든 시대였기 때문이다. 마테오리치와 그의 동료인 예수회 선교사들이 중국에 와서 중국이 부자인 이유로 찾게 된 것은 부국강병을 위주로 하는 유교였다. 당시 중국은 한국과 함께 왕으로부터 일반 서민에까지 유교를 학습하는 세계유일의 교육체제 국가였고 그 사상적 기반이 유교였다. 283)
유교의 중심경제활동을 살펴본다면 저축-생산-유통-분배 중 생산을 강조한다. 인(仁)을 강조한 유교는 맹자에 가서 인의(仁義)를 동시에 강조하기 했지만 생산인 인(仁)을 가장 강조했던 것이다. 유교자본주의에서 인간은 만물을 순환시키기 위해 공동체284)를 이루고 최대다수를 위한 최대행복을 통한 구조적 혁신을 하는 공리주의적 노동관을 가진다.285) 공리주의적 노동관이란 순환적 저축관이나 순환적 분배관과 마찬가지로 순환을 중심으로 하되 혁신286)을 통해 생산으로 순환을 주도하는 방법을 말한다.
유교의 국가관을 살펴본다면 유교는 공자의 인문주의 국가관으로 대표된다 할 수 있다.287) 공자는 자유지상주의적인 가족주의 국가관의 문제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살려 혈연의 자발성에서 최소 과실을 위한 인문계발의 열망으로 국가를 상정하여 유럽이 그토록 부러워하던 철인국가의 전통을 만들었다.288)
유교는 논어와 맹자에서 나오듯이 전국시대에 이미 케인즈적 경제 조절 정책이 있었고 당연히 아담스미스의 자유방임정책을 시행해 부국강병을 최대한 효율성 있게 시행하고 있었다.289) 서양자본주의의 유교 연원에 대한 연구는 마침내 동양이 서양에게서 자본주의를 배운 것이 아니라 서양이 동양의 자본주의를 배워갔기에 20세기에 유럽과 아시아의 경제 순위가 바뀌었음을 증명 하였다.
다만 서양은 동양에게 자본주의를 배워갔으나 그 내면에 있는 역(易)의 순환적 경제관을 배우지 못하여 큰 재앙을 불러 일으키게 되었다.
유교의 사회관을 살펴본다면 유교 자본주의는 효율을 강조하되 사회전체의 집합적인 효율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윤리학적으로는 공리주의와 가깝다.290) 인간이 탐욕을 추구해도 보이지 않는 손이 조정한다는 아담 스미스의 경제사상은 “도”를 모방한 것이었다. 유교는 사회구성원들이 하나의 목표를 추구하는 대동사회를 지향한다. 당초 맹자의 자유주의 경제사상을 모방한 케네의 농업중심적 자본주의를 상공업 중심의 자유주의 자본주의 경제로 변환한 것이 아담스미스의 고전적 자본주의였다.
유교의 가치론을 살펴본다면 유교의 가치론은 혁신가치론과 기호가치로 나타난다.291)혁신가치론을 살펴본다면 노동가치와 한계효용가치가 동일한데도 사람에 따라서 결과물이 달라지는 것은 노동과 효용 외에 다른 가치의 창출요소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바로 노동과 효용을 결정하는 인간의 요소가 가치를 결정하고 기술이 발달하면 할수록 가치를 만드는 인간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인간은 인적자본으로서 투자 관리된다.
유교는 끊임없이 사람을 질책해서 새로운 것을 창조하도록 한다. 노동가치와 한계효용이 주어진 틀 내에서의 대대와 유행을 통해 최대치를 창출해 내는 가치론이라 한다면 창의성 혹은 혁신 가치론은 그 틀 자체를 확대하는 가치론이라 할 수 있다. 생산과 분배를 조절하는 인간의 혁신은 기회가 평등하게 순환할수록 오른쪽으로 움직인다고 할 수 있다. 슘페터는 혁신이 가치의 원천이며 혁신 없는 사회는 가치가 있을 수 없다고 했다. 최초 창조성의 계기로 출발한 유교는 사회의 가치체계를 독점한 후 창조성의 계기가 사라짐으로써 경제를 다소 정체 시켰으나 현대 사회에 갱신되어 아시아 경제의 발전을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한 것이다.
