Ⅲ. 종지에 나타난 순환적 경제관
1. 역(易)320)과 대순 사상의 원형적(圓形的) 순환성
원(圓)과 순환은 대순 사상의 숨겨진 중요한 원리라 할 수 있다. 대순 사상에서 원 및 원과 관련된 윤회, 순환이 각각 한 번씩 언급되는데 대순 사상의 핵심원리라 할 수 있는 무극, 태극, 대순321) 그리고 천지의 도322), 경제323)와 관련되어 언급된다.
순환은 동양과 서양의 이론을 구분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324) 서양은 만물을 쪼개고 분석하는 감산적 방법으로 물질의 최소입자를 찾아내는 환원주의적 연구를 한다면 동양은 물질의 결합을 관찰하여 물질전체의 순환을 찾아내어 전체 순환에서 차지하는 역할로 그 물질을 규정하는 전일주의적 방법을 사용하여 음양오행을 발견하게 되었다.325) 음양오행은 현대 과학철학에 의해 또 하나의 과학으로 입증되고 있다.326)
서양의 경우 자연의 순환성은 러셀에 의해 러셀역설로 증명됨으로써 서양과학에 편입되었다.327) 러셀은‘크레타 사람이 모두 거짓말쟁이인데 크레타사람인 이발사가 자신이 거짓말쟁이라고 한다면 그 이발사는 거짓말쟁이인가 아닌가’하는 거짓말쟁이 역설을 이용해 자기언급 혹은 자기조직화328)를 하는 우주는 결코 완전한 증명체계를 갖출 수 없다는 것을 발견하고 서양철학의 파산을 선고한다. 서양 기하학을 처음 집대성한 유클리드와 그의 수학적 방법론을 계승한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논리학 이후 서양의 학문전통은 순환논리를 과학에서 배제시켜왔다. 그러나 러셀역설이 발견되고 러셀역설을 보다 수학적으로 정교화시켜 증명한 괴델의 불완전성정리가 발견되자 순환논리 혹은 상관적 사유가 오히려 더 과학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329)
반면 서양의 불완전성 증명이 발견되고 아울러 수리논리학이 발달하자 동양 역(易)의 전통적인 원형이정330) 순환론의 과학성이 명쾌하게 드러났다.331) 동양의 순환 모델인 오행332)은 상극상생의 최소체계로 증명 되었다. 만물을 전일적으로 바라볼 때 가장 근원적인 관계는 상극-상생관계333)이고 상극-상생 관계가 최소 한 번씩 나타날 수 있는 수 중 홀수 중에 가장 작은 것이 5이고 짝수 중에 가장 작은 것이 8이므로 동양의 오행 , 팔괘가 순환논리의 원형임이 증명되었다.334) 4와 6은 5와 같이 상극 상생의 균형을 이루지 못한다고 한다. 실제 만물은 모두 음양오행의 요소로 분석될 수 있다고 서양의 연구가는 말하고 있다.
음과 양처럼, 오행은 모든 현상에서 발견된다. 그리고 둘의 조화는 두 번째 물리적 법칙이다. 한 위상은 그 다음 위상을 낳는다. 물은 나무를 낳고 나무는 불을 낳고 불은 흙을, 흙은 광석을, 광석은 물을 낳는다. 이 생산적인 순환과 반대되는 파괴적 순환이 있는데 물과 불이 대립하고, 불과 광석이 대립하고, 광석과 나무, 나무와 흙, 흙과 물이 대립하는 것이다. 335)
현재 동양과학으로 알고 있는 음양오행은 음양과 오행이 합하여진 한무제의 동중서336) 이후에 집중된다. 한무제 이전에도 은나라의 갑골문자에 나타나듯이 날짜에 간지를 붙여 천문을 계산하여 왔으나 대중화되고 본격화된 것은 음양오행설이 확립된 이후부터이다.337) 음양오행설의 확립은 뉴튼의 만유인력과 미적분의 발견처럼 모든 학문에 적용되어 니담338)이 말한 바와 같이 급속한 과학발전을 가져왔다. 음양오행이 서양의 과학과 다른 것은 다만 환원론적인 방법을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과학발전의 계기만 가져왔을 뿐 근본적인 발전은 이루지 못했다는 한계가 있을 뿐이다. 오늘날 음양오행은 현대의 환원주의 과학이 발견하지 못하는 창발적인 과학의 방법론으로써 복잡계 과학 등에서 적극 활용되고 있다.339) 한의학의 기원이 되는 『황제내경』과 오늘날 서양과학의 기원이 된 중국의 발명, 발견품은 대부분 음양오행에 기반하여 제작되었다.340)
일단 동양의 오행과 8괘가 순환성을 이루기 위한 가장 경제적인 모델임을 증명했지만 동양은 이에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순환내부의 성격을 음양과 4상으로 구분하고 10간12지, 64괘등으로 확대한다. 같은 동서남북이라도 직선적인 서양은 방향만 있지만 순환론적인 동양은 봄여름가을겨울이라는 내용과 방향이라는 두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다.341)
[그림3.1] 삼행, 사행, 육행이 대칭을 이루지 못하는 이유 342)
[그림3.2] 칠행이 대칭을 이루지 못하는 이유 343) [그림3.3] 팔행 상생 상극도
원자론과 음양오행을 비교한다면 원자론은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처럼 환원주의이므로 감산하고344) 음양오행은 융의 분석심리학처럼 가산한다.345) 그 동안 음양오행의 순환론은 실제에는 적용되었지만 환원주의 이론의 틀에 맞지 않아 과학성을 의심받았으나 가산적인 복잡계 과학의 출현으로 새로운 과학의 총아가 되고 있다.346)
복잡계 과학과 대순사상을 연결하여 역(易) 순환의 형식적 특성으로서의 대대(待對), 유행(流行), 중화(中和)347), 회귀(回歸), 나선(螺線)을 역(易)의 순환성을 통해 살펴보기로 한다.
대대(待對), 유행(流行)은 주돈이의 『태극도설』이래로 역(易)의 순환성을 설명하는 개념으로 자주 언급되어 왔으나 중화(中和), 회귀(回歸), 나선(螺線)은 다소 생소한 개념이다. 중화(中和), 회귀(回歸), 나선(螺線)과 대대(待對), 유행(流行)은 체와 용의 관계에 있는 개념이라 할 수 있다. 대대(待對), 유행(流行)은 천지와 같은 체(體)로써 물과 불의 순환을 통해 자연이라는 환경을 제공해주고 중화(中和), 회귀(回歸)는 인신(人神)과 같은 용(用)으로써 인(仁-중화)과 의(義-피드백, 회귀)와 같은 중재 작용을 하며 나선(螺線)은 체와 용이 합하여 증산(增産)되는 순환의 모습을 나타낸다.348) 중화(中和), 회귀(回歸), 나선(螺線)과 대대(待對), 유행(流行)은 순환의 모습들이라 할 수 있다.349) 음양을 순환의 창조(양)와 보존(음)이라 할 때 보존은 체가 되고 창조는 용이 된다. 창조와 보존은 다시 창조와 보존인 음양으로 분화되어 창조의 창조는 중화, 창조의 보존은 유행, 보존의 창조는 대대, 보존의 보존은 회귀가 된다.
역(易) 순환의 형식적 특성에서 첫째 특성은 순환은 음양으로 대대한다는 것이다. 대대(待對)는 서로 마주보며 기다린다는 뜻으로 상극하는 차이가 아니라 차이350)의 조화를 의미한다.351)
대순 사상에서 만물은 음양(陰陽) 복잡계로 되어 있다.352) 음양으로 대대하는 만물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물과 불이라 할 수 있다.353) 대순사상에서는 물에서 불을 생하는 이치를 쓸 줄 알아야 신인이라 할 수 있다고 한다.354) 물과 불이 서로 대대하는 것은 차이를 통해 서로 완전한 존재가 되기 위함이다.355) 예를 들어 산소를 내뿜고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식물과 산소를 마시고 이산화탄소를 내뿜는 동물은 그 차이로 인해 다른 문제가 없다면 영구히 살 수 있으며 서로를 살려준다.356) 차이는 주역의 지천태(地天泰) 괘357)와 같이 조화되기만 하면 영구 기관 같은 무서운 에너지를 발생한다. 지천태()는 내려오려는 습성인 물()이 위에 있고 올라가려는 속성인 불()이 아래에 있어 자동적인 음양합덕을 이룬 지상천국을 상징한다고 한다. 대대성(待對性)을 그림으로 나타내면 [그림3.4] 와 같이 태극기의 태극과 프랙탈(fractal, 相同性) 문양으로 표시할 수 있다.
“태(太)”라는 글자는 작은 점과 큰 대 두 개가 동시에 커졌다 작아졌다 하는 것을 나타내므로 이미 순환을 상징하고 있다.358) 태극기를 반으로 쪼갠 모습은 콩과 같고 예부터 공을 태(太)라 하였으며 모든 포유류의 수정란은 콩 태(太)와 같이 생겼다.359)
대대성(待對性)은 대순사상과 관련하여 음양합덕(陰陽合德)으로 나타난다. 음양합덕의“합”은 “음과 양이 서로 적합하다”,“음과 양이 덕을 서로 통합하다”“음양이 만나 덕을 만드는 것을 배우고 싶다”고 하는 3가지 의미가 된다고 한다. 음양합덕과 비슷한 표현은 유교에 “합기덕”이라는 표현이 있다.
“夫大人者는 與天地合其德하며 與日月合其明하며 與四時合其序하며 與鬼神合其吉凶하야”
저 대인(이상적인 인물)은 천지와 그 덕을 합(合,같이함) 하고 일월 (日月)과 그 명(明, 밝음)을 합하고 사시와 그 서(序, 질서)를 합하고 귀신과 그 길흉을 합한다.362)
『주역』 「문언전」에서 음양363)을 천지364)라고 표현하고 있으므로 음양합덕을 유교에서는 음양합기덕(陰陽合其德)이라고 표현하였다고 볼 수 있다. 음양합덕과 음양합기덕의 차이는 음양합덕에서 “합”은 “적합하다”의 “합”이고 음양합기덕(陰陽合其德)의 합은“합하고 싶다”,“배우려 한다”는 의미의 “합”이라 볼 수 있다. 또 음양합덕과 음양합기덕에서 합은 천지가 음양으로 합하여 만물을 창조한다는 통합으로서의 의미도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다. 음양합덕의 합은 “음양합기덕”의 통합적인 합보다 대대성이 강조되어 있다.
음양합덕의 “합”이 “적합하다”할 때의 “합”이라면 음양합덕에서는 결국 음양이 대순 사상 이전에는 “적합”하지 않았다는 것이므로 결국 대순사상의 음양합덕에서는 음양을 적합하게 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되어 있다. 음양합덕은 뜻밖으로 후천개벽을 뜻하게 된다.365) 정음정양(正陰正陽), 음양상생(陰陽相生), 음양조화(陰陽調化)는 모두 음양의 대대성을 강조하며 천지공사는 음양의 무너진 대대성을 회복하고자 한다.366)
음양합덕이 대대성과 동시에 “통합한다”는 의미도 함께 있다고 할 때 음양합덕에는 무너진 대대성을 회복하여 천지와 같이 큰 혜택을 창조해내고자 한다는 뜻이 담겨있다.367)
“대대성(待對性)”은 경제사상과 관련하여 자유지상주의로 나타난다. 자유란 음양이 서로 균형을 이룰 때까지의 움직임이라 볼 수 있다.368) 대대성은 사물의 파동에도 나타난다.369)
역(易) 순환의 형식적 특성에서 두번째 특성은 순환은 봄여름가을겨울370)로 유행(流行)한다는 것이다.371) 대대(待對)가 순환의 정지된 형태라면 유행은 순환의 동(動)적인 형태이다.
대순 사상에서 만물은 윤회 혹은 유행하고 있다.372) 연월일시는 각각 작은 윤회가 큰 윤회의 밑바탕이 되고 그렇게 세계는 긴밀히 유행으로 연결되어 있다.373) 사물의 유행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분수대의 원리라고 한다. 분수의 아래 쪽은 오행에서 물과 같이 만물을 모으는 작용을 하므로 소음(겨울)에 해당한다. 소음에서 모인 물은 봄의 여린 새싹이 토지를 뚫고 올라가는 것처럼 태양의 기운으로 직선적으로 상승하며 올라가 물은 소양의 기운처럼 수평적으로 사방에 뿌려진다. 사방에 뿌려진 물은 하염없이 수직으로 태음의 기운으로 낙하하게 된다.
유행성(流行性)을 그림으로 나타내면 중국 태극과 분수대로 나타낼 수 있다.
중국 태극은 한국 태극과 달리 음속에 작은 동그라미인 양이 있고 양속에 작은 동그라미인 음이 있어 음이 극에 이르렀을 때 양이 생기고 양이 극에 달했을 때 음이 생기는 유행(流行)의 속성을 더 잘 나타내 준다 할 수 있다.
유행성(流行性)은 대순사상과 관련하여 도통진경(道通眞境)으로 나타난다. 음양의 균형이 맞지 않다가 음양을 찾게 되면 음양은 신인조화와 해원상생을 거쳐 도통진경에 이르게 된다.376) 도통진경은 영구장치와 같이 음양이 균형이 맞아 영원히 순환할 수 있는 상태를 뜻한다 할 수 있다.377)
도통진경의 “도(道)”와 “통(通)”은 유불선의 경전에 나타나는 “도(道)”와 “통(通)”과는 차별화된다. 먼저 유불선의 경전에 나타나는 “도(道)”와 달리 도통진경의 “도(道)”는 “신도(神道)”라 할 수 있다. 대순 사상의 신도는 역(易)에 나타나는 신도와는 뜻이 다르다. 神道에 관한 易에서의 설명은 다음과 같다고 한다..
神明之道 (易觀)觀天地神道 而四時不忒 聖人以神道設敎 而天下服矣 \<疏\> 神道者 微妙無方 理不可知 目不可見 不知之所以然而然 謂之神道378)
이 글의 원문은 정약용이 왕필보다 탁월하다 평가한 공영달379)의 『주역정의』에서 주역 「觀괘」에 나오는 신도(神道)라는 단어에 대하여 ‘소疏’를 달면서 ‘신도神道’를 정의하고 있는 문장이다.380) 신도는 눈으로도 볼 수 없고 이치로도 이해 할 수 없어 그 소이연을 알 수 없는 신비함을 나타낸다. 381)역학에서 신도(神道)는 “觀天地神道 而四時不忒(하늘의 신비스러운 법도를 보면 사시의 운행이 조금도 어긋나지 않으니)와 같이 성인도 이해할 수 없는 “신비한 도”를 강조한다.382)
대순 사상에서 “신도(神道)”는 천지인 삼계(三界)의 모든 일을 결정하는 플랫폼(platform, 기반 시스템)같은 역할을 한다고 한다. 음양합덕이 천지의 음양을 바로 세우겠다는 후천에 대한 의지가 나타나 있는 용어이듯이 도통진경도 천지인 삼계의 운영체제를 인간을 포함하는 새로운 플랫폼으로 바꾸겠다는 후천에 대한 의지가 나타나 있는 용어라고 할 수 있다. 실제 신도(神道)가 플랫폼이라면383) 개별 기계들은 도수, 혹은 신명384)이라 할 수 있으며 플랫폼이 바뀌면 개별 기계가 같이 바뀌듯 도수가 제 한도에 따라 돌아닿는 대로 새 기틀이 열리게 하는 것이 천지공사의 주요 취지라고 한다.385) 도통진경의 도(道)는 바로 이 신도(神道)를 가르킨다.386) 도통진경의 도를 기계의 기초 시스템(플랫폼, platform)과 같은 신도라고 할 때 도통진경은 플랫폼이 구현되어 운영되는 시스템과 같다 할 수 있다.387)
도통진경, 분기로 표현되는 유행성(流行性)은 경제사상과 관련하여 공동체주의로 나타난다. 공동체란 음양이 서로 균형을 이루어 순환이 이루어지고 있는 움직임이라 볼 수 있다.388)
역(易) 순환의 형식적 특성에서 세 번째 특성은 순환은 중심에서 누군가가 주변의 봄여름가을겨울을 중화(中和)한다는 것이다. 중(中)389)이 가운데라면 화(和)는 가운데서 둘레와 조화하는 것이다.390) 인간은 육체와 정신이라는 음양을 모두 가지고 있는 우주 내의 유일한 존재이기 때문에 가운데서 음양 혹은 신(神)의 작용을 중재하는 존재이다.391) 중은 순환에서 인간의 본질로 지목된다.392) 대대(待對)와 유행(流行)이 순환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라면 중화(中和)와 회귀(回歸)는 중심에서 일어난다.
만물은 중화라는 3의 원리로 유사한 패턴을 반복하며 형성해간다.393) 태극의 운동이 다른 객체에서 동일하게 작용하는 것은 프랙탈(fractal, 相同性)과 카오스394)라는 복잡계로 설명되는데395) 복잡계는 혼돈으로부터의 질서라는 카오스작용을 통해 동일한 패턴이 반복되는 프랙탈(fractal, 相同性)의 형태로 태극의 운동을 반복해간다.396) 중화성(中和性)을 그림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그림3.6] 중화작용과 삼태극397)
중화성(中和性)은 대순사상과 관련하여 해원상생(解寃相生)으로 나타난다. 해원상생의 원(寃)은 긍정적인 의미와 부정적인 의미를 동시에 가지는 양가적인 의미로 나타난다.398) 해원상생의 해원은 굿과 천도를 강조하는 무속과 불교의 해원이 가지고 있는 의미라든가 문학작품이나 민간신앙에 나타나는 해원의 의미에서 보다 확장된 의미를 가지고 있다.399) 해원은 마음의 원과 고통에서 벗어난 것이라고 볼 수 있는 바 불교의 해탈과 대비되고 상생은 도수와 연기법이 있어 자비행과 대응된다 할 수 있지만400) 해원은 인간적인 해방의 의미에서 출발하여 사회적 우주적으로 확대된다.401) 해원상생의 해원은 앞에서 살펴본 음양합덕과 도통진경과 같이 정음정양이라는 상생 원리로 음양이 불균형하여 생긴 원을 풀어402) 서로 상생하는 후천 건설에의 의지가 강력히 드러나 있다. 대순사상에서 해원상생의 궁극적인 실현은 개벽사상에서 나타난다.403) 해원상생은 원의 담지자들로 하여금 그 [풀음(解)]의 과정을 밟게 하고404), 이후에 다시는 원망이 생기지 않도록 모든 관계를 ‘상생’이라고 하는 새로운 지배원리로써 후천세계를 확립하고 있다.405).
중화성(中和性)은 경제사상과 관련하여 공리주의로 나타난다. 공리(公利)란 음양이 서로 균형을 이루어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려는 움직임이라 볼 수 있다.