기호가치를 살펴본다면 기호가치도 혁신과 함께 그 가치의 원천은 순환에 있다는 것이 나타난다.292) 우선 뭔가가 창조된다는 것은 순환의 대대와 유행을 원활히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빨강이 유행한다면 다음에는 파랑이 유행하며 파란 것이 유행할 때 빨간 것을 준비하는 것이 혁신이라 할 수 있다. 혁신은 오늘날 나와 남을 구분해 주는 차이의“기호”를 생산하고 있다.
유교와 공리주의의 장점을 살펴보자. 도교의 사용가치와 불교의 교환가치는 상호 대립되는데 두 개념이 인간의 최저 생계수준에서 타당한 개념이라면 그 수준을 넘어서면 그 둘을 조화시키는 새로운 기호의 창조가 요청된다. “사용가치”와“교환가치”가“양(量)”의 경제에서 필요한 가치라면 유교의“기호”가치는 “질(質)”의 경제에서 필요한 개념이다.293) 인간이 가장 중점해야 하는 것은 노동을 통한 생산과 상상력을 통한 혁신이라 할 수 있다.294) 도교의 사용가치와 불교의 교환가치는 유교로써 기호화되어 혁신되어 새로운 질적 가치로 탄생한다. 기호가치를 선호하는 유교는‘X는 X, -X는 -X'라는 구별을 최우선으로 한다. 기호학의 시대인 후기자본주의는 기호를 생산하여 소비하는 가장 효율적인 체계가 되었다.295) 유교자본주의의 기호가치는 공동체를 인문화시켜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일으키게 한다.
유교와 공리주의의 문제점을 살펴본다면 공리주의가 복지국가에 가장 가까와 보이나 공리주의는 개인의 효용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 사회 전체의 불평등은 고려하지 않는다는 점, 효용을 일원적으로 평가할 주체를 상정하고 있어 다양한 사회구성원들의 집합적인 선택과정을 무시한다는 점에서 유교와 공통되는 문제가 있다. 아담스미스의 고전적 자본주의에는 보이지 않는 손이 도(道)처럼 작용하여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맞추는데 아담스미스도 케네도 중국의 경제사상에서 배우지 못한 것은 중국 사상의 배경에 깔려 있는 순환성이었다. 중국의 역(易)사상과 같이 보이지 않는 손은 나선형발전을 해야만 지속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는데 아담 스미스 이후 유럽경제는 나선형 발전이 아니고 직선형발전을 선택한다. 직선형 발전을 추구하던 유럽경제는 1차 마르크스주의 혁명, 2차 환경위기를 맞이하여 다시 동양적 연원으로 돌아와 나선형 발전을 추구하게 된다. 중국이 체제를 유연화시키고 자본주의 국가가 사회보장제도를 강화하듯이 유교에서 삼강오륜의 약자 이익을 보장하고 상생하는 방법으로 공리주의와 유교자본주의를 발전시킬 수 있다. 지금까지 유교자본주의와 공리주의를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표2.6\> 유교자본주의와 공리주의 비교표
| | 유교자본주의 | 공리주의/케인즈-슘페터 경제학 |
| ----- | :---: | :---: |
| 영향사 | 아담스미스, 케네에 영향 | 복지국가에 영향 |
| 이론 | 창조성 중시. 日新又日新 | 유효수요, 기업가정신 |
| 중점경제활동 | 생산, 인(仁), 노동 |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을 위한 대량생산 |
| 국가관 | 인문주의 국가관 | 복지국가 |
| 사회/평등관 | 대동사회, 대동의 평등296) | 집합적 효율 중시 |
| 가치이론 | 기호가치 | 혁신가치론 |
| 대표 사상가 | 공자,사마천 | 벤담, 밀/ 케인즈, 슘페터 |
| 장점 | 공동체의 인문화, 혁신 | 혁신, 공동체 발전 계기 |
| 문제점 | 단체 위주, 획일화 | 개인 인권 침해, 질적 차별 무시 |
| 차이점 | 순환이 공리보다 우선 | 공리가 순환보다 우선 |
| 문제해결방안 | 삼강오륜에서 약자 존중 | 소수 이익보장 |
5. 서교(西敎) 서구자본주의와 공동체주의적 재화관
막스 베버가 프로테스탄티즘과 자본주의 정신을 발표한 이후 서교는 자본주의와의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베버가 밝힌 바와는 달리 프로테스탄티즘은 서교의 박애 정신에 기반한 공동체정신이 유교와 차별화되어 자본주의 성립에 성공했다 할 수 있다.297)
서교 서구자본주의를 일상생활과 가까운 부분부터 살펴보면 역사, 중점경제활동, 교리, 사회관, 경제 활동 태도, 시장관, 국가관, 가치이론, 문제점, 차이점, 개선점 등의 순으로 공동체주의와 제도 경제학과 유사한 재화관을 가지고 있음을 알게 된다.