역(易) 순환의 형식적 특성에서 네 번째 특성은 회귀(回歸)이다.406) 순환은 중심에서 누군가가 주변의 봄여름가을겨울을 중화(中和)한다는 것인 반면 회귀는 바깥에서 순환을 유지시킨다는 의미이다. 원의 둘레와 중심 간의 관계에서 직선과 달리 원에서는 반드시 모든 작용은 회귀하고 특히 원의 둘레에서는 영겁회귀한다.407) 회귀한다는 것은 복잡계에서는 피드백(feedback)408)이라고 한다. 피드백(feedback, 되먹임 고리)은 양의 피드백과 음의 피드백이 있는데 선천에서는 대부분의 변화가 음의 피드백으로 부정적인 변화를 이루어 큰 변화를 이루지 못했지만 후천에서는 양의 피드백을 보여 급격한 변화를 이룰 수 있다고 한다.409) 불교가 회귀적이고 피드백(feedback, 되먹임 고리)을 한다는 의미는 순환에 있어 순환바깥에서 순환의 변화를 바라보고 순환이 바로 갈 수 있도록 필요에 따라 양의 피드백과 부의 피드백을 한다는 의미가 된다
대순 사상에서 회귀는 은혜와 척의 관계에서 잘 나타난다. 은혜를 갚지 않거나 순환을 방해하는 운동은 척이 되어 반드시 자기에게 돌아오고 남을 잘되게 한 일은 또한 덕이 되어 돌아오는 것을 보여준다. 봄에 뿌린 씨가 가을에는 다 수축하여 다시 씨로 되기 전에 열매가 된다. 회귀성(回歸性)을 그림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이 표시할 수 있다.
[그림3.7] 회귀의 속성
회귀성(回歸性)은 대순사상과 관련하여 신인조화(神人調化)로 나타난다. 조화라는 개념은 조화(調和)라고 할 때의 고를 조(調)와 조화(造化)라고 할 때의 될 화(化)가 합성하여 이루어진 글자이다.410) 음양합덕이 천지합덕으로부터 유추되어 나왔다 할 수 있고 천지가 만들어진 다음에 신과 인간이 나타난다 할 수 있으므로 음양합덕 다음은 신인조화가 올 수 있다고 한다. 대순사상에서 신(神)은 진리에 지극하고 천지를 운행하는 기능신으로서의 측면이 강조된다. 서양의 신(神)과 마찬가지로 신명이 천지를 순환시키는 방법으로서 특히 피드백(feedback, 되먹임 고리)과 유사한 조(調)의 의미가 강조된다.411) 만물 중에서 정신과 육체라는 음양을 동시에 가진 유일한 존재로서의 인간은 한 분야에만 지극한 신과 조화하여 자기언급을 통한 자기조직화를 이루어 내므로 천지와 음양의 불균형을 맞출 수 있는 회귀적(回歸的) 존재가 된다. 인간은 신인조화를 통해 신명과 하나된 인존으로서 만물을 뜻대로 할 수 있는 성사재인(成事在人)의 경지에 이른다.412)
신인조화, 피드백으로 표현되는 회귀성(回歸性)은 경제사상과 관련하여 사회계약주의로 나타난다. 계약이란 음양이 순환할 수 있도록 규율을 지키려는 움직임이라 볼 수 있다.
다섯째, 원은 나선(螺線)으로 증산(增産)한다. 복잡계 경제학은 수확체감의 원리를 기본 가정으로 하는 기존 경제학과 달리 수확체증의 법칙을 가정으로 한다.413) 나선운동은 복잡계의 초월414)작용을 하여 한계체증되어 만물을 증산(增産)시킨다. 자연계의 원운동은 단순한 원운동이 아니고 모두 나선원운동을 한다. 은하계도 나선운동, DNA도 이중 나선운동, 원자와 전자도 나선운동 같은 모습을 한다. 대부분의 자연계의 직선운동은 결국 나선운동이라고 보아야 한다. 자연계의 순환운동은 단순한 원운동이 아닌 나선형 원운동을 통한 증산(增産)을 하기에 가치가 크다. 나선형운동은 원운동과 직선운동이 함께 있는 코스모스와 카오스 양면을 가진 카오스모스라 할 수 있다.
[그림3.8] 나선형 원운동이 직선으로 보이는 이유415) [그림3.9] 은하나선
정지한 개체를 물질의 본체로 보는 서양과 달리 대순(大巡)은 순환하지 못하여 정체해 있던 만물을 순환시켜 크게 돌면서 성장해 나가는 운동이라 할 수 있다. 대순이 사용된 문맥은 다 순환에 의미가 있다.416) 대순은 천지에 순회 연포하는 것이고 새싹이 회전하면서 땅을 뚫어내듯 만물은 회전하면서 새로운 것을 생산해낸다. 생장염장, 원형이정을 통해 한 번 순환할 때마다 자란다.417)
위의 특성을 합하여 설명하면 \<표3.1\>과 같이 나타날 수 있다
동양에서 순환은 천원지방인각 (天圓地方人角)이라 하여 천지인에 따라 다르게 순환한다. 천원지방인각은 \<그림3.10\>과 같이 하늘은 춘하추동으로 둥글게 땅은 동서남북으로 네모나게 인간은 인의예지신(仁義禮智)과 같이 새을(乙), 태극 형태로 각각 다르게 순환한다.418)
대대유행의 세분화인 반대(反對), 기대(期待), 교류(交流), 대행(代行)은 유불선과 서교와 같이 논리식으로 표현될 수 있다.
대대(待對) 중 상호대립(對立)인 반대(反對)는 X는 -X이고 -X는 X라는 도교
유행(流行) 중 상호소장(消長)419)인 교류(交流)는 X는 X도 -X도 아니라는 불교
대대(待對) 중 상호의존(依存)인 기대(期待)는 X는 X이고 -X는 -X라는 유교
유행(流行) 중 상호전화(轉化)인 대행(代行)은 박애(博愛)인 서교이다.
\<표3.1\> 대대-유행-중화-회귀 오행 조견표420)
| | 대대 | 유행 | 중화 | 회귀 | 증식-나선 |
| :---: | :---: | :---: | :---: | :---: | :---: |
| 복잡계 | 초기조건, 공명421) | 공진화422) | 요동423), 끌개424) | 피드백 | 자기조직화 |
| 동양기호 | 무극-한국태극425) | 중국태극 | 삼태극426) | 사상 | 오행 |
| 서양기호 | 야누스427) | 무한대 | 보르헤스 매듭428) | 영겁회귀 | 우보로보스의 원429) |
| 특징 | 프랙탈 수 | 카오스430) 화 | 코스모스 목 | 네트워크431) 금 | 카오스모스432) 토 |
천지의 기운을 가지고 도교와 불교, 유교는 천지와 같이 원형이정, 봄여름가을겨울로 운행한다. 433)
敎奉於晨地闢於丑 不信看我足436)知覺
德布於世人起於寅 腹中八十年437)神明438) (『전경』공사3장39절)
[그림3.10] 천원지방인각
위 글에서 철환천하(轍環天下)439)는 공자가 중국 천하를 돌며 세상을 교화하러 다닌 고사를 일컫는 말로 유교를 상징하고 불신간아족(不信看我足)은 불교, 복중팔십년(腹中八十年)은 도교를 상징한다. 그러나 이때 인간에 대한 가르침을 주로 하는 유교가 천지인 중 하늘과 관련하여 언급되는 것은 철환천하는 12지의 시작이 되는 자(子)와 함께 나타나는 바 인간과 신명의 도440)인 인의예지신에서는 선도(仙道)441)가 포태(胞胎)이므로 자(子)에 해당하고442) 불교가 축(丑)-양생(養生), 유교가 인(寅)-욕대(浴帶)에 해당하지만 천지의 도인 원형이정에서는 인간에게는 욕대(浴帶)에 해당되는 유교가 자(子)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인간의 도리를 가르치는 유교는 천지의 입장에서는 철환천하와 같이 끊임없는 부지런한 하늘의 성(誠)의 모습을 나타낸다 할 수 있다.443)
[그림3.11] 포태양생욕대 444) [그림3.12] 천개어자 지벽어축 인기어인445)
같은 방법으로 불도는 『전경』에 형체446)와 양생447)으로 언급되고 축은 사유축(巳酉丑) 삼합448)에서 금(金)에 해당하므로 인간은 겨울(仙-子-水)-가을(佛-丑-金)-봄(儒-仁-木)의 순으로 태극, 새을(乙)형, 삼각형으로 운행하고 하늘은 봄(儒-元-욕대)-가을(佛-利-양생)-겨울(仙-貞-포태)의 순서인 원형으로 운행한다.449) 이상 유불선의 진행 순서를 표로 나타내면 \<표3.2\>와 같다.
원형이정이 시간성인 천(天)의 운행법칙이고 천지인이 공간성인 지(地)의 운행법칙이라면450) 인간과 신명에게는 인의예지신이라는 순환이 해당하므로 새 을(乙)의 삼각형 형태로 순환하므로 도교(포태)-불교(양생)-유교(욕대)-서교 순으로 역사는 발전한다.
\<표3.2\> 유불선 진행표
| | 시공간 | 운행 | 특성 | 진행순서 | 출전 |
| :---: | :---: | :---: | :---: | :---: | ----- |
| 천 | 시간성 | 천개어자/지벽어축 인기어인(12지) | 유→불→선 | (화)목금수(토) | 『전경』 공사3장39절 |
| 지 | 공간성 | 천지인신 | 대대유행중화회귀 | 수화목금(토) | 홍범,창세기 |
| 인 | 시공간성 | 포태양생욕대451) | 선→불→유452) | 수금목(화,토) | 『전경』, 교운1장66절 |
천지인신의 경우 공통적인 것은 마지막에 ‘토’를 기점으로 운행이 멈추어선다는 점이다. ‘토’의 절대자의 중재가 필요함을 잊지 않도록 천지운행은 보여주고 있다. 이를 제 종교와 연결시켜 표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표3.3\> 대-대-유-행 조견표
| 개념 | 성질 | 특성 | 종교453) | 논리구조454) | 계절 | 생장 |
| ----- | ----- | :---: | :---: | ----- | :---: | :---: |
| 대(對) | 반대(反對) | 대립(對立), 대대 | 도교 | X는 -X이고 -X는 X | 겨울 | 포태 |
| 대(待) | 기대(期待) | 의존(依存), 중화 | 유교 | X는 X이고 -X는 -X | 봄 | 욕대 |
| 유(流) | 교류(交流) | 소장(消長), 회귀 | 불교 | X는 X도 -X도 아님 | 가을 | 양생 |
| 행(行) | 대행(代行) | 전화(轉化), 유행455) | 서교 | X는 모든 것 | 여름 | |
위 표의 의미를 명확히 하기 위해 특히 불교와 관련하여 대주기의 관점에서 본 불교와 소주기의 관점에서 본 불교를 구분해서 나타내면 아래와 같다.
\<표3.4\> 주기별 불교의 계절
| | 선천 | | 후천 | |
| :---: | ----- | ----- | :---: | ----- |
| 대주기 | 봄 | 여름 | 가을 | 겨울 |
| | 유 | 서교 | 불 | 선 |
| 소주기 | 파종상징 배례456) | 봄 여름 가을 겨울 유 서교 불 선 | 추수상징 배례(법배) | |
| | 연등불 | 석가불(開花염원 상징 배례) | 미륵불 | |
위 표에서와 같이 불교의 배례가 꽃을 피우는 형태이고 가을의 배례가 추수를 상징하는 배례이므로 불교를 여름의 종교로 보는 것은 대주기를 기준으로 불교를 바라보았기 때문이다. 봄여름가을겨울은 프랙탈(fractal, 相同性)과 같이 큰 주기에도 있고 작은 주기에도 있으므로 불교는 언제든 존재하나 석가불의 경우 소주기로 보면 여름세상에서의 가을 종교이므로 여름 불교요 대주기로 보면 가을 종교가 된다.
佛仙儒一元數六十457) 三合爲吉凶度數
十二月二十六日再生身 ○○ 458)
위 구절에서 60과 길흉은 순환을 나타내고 12월 26일 재생신은 360의 우주만도수를 채울 분의 탄생을 뜻하는 의미라고 한다.459) 역학에서 360은 음양불측지위신(陰陽不測之謂神)의 세계를 나타내는 이상 세계를 의미한다460)고 하므로 유불선이 순환의 체계에서 목화금수의 일부 역할을 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할 수 있다.461)
봄이 유교가 되는 것은 적극적인 인간에 대한 가르침 때문이고 가을이 불교가 되는 것은 선천의 모든 인연을 끊고 신과 같은 불의 세계로 입적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실제 세계종교분포를 살펴보면 낙서가 상극의 이치로 움직이듯 서양에서는 서-금을 극하는 불 기운인 서교462)가 동양에는 동-목을 극하는 불교가 지배적인 종교로 자리 잡았고 세부적으로 남-중국(화)에서는 불을 극하는 물-도교가 발생했고 토-중국에서는 토를 극하는 유교가 발생했고 북-중국에서는 물을 극하는 토속신앙이 발전했다고 한다.463) 역학에서는 불기운이 약한 사람은 서교의 봉사수행이 낫고 금 기운이 약한 사람은 불교의 참선수행이 좋다고 한다. 이슬람교도 도교와 같이 물과 같은 성격이 있어464) 남방인 아라비아지역에서 번창했다고 한다.
[그림3.13] 대대유행
순환의 원리는 복잡계465) 과학으로 다양하게 나타난다. 지금까지 경제사상에 나타난 오행 순환의 관점에서 본 경제사상의 특성의 미시적 근거를 구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복잡계 과학과 심리학 등에서 논의되고 있는 순환에 적용하여보면 다음과 같이 사상은 근본적인 상관적 사유466)로 나타난다. 467)
\<표3.5\>의 역(易)에서 계절을 살펴보면 순환의 보존운동이 음이 되고 창조운동이 양이 되었다면 순환에 의해 다시 양의 창조운동이 보존운동과 창조운동, 음의 보존운동이 다시 보존운동과 창조운동으로 나타나 목화금수로 사상(四象)으로 나타난다.468) 창조운동은 중화(木-人-離)와 유행(火-天-乾)으로 나뉘고 창조운동은 대대(水-地-坤)와 회귀(金-神-坎)가 된다.
천(天)과 인(人)은 아버지와 아들처럼 체용(體用)관계에 있으므로469) 하도(河圖)에서는 하늘(乾-坤)이 체(體)가 되고 낙서(洛書)에서는 인간(坎-離)이 체(體)가 되었다가 정역에서는 합해진다. 오행과 음양은 순환의 다른 표현이었으므로 순환을 통하여 음양과 오행은 만나고 오행과 음양의 속성이 가진 특성의 원인이 순환이었음이 드러나게 된다.
원형이정(元亨利貞)을 순환으로 보는 경우 겨울은 모든 에너지를 균형을 맞추는 정숙할 정(貞)에 해당하고, 여름은 모든 에너지를 최대로 발휘하는 형(亨)에 해당하고, 봄은 룰렛게임에서 스프링을 끝까지 당겨 공을 굴리듯 봄의 태양기운은 잠재에너지가 최고로 올라간 상태인 원(元)에 해당하고 가을은 거두어들이는 리(利)에 해당한다. 하늘은 에너지가 봄에 시작하여 순행하고 인간은 에너지가 겨울(子)에 시작하여 축(丑)에서 금(金)으로 역행 후 순환한다.
계절의 기운이 인성(人性)에 적용된 오상(五常)을 보면 목금(木金)이 인신(人神)의 도와 같이 순환을 중재하고 수화(水火)가 천지의 도와 같이 순환을 실현한다. 『전경』에는 인의(仁義)가 순환을 중재하는 애오(愛惡)와 시비(是非)를 중심으로 되어 있고 예지(禮智)는 편강(便强)과 총명(聰明)을 중심으로 되어있다.470)
인의(仁義)는 순환이 잘 되도록 조절하는 역할인지라471) 인(仁)은 치우치게 좋아하거나 싫어하지 않는 편애편오(偏愛偏惡)472)하지 않고 해원상생하는 중화작용, 의(義)는 오로지 이것만 맞고 오로지 저것만 틀렸다고 하지 않는- 전시전비(全是全非)473)하지 않는 피드백-신인조화 회귀 작용을 의미하고 예지는 순환을 담당하는 역할을 하므로 예(禮)는 불과 같이 너무 강하지도 편하지도 않게-전강전편(專强專便)474)하지 않게- 만물에 에너지를 공급해 주는 도통진경의 역할을 하고 지(智)는 물과 같이 너무 자유롭게 나서지 않으며-자총자명(恣聰恣明)475)하지 않게- 음양합덕하는 역할을 한다.
\<표3.5\> 대대-유행-중화-회귀 조견표
| | | 대대 | 유행 | 중화 | 회귀 | 나선 |
| :---: | :---: | ----- | ----- | ----- | ----- | :---: |
| 역(易) | 의미 | 차이 | 운동 | 원심력 | 구심력 | 증폭 |
| | 순환 | 보존-보존 | 창조-보존 | 창조-창조 | 보존-창조 | |
| | 논리 | X는-X -X는 X | X는 모든 것 | X는X,-X는 -X | X는X도-X도아님 | |
| | 기질 | 은잠성 | 발양성 | 추진성 | 인퇴성 | |
| | 홍범476) | 윤하 | 염상 | 곡직 | 종혁 | 가색 |
| | 계절 | 추(4) | 하(2) | 춘(1) | 동(3) | |
| | 오행 | 수(水) | 화(火) | 목(木) | 금(金) | 토(土) |
| | 오상 | 지(智) | 예(禮) | 인(仁) | 의(義) | 신(信) |
| | 四義477) | 장(藏) | 장(長) | 생(生) | 염(斂) | |
| | 천지지도, 사덕478) | 정(貞) | 형(亨) | 원(元) | 이(利) | |
| | 象數 | 1.6 | 2.7 | 3.8 | 4.9 | |
| | 四大479) | 水-0 | 火-2 | 風-1 | 地-3 | |
| | 四氣480) | 도(道) | 탕(蕩) | 방(放) | 신(神) | |
| | 사상팔괘 | 소음(감) | 소양(리) | 태양(건) | 태음(곤) | 중 |
| | 대대유행 | 대립 | 대행 | 기대 | 교류 | 순환 |
| | 六用481) | 포태(1) | 0.4 | 욕대(3) | 양생(2) | |
| 심리 의식 논리 과학 | 도형심리 | 乙(을) | ○(원) | △(각) | □(방) | |
| | 복잡계 | 초기조건 | 공진화 | 요동, 끌개 | 피드백 | 창발 |
| | 사유체계 | 변증법 | 역설 | 귀납법 | 연역법 | |
| | 라깡482) | 조이스의 에고483) | 상징계 | 상상계 | 실재계 | |
| | 담론 | 히스테리담론($) ,죽음-수 | 대학담론(S2) 지식-화 | 주인담론(S1) 권력-풍 | 분석자담론(a) 쾌락-지 | |
| | 서사구조 | 아들, 딸 | 부부 | 남녀 | 부모 | |
| | 대칭성 | 반(反)대칭 | 비(非)대칭 | 정(正)대칭 | 초(超)대칭 | |
| | 증여경제 | | 교환 | 증여 | 순수증여 | |
| 경제 (經濟) | 경제순환 | 저축(재부관) | 유통(관) | 생산(노동관) | 분배(관) | |
| | 종교 | 도교(仙) | 서교(西) | 유교(儒) | 불교(佛) | |
| | 사농공상 | 공(工) | 상(商) | 농(農) | 사(士) | |
| | 분야 | 개인-경제 | 공동체-윤리 | 공동체-경제 | 개인-윤리 | |
| | 경제윤리 | 자유지상주의 | 공동체주의 | 공리주의 | 사회계약주의 | |
| 대순 | 종지 | 음양합덕 | 도통진경 | 해원상생 | 신인조화 | |
순환을 방탕신도(放蕩神道)라는 사기(四氣)로 보는 경우 음양합덕은 음양을 압축하는 도(道)에 해당하고 도통진경은 탕(蕩)에 해당하고, 해원상생은 음양을 결합시키는 방(放)에 해당하고, 신인조화는 오직 음양 순환을 유지시키는 신(神)에 해당된다 할 수 있다.