서교 서구자본주의의 역사를 살펴본다면 프로테스탄티즘을 서교와 동일하게 본 베버와 달리 서교의 박애사상은 프로테스탄티즘의 재부관과는 정확히 정반대되는 사상을 가졌다.298) 도교의 재부관이“물(水)”과 같이 만물을 끌어당겨 축적하는 역할을 한다면 “박애(博愛)”는 “불(火)”과 같이 모아놓은 재부를 필요한 곳에 소비하여 순환시키는 역할을 한다. “박애”는 소비에 치중하여 가치를 생산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효용을 실현시켜 가치를 생산한다. 실제 서교는 성령을 “불(火)”로 표현한다.299)
서교의 중점경제활동을 살펴본다면 저축, 생산, 유통, 분배라는 경제 순환 중 유통에 해당된다, 저축, 노동, 혁신을 통하여 구축된 가치는 박애라는 공동체주의적 재화관에 입각한 유통을 거친 후에야 비로소 가치가 실현된다. 서교는 저축-생산-유통-분배라는 경제 4단계중 주로 유통을 통하여 순환을 주도한다.300) 유통은 기존의 저축, 분배, 생산과 달리 생산과 무관한 소비와 증여(贈與)의 개념이다. 유교의 혁신에 의해 생긴 기호는 상징이 되어 가치를 통합하고 사랑의 상징으로 증여됨으로써 경제 활동은 한 순환을 마감한다.301)
서교의 교리를 경제와 관련하여 살펴보면 서교가 유통을 상징한다 할 수 있는 것은 같은 유일신을 믿는 종교인 이슬람과 달리 “이자(利子)”를 인정한다는 것이다. 서구자본주의는 단순히 재사용을 위한 저축을 넘어서 “이자”를 인정함으로써 시작되었다 할 수 있다.302) 칼빈이 인정한 이자는 동일한 유일신을 숭배하는 이슬람교나 유태교에서는 나타나지 않는 사상이었다. 이자에 대한 인정은 서교의 박애와 삼위일체에 의해 수용 가능한 논리였다.303) 성자(聖子)는 무의식적 대칭성으로 순환에 의해 불어난 가치이고 박애는 “불”처럼 만물을 유통시키는 것을 특장으로 하고 있다.304)
화폐의 다른 표현인 “돈”이라는 것은 순환을 상징하며 박애는 가장 “돈”의 속성에 어울리는 교리체계를 가지고 있다.305) 실제 서교의 선교사는 마테오리치처럼 전 세계를 다니며 서교를 유통시켰다. 서교의 유일신 사상은 화폐와 같이 단일한 기준으로 모든 것을 통일시키는 사상을 가졌다.306)
서교의 국가관을 살펴본다면 공동체주의 윤리학의 국가관과 같이 국가는 적극 공동체의 이상을 실현하는 장소가 된다. 서교가 교황과 왕이라는 이원적 체제의 종교이지만 왕이 국가에서 공동체의 이상을 실현할 수 있다. 서교의 국가관은 공동체를 통한 지상천국을 지향한다 할 수 있다.