순환은 보존과 창조운동의 상극과 상생으로 이루어지므로 음양 뿐 아니라 사상(四象, 봄여름가을겨울)도 상극과 상생을 가지게 된다. 보존과 창조의 원리에서 볼 때 보존의 보존은 물(水)이고 보존의 창조는 금(金)이고 창조의 보존은 불(火)이며 창조의 창조는 목(木)이 된다. 보존의 보존인 물(水)은 창조의 보존인 불(火)을 극하고, 창조의 보존인 불(火)은 보존의 창조인 金을 극(克)484)하고 , 보존의 창조인 금(金)은 창조의 창조인 목(木)을 극하고 창조의 창조인 목(木)은 가장 미약하므로 자신이 극하고 또 보존의 보존인 물(水)을 극해줄 누군가를 필요로 한다.485) 오행상생 또한 금(金)이 물(水)을, 물(水)이 목(木)을 , 목(木)이 화(火)를 생하지만 화(火)는 금(金)을 생할 수 없으므로 금(金)을 생하기 위해서는 누군가를 필요로 한다.
경제의 상극상생을 살펴보면 경제사상 또한 목화금수와 같이 순환을 하므로 상극과 상생의 관계에 놓인다. 경제사상에서 상극과 상생을 본다면 경제사상에서 물(水)은 자유-공(工), 불(火)은 공동체-상(商), 금(金)은 정의-사(士), 목(木)은 공리(公利)-농(農)을 뜻하므로 자유는 공동체를 극(克)하고 공동체는 정의를 극하고 정의는 공리(公利)를 극하고 공리(公利)는 극할 대상이 없어 자기가 극하고 자유를 극(克)해줄 존재가 생겨야 순환이 되게 된다. 상생의 관계에서는 정의가 자유를 생하고 자유가 공리(公利)를 생하고 공리(公利)는 공동체를 생하지만 공동체가 정의를 생하기 위해서는 또 다른 존재가 필요하게 된다.486)
[그림3.14] 경제윤리 상생상극도
여기서 대순의 수생어화(水生於火)487), 인존(人尊), 순환 사상은 절대자를 대신하여 상극을 상생으로 만들어 순환을 가능하게 하는 역할을 하는 존재가 인간임이 재천명된다. 서양 현대과학의 음양오행이라 할 수 있는 복잡계 과학을 보면 음양오행에 들어있는 과학성을 명확히 볼 수 있다. 서양은 만사를 과도하게 단순화하는 환원주의의 오류가 있다면 동양은 오행의 원리처럼 만사를 관계적으로 복잡하게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현대문명의 위기는 서양의 단순화의 결과이며 복잡성과학이라는 인식론적 혁명이 대안이라고 한다.488)
[그림3.15]는 2002년 6월, 월드컵 응원의 복잡계 현상을 그림으로 표현한 것으로 전형적인 소설전개의 발단-전개-절정-결말 혹은 기-승-전-결의 양식과 유사해 보인다. 그러나 복잡계의 그림과 기존 소설전개의 발단-전개-절정-결말 혹은 기-승-전-결의 차이점은 요소 상호간에 서로 감응489)하는 인과관계를 복잡계에서 더 구체적으로 표현하고 있다는 점이다.
복잡계 과학490)은 순환에서처럼 외부적으로 발전하는 진화와 내부적으로 조절하는 자기조직화로 구분되며 이는 순환이론과 공통성을 나타내고 있다. 복잡성과학의 대표적인 예는 북경 나비의 날개짓이 변화의 임계값에서 움직일 때 공명(共鳴)하며 상호대대하던 분기점의 요소들이 공진화하여 변화의 끌개로 작용하여 미국에 태풍이라는 창발성491)을 일으킨다는 나비효과와 무질서로부터 질서가 생기는 혼돈으로부터의 질서라 할 수 있다. 오행이 구비되면 자동순환이 생긴다.
[그림3.15] 2002년 6월 , 월드컵 응원의 복잡계 현상492)
사주학에서도 태어난 날의 환경이라는 초기조건이 일생을 경로의존성에 따라 움직이고 특정한 시점이 오면 창발하게 한다.493) 전통적 과학과 복잡성과학을 비교하면 전통적 과학은 평형/균형을 목적으로 선형적 인과성을 가정, 예측가능성을 전제로 분석적, 실증적 방법으로 역설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복잡성과학은 비평형과 불균형을 목적으로 비선형적역동성을 가정, 예측불가능성을 전제로 통합적 변증법적 방법을 사용해 역설을 상대적으로 인정한다.494)
[표3.6] 순환과 복잡계 과학의 대비표495)
| 자기조직화(중화회귀)496) | | 진화(대대유행)497) | |
| :---: | :---: | :---: | :---: |
| 복잡계 과학 | 오행 | 복잡계 과학 | 오행 |
| 창발성 | 조화, 대운 | 민감성 | 마음498) |
| 계층성 | 상하 | 분기499) | 대대(포태),수 |
| 프랙탈(상동성)500) | 태극 | 경로의존성501) | 운로 |
| 피드백(되먹임)502) | 회귀(양생),금 | 임계성 | 한도 |
| 끌개 | 중화,(욕대),목 | 공진화503) | 유행 |
예측불가능한 새로운 질서인 창발성은 복잡계 과학의 모든 요소들이 집대성되는 부분으로 일찍이 사주학에서 가장 중요한 연구대상으로 오랜 기간의 연구가 축적되어 왔다. 복잡계와 오행간의 상호 관련에 따라 사주학은 전형적인 복잡계 과학으로 나타난다. 사주학은 창발현상을 가장 잘 나타낸다. 사주학에서는 변화하는 때가 정해져 있으며 복잡계 과학에서도 창발하는 때를 기다려 철에 맞게 그 일을 해야 한다. 복잡계 과학과 사주학을 비교하면 다음 [표3.7]과 같이 나타난다.
복잡계 과학에서 변화를 위해서는 요동을 스스로 만들어야 하는데 요동은 스스로 창조되는 것이며 자기초월로 가능하다.504)
유교의 가장 큰 특징은 끊임없는 질책에 의한 일상적인 자기초월이며 자기초월을 통해 유교는 중화작용을 한다. 유교적 세계에서 세계의 음양적 상징과 기호화는 자기초월을 위한 효과적인 수단이 된다.505) 유교의 중화는 봄여름가을겨울을 내면화한 인의예지신을 통하여 자기초월을 하며 봄여름가을겨울은 상전이 현상506)과 유사하다.
복잡계 과학에서 변화를 위해서는 요동을 스스로 만들어야 하는데 요동은 스스로 창조되는 것이며 자기초월로 가능하다.507) 유교의 중화는 봄여름가을겨울을 내면화한 인의예지신을 통하여 자기초월을 하며 봄여름가을겨울은 상전이 현상과 유사하다.
순환의 이해를 넓히기 위해 경제보다 가까이 느껴지는 의식, 심리를 살펴보면 융심리학에 기반한 MBTI와 아리스토텔레스부터 전해오던 애니어그램으로 대표되는 성격유형검사를 통합하고 최근 동양의 순환사상과 유사한 그리스 히포크라테스로부터 내려오던 도형심리기법에서 순환을 볼 수 있다.
[표3.7] 사주학과 복잡계 과학의 대비표508)
| 사주학 | 복잡계 과학 |
| :---: | :---: |
| 사주조직법 | 초기조건에의 민감성 |
| 음양론 | 자기조직화 |
| 오행론 | 되먹임고리 (피드백,순환고리) |
| 격국론 | 시스템 |
| 육친론 | 네트워크 |
| 신왕, 신약론 | 비평형구조 |
| 용신론 | 요동(중화) |
| 대운론 | 창발 |
서양 의술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는 피타고라스로부터 천지인을 상징하는 것으로 전해 오던 원(○),방(□),각(△),을(乙)의 모형을 그리게 하여 상대방의 성격을 파악했다고 한다. 오늘날 히포크라테스의 도형심리학은 칼 라이너509) 에게 계승되어 세계적으로 효과적인 심리치료방법으로 각광받고 있다. 성격유형은 서양의 크레치머와 한국 이제마의 사상체질과 합하여져 원은 소양인, 다혈질, 방은 태음인, 점액질, 각은 태양인, 담즙질, 을은 소음인, 우울질로 분류된다. 도형심리는 대화법510), 소통법511)등에 다양하게 활용된다.
논리의 경우에는 공자 위정편의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공허하고, 생각하기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다(學而不思則罔 思而不學則殆)”고 한 것은 귀납적인 영국의 경험주의에 큰 영향을 미쳐 공맹의 유교와 영국의 귀납주의는 공통성이 있다.512) 반면 대륙의 합리주의는 불교의 영향을 받은 신유학과 가족유사성이 있어 신의 세계에 갇힌 유럽이 이성중심주의로 바뀐 것은 송대 신유학의 영향이라고 한다.513)
복잡계 과학과 심리의 기초가 되는 대칭성을 보면 만물이 보이지 않게 순환한다는 가장 강력한 증거는 만물의 대칭성이라 할 수 있다. 대칭성은 아인슈타인이 상대성이론의 발견에 활용된 이후 무의식이나 경제학에도 적용된다. 대칭성이란 상호간에 교체해도 이상 없이 사용되는 순환성을 의미한다.
베버와 같이 경제적 행위가 곧 종교적 행위이고 또 종교심리학처럼 종교적 행위는 심리적 행위라 할 때 순환의 근원은 인간의 경우 성(性)을 통해 드러난다는 정신분석학에서는 종교적 현상이라 할 수 있는 경제현상은 성(性)의 현상과 같다고 한다.514) 성(性)과 경제는 모두 순환이라는 무의식적 행위를 공유하기 때문이다. 마테 블랑코는 프로이트와 융의 무의식을 대칭성이라는 자연과학의 원리로 설명할 수 있는 틀을 제공하여 정신분석에 큰 혁신을 가져왔다.515) 마테 블랑코의 대칭성 발견 이후 프로이트와 융의 심층심리학이 재해석되고 만물의 대칭성과 무의식의 신비도 풀리기 시작했다.
심층심리학의 경우를 보면 인간 무의식의 순환을 발견한 사람은 정신분석학을 창시한 프로이트와 분석심리학을 창시한 융이라 할 수 있다. 두 사람은 마 치 동서양의 과학과 같이 서로 반대의 방법을 사용해서 순환을 발견했다.516) 욕망의 근원을 환원주의적인 감산의 방법으로 캐묻고 들어가서 성(性)이 인간의 의식을 결정하는 요소임을 발견한 프로이트는 정신분석학에서 의식은 반대되는 무의식과 순환한다고 한다.
융은 프로이트와 반대로 인간의 의식을 모두 합해나가 음양오행과 같은 구조인 만다라에 도달하고 대극(對極)의 합일로 욕망은 순환한다고 한다. 융은 인간의 의식이 봄여름가을겨울처럼 남성성, 여성성, 자아, 그림자 4가지로 나누어지는 대대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융에게 있어 의식은 자아와 자기의 성(性)이라면 (예를 들면 남자는 애니무스) 무의식은 그림자와 반대 성(性)이 된다. 윤리와 경제의 문제는 대극의 합일의 문제로 의식과 무의식이 어떻게 합쳐지느냐의 문제가 된다.517)
융의 가산적 방법과 프로이트의 감산적 방법의 장점을 동시에 가지고 무의식의 순환을 설명하는 라깡은518) 인간의 정신을 이드519), 자아520), 초자아521)로 구분한 프로이트의 구분을 언어 상상계, 상징계, 실재계로 재편했다.
라깡은 프로이트의 욕망이 모두 ‘결핍’에서 온다는 것을 해명하고 이 ‘결핍’이 결코 채워 질 수 없기에 욕망은 ‘결핍’에 의해 발생한 제요소간의 ‘불화’라는 엔진을 사용하여 끊임없이 순환한다는 것을 평생에 걸쳐서 증명하려 했다 할 수 있다. ‘순환’이 결국 ‘결핍’에서 오고 ‘결핍’으로 인해 생긴 충돌로 순환한다는 것은 ‘낙서(洛書)’에서 제 요소가 서로 상극하고 상극을 통해 순환하며 상극과 상생 모두 ‘토(土)’의 결핍으로 ‘순환’한다는 하도낙서의 원리를 무의식의 세계를 통해 증명한 것이라 할 수 있다.522) 따라서 라깡의 상상계, 상징계, 실재계 및 4가지 담론도 오행의 순환으로 재해석 할 수 있다.523) 서양과학이 러셀역설에 와서 복잡계적 과학으로 전환한 것처럼 정신분열증이 서양에 팽배해서야 순환론적인 정신분석학이 출현했다 할 수 있다.
상상계는 이드(id)와 같이 억압된 욕망을 상상의 나래로 충족하는 봄과 같은 정신세계524)라면 상징계는 초자아와 같이 아버지의 법이 천하에 작용하는 여름과 같은 밝은 정신세계525)이고 실재계는 상상과 법의 기반이 되는 어머니, 자연과 같은 가을의 실재의 세계526)라 할 수 있다.527) 상징계(여름), 실재계(가을), 상상계(봄)에서 주체(S)는 대상(a)에 대해 자신을 억압하거나 허위로 꾸미거나 하여 욕망을 충족한다. 라깡은 주체가 욕망을 충족하는 4가지 방법을 대학담론, 주인담론, 분석자담론, 히스테리담론의 순환과정으로 설명했다. 이 순환과정은 봄여름가을겨울의 순환과 닮았다.528) 라깡은 봄여름가을겨울의 순환을, 하도가 중재자인 ‘토’를 제외하고 순환하는 순서인 금→수→목→화의 역순인 화→목→수→금의 순서로 대학담론(S2/S1⥵a/$)529), 주인담론(S1/$ ⥵ S2/a)530), 히스테리담론($/a⥵S1/S2)531), 분석자담론(a/S2⥵$/S1)532)의 순환과정을 설명했다. 여기서 $는 분열된 주체533), S1은 주인기표534), S2는 지식기표535), a는 대상536),이고 각 위치는 발신자(집행자)/진리⥵수신자(노동하는 타자)/생산물이다.“⥵”는 왼쪽 분자에서 오른쪽 분자로는 “→”진행되지만 오른쪽 분모에서 왼쪽분모로는 “≠”진행되지 않음을 나타낸다.537) 분자와 분모를 가르는 선‘-’은 그들을 가르며 방해하고 제한한다. 각 위치의 순서가 서로 소통하지 못하는 것은 낙서의 이치를 반영한다 할 수 있다.
라깡의 네가지 담론순환은 발신자(집행자-목)/진리(수)⥵수신자(노동하는 타자,금)/생산물(화)로 구분되는 위치는 낙서(洛書)의 상극의 역순서로 움직이고 각 위치를 차지하는 S1, S2, a, $는 하도의 상생의 역순서를 따라 진행한다. 네가지 담론은 따라서 하도낙서와 같이 하도-상생을 하는 내용의 경우에도 ‘토’를 만나게 되는 S2(화,지식)→a(금,진리)의 경우 순환에 장애가 오고 낙서-상극을 하는 위치의 경우에도 ‘토(土)’를 만나게 되는 발신자(집행자-목)/진리(수)의 위치에서 순환의 최종적 위기를 맞게 된다.
네가지 담론은 발신자의 위치에 S1, S2, a, $중 무엇이 오느냐에 따라 주인, 대학, 분석자, 히스테리 담론이 된다.538) S1을 공리(公利)-주인-자아-권력, S2를 공동체-지식-이상적 초자아-아버지, a를 정의-대상-대상-어머니-쾌락 , $를 자유-id(이드), 무의식적 자아로 본다면539) 히스테리담론($/a⥵S1/S2)의 경우 자유주의($)는 공리주의(주인, S1)와는 거짓소통을 하고 공리주의가 함께하는 공동체(S2)에서 정의(a)로의 순환이 잘되지 않는 문제점이 생긴다. 대학담론(S2/S1⥵a/$)의 경우 공동체주의(S2)는 사회계약주의(정의-쾌락, a)와는 거짓소통을 하고 사회계약주의가 함께하는 자유주의($)에서 공리주의(S1)로의 순환이 잘되지 않는 문제점이 생긴다.
무의식이 순환이라면 마테 블랑코가 발견한 것처럼 순환의 특징인 대칭성에 따라 작동할 수 있어야 한다. 무의식은 비대칭성, 초대칭성540), 대칭성이라는 삼태극의 원리로 움직이며 상징계와 상상계로 대립되던 의식은 나이가 들수록 실재계가 등장하여 삼태극을 이룬다고 한다. 사물 또한 무의식과 같이 인간과의 관계에 있어 삼대칭성으로 나타난다고 한다.541)
대칭성이라는 측면에서 순환을 볼 때 선도(仙道)와 같이 대대성은 “X는 -X”라는 “반(反)대칭성”, 유행은 “X는 모든 것”이라는 “비대칭성”, 중화성은 “X는 X”“-X는 -X”라는 “정(正)대칭성”, 회귀는 “초(超)대칭성”이라 할 수 있다.
순환의 결과인 대칭성을 경제와 연결하면 대칭성은 증여로 나타난다. 증여는 교환과 달리 대칭성이라는 순환을 전제로 하는 경제행위이기 때문이다. 인류는 자본주의라는 자급자족의 경제를 넘어서는 증여’에 기반한 미증유의 고차원적인 순환경제로 진입하면서 “토”의 순환작용의 중요성을 경험하게 된다.
[그림3.16] 네가지 담론의 순환
오늘날 경제학의 수수께끼는 맑스가 고민한 것처럼 동일한 등가교환을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왜 빈부의 격차가 생기는가 하는 것이다. 일상 속의 경제생활을 보면 손해 보며 장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이 모두 등가교환을 하는데 빈부의 격차가 발생하는 원인은 바로 노동력이라는 상품의 수수께끼 때문이다. 모두들 등가교환을 하는데 경제와 관련되어 유일하게 일방적으로 주기만 하는 존재가 있었으니 바로 인간의 노동력이라는 상품이 자고 일어나면 재충전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에너지를 공급해주는 자연, ‘토’의 작용이 된다.