서교의 사회관을 본다면 독립적인 각 개별주체들이 비판적으로 시장경제307)를 바라보고 공동선을 주장한다는 점에서 공동체주의와 가깝다 할 수 있다.308) 공동체 주의는 사회계약주의와 달리 사회연대를 이해타산이 아니라 역사적으로 이루어진 감정 공동체로 여긴다. 서교는 가족을 중시하지 않으므로 모두 형제, 자매라고 불리운다. 공동체주의는 가장 이상적인 경제사상이라 할 수 있으나 이를 위해서는 순환에 대한 확고한 보장이 필요하다.
서교 서구자본주의의 가치론을 살펴 본다면 서교의 유통-재화관과 가장 가까운 가치론은 문화가치론309) 혹은 상징가치론310)이라 할 수 있다. 가장 필요한 사람에게 유통시켜 가장 높은 효용을 끌어내는 한계효용의 법칙은 유통을 통한 박애라는 증여의 실천으로 이루어지며 이때 교환가치, 사용가치, 기호가치는 상징가치가 된다. 공동체주의의 상징가치는 서교에서 신과의 약속으로 나타난다
서교의 박애론은 생산의 단계에서 유통, 소비의 단계로 가는 첫 단계가 된다. 특히 증여의 논리가 작동되어 상품의 가치는 상징가치로 굳어지기 시작한다. 기호학적인 신분의 차이를 나타나는 데 가지 발전했던 상품의 변화는 유통되면서 상징가치로 굳어지고 영(靈)적 자본이 된다.311)
서구 자본주의의 장점을 살펴본다면 베버가 자본주의 성립의 원인으로 지적한 프로테스탄티즘의 재부관과 달리 서양에서 진정한 자본주의가 발생한 것은 동양의 유불선 사상에는 결여된 이 박애의 증여사상이라 할 수 있다. 서교는 동양과 달리 도교와 유교의 부국강병책으로 제조된 재화를 박애 사상에 따라 널리 유통시킴으로써 재화의 순환을 촉진시켜 산업자본주의의 구축에 성공했다 할 수 있다. 농경사회의 민족이 정서적 유대감은 깊으나 장기간의 동거로 정실자본주의 같은 역할이 생길 수밖에 없지만 비농경민족은 공평한 관계를 유지하므로 공동체를 형성하는데 더 유리하다.
서교 서구자본주의의 문제점을 살펴본다면 서양의 재부관이 신의 죽음과 이념의 죽음에 따라 변하듯 재화에 대한 상징가치의 관념도 변한다. 신의 자비의 증명으로써의 재화는 신의 죽음 이후 사용의 대상으로 또 이념의 죽음이후 가상현실로 나타나게 된다. 오늘날 서교는 번영신학이 되어 다시 재화는 구원의 증명이 되었으나 절대적 빈곤수준을 넘어서면 더 이상 선망의 대상이 아니고 타자의 욕망의 증표일 뿐이다.312)
저축, 노동, 혁신의 가치를 잘 조화시켜 발전해 온 서구 자본주의는 물질문명의 발전을 이루었으나 물질문명이 그 뿌리인 유,불,선 순환구조의 정신문명을 방해하게 되었다. 자본주의 경제의 근원인 사회와 자연의 순환성은 환경위기와 인간소외라는 부메랑이 되어 현대경제의 발목을 잡게 되었다. 순환을 통한 가치의 실현보다는 천국을 위해 오늘을 희생하는 도박자본주의가 경제가치가 되었다. 자신의 뿌리인 순환가치의 실현은 훗날로 미루어지고 직선적 물질문명을 추구하게 되었다. 개인의 경제관 또한 순환적 윤리를 상실하여 경제를 추구하지만 경제는 더 어려워졌다.313)
생산과 유일하게 무관한 공동체주의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동유럽국가의 사회주의 붕괴에 따른 대안 모색의 차원이 강하다고 한다.314)
경제의 순환을 위해 받을 수 있는 보장이 없는 증여를 해야 하는 이유는 순환이 붕괴되면 무언가를 항상 지향하는 인간 의식의 지향성이 붕괴되기 때문이다. 실제 능력주의에 심취된 현대인은 수시로 우울증과 무력감에 빠진다. 공동체주의를 대표하는 맥킨타이어는 현재 자유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는 증여의 부재로 인한 목적의식 상실이고 목적의식이 없는 한 도덕은 취미나 기호에 불과해진다고 한다. 315)
서교 서구자본주의와 공동체주의의 차이점은 공동선과 순환의 우선순위에 있어 서교 서구자본주의가 공동체주의에 비해 공동선을 우위에 둔다는 점이라 할 수 있다. 서교에서는 공동체의 선 또한 궁극적으로 절대자의 뜻일 뿐이기 때문이다.