\<표3.8\> 증여론-대칭성-무의식 대비표
| 순환 | 삼위일체 | 경제 | 라깡 정신분석 | 오행 |
| :---: | :---: | :---: | :---: | :---: |
| 비대칭성 | 성부 | 교환 | 상징계 | 화 |
| 대칭성 | 성자 | 증여 | 상상계 | 목 |
| 초대칭성 | 성신 | 순수증여 | 실재계 | 금 |
[그림3.17]542) 경제와 무의식의 보르헤스매듭 [그림3.18]543) 무의식과 잉여가치
위 표와 그림은 등가교환을 하는 경제에 있어 잉여가치가 생기는 과정을 보여준다. 경제에서 자본과 노동력이 생기는 근원적인 힘은 실재계의 순수증여 즉 절대적 존재가 주재하는 자연이 인간의 노동력을 무상으로 재생산해 주는 과정에서 나타나고 그 순수증여가 상상계라는 노동의 세계를 지날 때는 순생산(노동)이 되었다가 교환의 체계인 상징계를 만날 때는 자본이 되고 그 차액이 잉여가치로 남게 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잉여가치의 양보다는 잉여가치의 근원이 금(金)인 실재계로 나타난다는 점이다. 낙서(洛書)에서 순환을 유지하는 ‘토(土)’는 ‘수(水)’를 제어하여 공간적으로 모습을 나타낼 때는 천지인의 원리에 따라 ‘목(상상계-인)’, ‘금(실재계-지)’, ‘화(상징계-천)’가 움직일 수 있는 배경을 제공한 후 수와 토는 ‘금’이라는 실재계의 모습으로 의식계에 나타난다는 점이다. 즉 ‘토’를 주재하는 절대적 존재가 현실계에 모습을 나타낼 때는 ‘금(金)’이라는 형태로 나타난다. 상상계와 상징계가 만나 이루어지는 ‘실재계’는 곧 무극의 자리가 되며 ‘가을’이란 바로‘가을’의 종교인 ‘불교’가 ‘미륵’544)으로 혹은 ‘서신(西神)545)’으로 ‘호남(湖南)’546)으로 나타나는 시기가 된다.547) ‘금’은 ‘토’가 현실계에 모습을 나타내는 모습이 된다. 순환이 ‘토’에 의해 시작과 끝이 결정되듯이 현실은 ‘금’인 ‘실재계’에서 노동과 자본이 시작되고 끝나며‘금’은 순환을 주관하는 ‘토’의 역할을 하게 된다.
라깡이 발견한 실재계로서의 금은 융이 발견한 인격도야로서의 연금술548), 중국 도교가 발견한 『태을금화종지』549)의 연단술과 통하며 또한 세계에서 화폐의 대명사인 금(金)과도 같은 맥락을 가진다. 인간의 무의식과 절대자에 금(金)이 핵심적인 영역에 존재한다.
오늘날 복잡해진 경제 순환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순환의 이치를 세부적으로 연구할 필요가 있다. 유불선, 서교로 대표되는 원형이정의 순환은 보다 세부적으로 순환을 나타내는 일월과 귀신으로 나타난다.550) 순환으로 본다면 춘하추동의 기운은 천지의 순환 영역, 현망회삭의 이치는 일월의 순환 영역, 길흉화복은 신명의 순환영역이라 할 수 있다.551)
눈에 보이는 봄여름가을 겨울과 달리 눈에 보이지 않는 일월과 귀신의 작용을 살펴본다면 우선 일월의 운행원리가 곧 역수의 운행원리임을 알 수 있다.552) 일월은 작게 태양계의 일월만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전 우주의 항성과 행성을 총괄한다 할 수 있다.553) 과거 동서양의 천문학에서 천문의 변화가 지상의 큰 변화를 불러왔던 사실들이 실제 자연과학에서 천체의 조그마한 변화가 생태계에 큰 변화를 가져오는 것이 증명되고 있다.554)
[그림3.19] 종교와 경제 윤리, 경제학, 오행의 상관관계
역학에서 귀신은 신령적인 존재라는 실체의 의미보다는 돌아온다는 귀(歸)와 펼 신(伸)을 합한 순환의 모습이라 할 수 있다. 길흉화복은 귀신에 의한 순환과 그 경제적 결과라 할 수 있고 대순 사상은 그 순환 방법을 『전경』과 종지에 표현하고 있다. 종지를 살펴보면 마찬가지로 음양합덕(수, 대대) 도통진경(화, 유행)은 천지의 도를 주로 반영한다면 해원상생(목, 중화)과 신인조화(금, 회귀)는 人神의 도에 가깝다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 종교와 경제 윤리, 경제학, 오행의 상관관계는 [그림3.19] 와 같다.
이제부터 지금까지 살펴본 “토”의 순환 작용에 따라 생기는 경제문제에 대한 『전경』과 대순종지의 해결방안을 살펴보기로 하자.
2. 대대적(待對的)555) 자유지상주의 재부관과 음양합덕
대순 사상의 순환적 경제관은 \<표2.2\>도덕철학의 위상에 나타난 경제학과 윤리학의 관계에서 잘 나타난다.
\<표3.9\>에서 ③제도진화론(역사학파경제학)과 ⑥시장균형론(이론경제학)은 경제학의 영역이고 ①자유지상주의, ②사회계약주의, ④공리주의, ⑤공동체주의는 경제윤리라고 할 때 경제학과 경제윤리는 상호 정확히 대대적인 관계에 있다.
수평으로 표를 본다면 경제학은 이론의 영역이고 윤리는 실천의 영역이므로 위 표 \<표3.9\>는 개인주의의 경우 이상적인 시장균형을 이루기 위한 수단은 자유에 기반한 자유지상주의나 정의에 기반한 사회계약주의의 실천이라 할 수 있다.
\<표3.9\> 대대적 자유지상주의 재부관의 순환
| 방법\가치 | 선(善)-제도 내 질서 | | 정(正)-제도의 기초구조 | |
| :---: | :---: | :---: | :---: | :---: |
| 개인주의 | ⑥시장균형론(이론경제학) | | ②사회계약주의 (정의) | ①자유지상주의(자유) |
| 전체주의 | ④공리주의 (효율) | ⑤공동체주의 (덕) | ③제도진화론(역사학파경제학) | |
또 표를 수직적으로 보면 자유에 기반한 자유지상주의나 정의에 기반한 사회계약주의가 실천을 통하여 시장균형에 이르기 위해서는 제도진화론(역사학파경제학)에 기반한 실천을 해야 함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프랑스대혁명과 같이 모두가 공평한 균형에 이르기 위해서는 개인의 자유로운 발전을 위해 사회 개혁에 동참하는 행위(②사회계약주의, ③제도진화론)가 있어야 ④공리주의와 ⑤공동체주의를 형성하게 하며 다시 ④공리주의와 ⑤공동체주의가 ⑥시장균형을 이룰 수 있게 하는 순환관계를 보여준다. 이때 ①자유지상주의가 ③제도진화론의 결론에 동참하는 행위에서 개인의 자유를 양, 사회를 음이라 볼 때 대대적 자유지상주의 재부관은 개인과 사회의 음양합덕이라 할 수 있다.556)
대순 사상에서는 도솔허무적멸이조(兜率虛無寂滅以詔)557)라 하여 ①자유지상주의, ②사회계약주의, ④공리주의, ⑤공동체주의의 연원이라 할 수 있는 유교, 불교, 도교를 봄, 여름, 가을, 겨울과 같이 모두 거느리고 순환시킬 줄 알아야 개인과 사회가 발전할 수 있다고 한다.558)
\<표2.2\>도덕철학의 위상에서 자유지상주의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대대적 자유지상주의는 \<표3.9\>에서 ①④⑤②의 순으로 히스테리담론처럼 순환한다.559) 경제문제는 분야별로 분석되지만 복합적으로 상호 영향을 미친다. 자유지상주의의 경우 방법론적으로는 사회계약주의와 같이 개인주의의 영역, 가치론적으로 보면 제도의 기초구조를 개혁하려는 정(正)의 영역에 있음에도 본연의 기능인 제도의 기초구조를 바꾸는 자유가 실현 되지 않아 지금까지 이론경제학의 시장균형론의 한계에서 체제 내 자유를 모색하다가 급기야 오늘날 도박자본주의로 전락했다 할 수 있다.560)
자유지상주의의 경우 자유란 제도의 기초구조를 바꿀 수 있는 자유로서 그 동안 자유지상주의가 사회의 핵심가치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대순의 순환적 경제관에서는 자유지상주의 재부관에 대한 대안으로 음양합덕에 기반한 대대적 자유지상주의 재부관을 제시한다.
자유지상주의의 관건은 자신의 자유를 얼마나 확대할 수 있느냐의 문제로 귀결된다 할 때, 자유지상주의에서는 지나친 자유존중에 의한 경제의 도박/카지노 자본주의화가 문제였다면 음양합덕의 대대성에 기반한 대대적 자유지상주의적 재부관은 자유지상주의 본연의 제도 개혁의 취지를 잘 살리며 건전한 자유확대를 제시하는 자유지상주의가 된다.
음양합덕에 기반한 대대적 자유지상주의의 사례를 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전경』에서는 도박자본주의에 빠져 있는 사람들의 문제가 무엇인가를 보여준다.