경제학적 공동체주의는 아직 공동체주의가 발생하는 심리학적 기제를 발견하지 못하였으나 정신분석학에서 무의식적 대칭성으로 인해 공동체주의가 필연적으로 발생한다는 것을 증명했다. 마테 블랑코는 라깡의 정신분석학에서 무의식이 대칭적으로 이루어져 있음을 발견하였다.
\<표2.7\> 서구자본주의와 공동체주의 비교표
| | 서교(西敎) 서구자본주의 | 공동체주의/제도주의 경제학 |
| ----- | :---: | :---: |
| 영향사 | 비농경문화 공동체주의 | 현대공동체주의 |
| 이론 | 이자 인정, 삼위 일체 | 증여경제론, 일반경제론 |
| 중점경제활동 | 박애의 실현을 통한 공동체 | 증여, 유통, 소비 |
| 국가관 | 지상천국 | 공동체국가 |
| 사회/평등관 | 신의 형제자매 | 감정 공동체 |
| 평등관 | 신 앞의 평등 | 공동체 앞의 평등 |
| 가치이론 | 신과의 약속 | 상징가치 |
| 대표 사상가 | 칼빈, 웨슬리 | 맥킨타이어 , 마이클 샌들 |
| 장점 | 집단 행동 가능 | |
| 문제점 | 환경문제 | 현실성 부족 |
| 차이점 | 순환 중시 | 공동체 중시 |
| 문제해결방안 | 대화 증진 | 목적의식 강화 |
인간의 의식은 자신에게만 유리한 교환의식을 가지고 있으나 인간은 무의식의 대칭성으로 인해 누군가에게 주게 되는 지향성을 가지고 받은 것을 돌려주는 부채감을 가진다. 모스는 세계의 증여경제 체제에서 부채감을 호소한다고 한다. 인간에게 부채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 무의식적 대칭성이라 할 수 있다. 지금까지 논의되어 온 것을 정리하면 다음 표와 같다.
Ⅱ-1,2,3,4장을 요약하면 다음 표와 같다.
\<표2.8\> 저축-생산-유통-분배 관련표316)
| | 저축 | 생산 | 유통 | 분배 |
| :---: | :---: | :---: | :---: | :---: |
| 종교 | 도교 | 유교 | 서교 | 불교 |
| 경제사상 | 긍정적 재부관 | 소명적 노동관 | 공공적 재화관 | 연기적 분배관 |
| 순환 | 반대-상호대립 | 기대-상호의존 | 대행-상호대행 | 교류-상호소장 |
| 경제사상 | 칼빈주의 | 기업가정신 파레토최적317) (후생경제학) | 복지국가318) | 칸트주의 |
| 경제윤리 | 자유지상주의 | 공리주의 | 공동체주의 | 사회계약주의 |
| 가치론 | 효용가치론 | 혁신가치론 | 화폐가치론 | 노동가치론 |
| 가치 | 사용가치 | 기호가치 | 상징가치 | 교환가치 |
| 적용영역 | 유용성의 차원 | 신분의 차원 | 증여의 차원 | 거래의 차원 |
| 작동논리 | 작용성 | 차이성 | 애매성 | 등가성 |
| 자본주의 | 중국자본주의 | 유교자본주의 | 서구자본주의 | 보살자본주의 |
| 경제정의 | 무위자연 | 일신우일신 | 박애 | 자비, 공, 연기 |
| 순환 | 한계효용균등319) | 창조적 혁신 | 신용창조 | 노동력의 재생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