상제께서 김 덕찬ㆍ김 준찬 등 몇 종도를 데리고 용두리에서 공사를 행하셨도다. 이곳에 드나드는 노름꾼들이 돈 八十냥을 가지고 저희들끼리 윷판을 벌이기에 상제께서 저희들의 속심을 꿰뚫고 종도들에게 가라사대 「저 사람들이 우리 일행 중에 돈이 있음을 알고 빼앗으려 하나니 이 일로써 해원되니라」 하시고 돈 五十냥을 놓고 윷을 치시는데 순식간에 八十냥을 따시니라. 품삯이라 하시며 五푼만을 남기고 나머지 돈을 모두 저희들에게 주며 말씀하시니라. 「이것은 모두 방탕한 자의 일이니 속히 집으로 돌아가서 직업에 힘쓰라.」 저희들이 경복하여 허둥지둥 돌아가니라. 종도들이 상제께서 말씀하시는 대로 윷이 되는 법을 궁금히 여기는 것을 알아차리시고 상제께서 말씀하시기를 「던지는 법을 일정하게 하면 그렇게 되나니 이것도 또한 일심이라」 하셨도다. (『전경』권지 1장 18절)
위 구절에서 세상을 도박으로 보는 도박자본주의에 빠진 사람은 도박에도 또한 음양합덕의 이치가 있음을 알고 도박에 대한 미련을 버리게 한다. 도박이라는 것은 인간의 힘으로는 불가항력적인 우연의 희열을 즐기는 것이 핵심인데 우연 속에 법칙이 있음을 일심으로 알고 실천하면 도박의 굴레에서 벗어나 진정한 내면의 자유가 확대되는 것이다.561) 리만사태에서 나타나는 현대 상류사회의 카지노 자본주의와 로또열풍으로 나타나는 일반대중의 도박자본주의는 우연이라는 것이 순환에 입각한 음양합덕의 이치일 뿐임을 알게 되는 순간 도박자본주의의 매력이 사라짐으로써 건전한 자유에의 의지가 살아나게 된다.562)
대대적 자유지상주의에서 건전한 자유에의 의지는 사회계약주의, 공리주의, 공동체주의의 세 가지 방향으로 확대될 수 있다. 기존의 자유지상주의에서는 사회계약주의, 공리주의, 공동체주의가 서로 공유하는 요소가 있을 수 없었으나 만물이 순환하는 순환적 경제관에서는 만물이 서로 감응하는 체계이므로 세 가지 방향 모두로 자유지상주의가 확산될 수 있다.
우선 자유지상주의는 사회계약주의로 확대되어 자신의 자유를 확대하기 위해 사회를 개혁하는 행위에 가담하게 되며 혹 그 행위가 실패로 돌아가게 되더라도 만물이 순환하여 음양합덕이 되듯 죽어서도 자신의 자유가 확대됨을 보여준다.
우리의 일은 남을 잘 되게 하는 공부이니라. 남이 잘 되고 남은 것만 차지하여도 되나니 전 명숙이 거사할 때에 상놈을 양반으로 만들고 천인(賤人)을 귀하게 만들어 주려는 마음을 두었으므로 죽어서 잘 되어 조선 명부가 되었느니라. (『전경』교법 1장 2절)
위 글은 자유 확대를 이루고자 세상에 대한 의무를 다하고자 하였음에도 세상으로부터 배신당하여 윤리적 허무주의라는 경제동기 상실에 빠진 사회계약주의의 경우에 죽어서까지도 자유가 확대되는 음양합덕의 방법을 보여준다.
사회계약주의로 확대된 자유지상주의에 의해 공동체가 형성되었다 하더라도 공동체는 공리를 추구하게 되며 공리를 추구하게 되면 소수의 피해자가 불가피하게 생기게 된다. 그러나 『전경』에서는 공리주의에까지 확대된 대대적 자유지상주의의 경우 경쟁의 심화로 인한 승자독식에 의한 피해로 경제동기를 상실한 사람에게는 일심이면 반드시 성공할 수 있다는 법칙을 세워 자유에의 의지를 고양함과 동시에 더 큰 혁신을 성취한다.
이제 범사에 성공이 없음은 한 마음을 가진 자가 없는 까닭이라. 한 마음만을 가지면 안 되는 일이 없느니라. 그러므로 무슨 일을 대하든지 한마음을 갖지 못한 것을 한할 것이로다. 안 되리라는 생각을 품지 말라. (『전경』교법2장5절)
위 구절에서 아무리 승자독식의 사회가 될 지라도 음양합덕의 이치로 일심을 가지게 되면 반드시 경제적 성공의 길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어 자유를 지키려는 마음을 끝까지 포기하지 말 것을 강조한다.563) 충효열564)을 강조하여 자유보다 평등을 소중히 할 것이라는 생각과 달리 대순사상에서는 자유를 매우 중시한다. 공자 또한 실제 서양 자유주의의 이론적 기반을 제시했다고 한다.
공리주의에서 혁신에 의해 큰 이익이 발생할 지라도 공동체는 늘 구성원의 배신에 의한 붕괴의 위험에 직면하고 구성원은 상호불신에 쌓이기 쉽다. 공동체주의에까지 확대된 대대적 자유지상주의는 공동체와 개인 또한 음양합덕의 대대적 관계에 있으므로 자유를 성취하기 위한 공동 행동에 나서게 된다.
백 남신의 친족인 백 용안(白龍安)이 관부로부터 술 도매의 경영권을 얻음으로써 전주 부중에 있는 수백 개의 작은 주막이 폐지하게 되니라. 이때 상제께서 용두치 김 주보의 주막에서 그의 처가 가슴을 치면서 「다른 벌이는 없고 겨우 술장사하여 여러 식구가 살아왔는데 이제 이것마저 폐지되니 우리 식구들은 어떻게 살아가느냐」고 통곡하는 울분의 소리를 듣고 가엾게 여겨 종도들에게 이르시기를 「어찌 남장군만 있으랴. 여장군도 있도다」 하시고 종이에 여장군(女將軍)이라 써서 불사르시니 그 아내가 갑자기 기운을 얻고 밖으로 뛰어나가 소리를 지르는도다. 순식간에 주모들이 모여 백 용안의 집을 급습하니 형세가 험악하게 되니라. 이에 당황한 나머지 그는 주모들 앞에서 사과하고 도매 주점을 폐지할 것을 약속하니 주모들이 흩어졌도다. 용안은 곧 주점을 그만두었도다. (『전경』권지1장17절)
위 구절에서는 힘없는 여자라는 이유로 불리한 계약을 수용해야하는 주모들이 기운을 얻게 되자 음양합덕처럼 성웅을 겸하게 되어 위기를 벗어나 공동체의 힘으로 다시 일할 의욕을 되찾게 된다.
\<표3.10\> 음양합덕과 자유의 회복
| | 자유의 필요성 | 음양합덕을 통한 자유회복 | 자유 회복 관련 『전경』구절 |
| :---- | :---- | ----- | ----- |
| 자유지상주의 | 도박자본주의 | 우연성을 법칙으로 대체 | 윷놀이 노름도 일심이면 됨 (권지 1장18절) |
| 사회계약주의 | 윤리적 허무주의 | 사후에라도 음양합덕 됨을 확인 | 죽어서 잘되어 조선 명부가 됨 (교법 1장 2절) |
| 공리주의 | 승자독식에 의한 자신감 상실 | 일심이면 성공 | 안 되리라는 생각을 품지 말라. (교법2장5절) |
| 공동체주의 | 힘센 동료의 배신에 대한 무력감 | 약자의 힘 집결 | 남장군만 있으랴. 여장군도 있도다(권지1장17절) |
주모들의 합심 결과 백용안이 독점하려던 술 도매 경영권은 다시 원상회복을 하여 시장은 다시 균형을 찾게 된다. 애초 자유지상주의가 추구하고자 하는 시장의 선을 통한 제도 내 질서는 기존의 자유지상주의와는 달리 사회와 음양합덕하려는 대대적 재부관에 의해 한 바퀴 순환을 함으로써 달성되게 된다. 지금까지 음양합덕에 바탕한 대대적 자유지상주의 재부관을 요약하면 \<표3.10\>과 같다.
3. 회귀적(回歸的)565) 사회계약주의 분배관과 신인조화
\<표2.2\>도덕철학의 위상에서 사회계약주의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회귀적 사회계약주의는 \<표3.11\>에서 ①②④⑤의 순으로 분석담론처럼 순환한다.
표\<3.11\>은 정의에 기반한 ①사회계약주의가 실천을 통하여 ⑥시장균형에 이르기 위해서는 ③제도진화론(역사학파경제학)에 기반한 실천을 해야 함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사회복지와 같이 모두가 공평한 균형에 이르기 위해서는 사회의 정의실현을 위해 자기 의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자유에의 의지를 소생시키고(②자유지상주의) 타인을 제재하는 행위(③제도진화론)가 있어야 ④공리주의와 ⑤공동체주의를 형성하게 하며 다시 ④공리주의와 ⑤공동체주의가 ⑥시장균형을 이룰 수 있게 하는 순환관계를 보여준다. 이때 ①사회계약주의가 ③제도진화론의 결론에 동참하는 행위에서 개인의 의무수행을 인(人), 타인에 대한 제재를 법칙으로 만들어 지켜나가는 것을 신명(神明)이라 보고 신인조화라 할 수 있다. 신인조화(神人調化)란 인간과 신명이 회귀적으로 작용하면서 조화가 되는 경우를 말한다.566)
\<표3.11\>에서 사회계약주의의 경우 방법론적으로는 자유지상주의와 같이 개인주의의 영역, 가치론적으로 보면 제도의 기초구조를 개혁하려는 정(正)의 영역에 있음에도 본연의 기능인 제도의 기초구조를 바꾸는 사회정의가 실현 되지 않아 지금까지 이론경제학의 시장균형론의 한계에서 체제 내 정의를 모색하다가 급기야 오늘날 패배주의로 전락했다 할 수 있다.
\<표3.11\> 회귀적 사회계약주의 분배관의 순환
| 방법\가치 | 선(善)-제도 내 질서 | | 정(正)-제도의 기초구조 | |
| :---: | :---: | :---: | :---: | :---: |
| 개인주의 | ⑥시장균형론(이론경제학) | | ①사회계약주의 (정의) | ②자유지상주의(자유) |
| 전체주의 | ④공리주의 (효율) | ⑤공동체주의 (덕) | ③제도진화론(역사학파경제학) | |
사회계약주의의 경우 정의란 제도의 기초구조를 바꿀 수 있는 정의로서 그 동안 사회계약주의가 사회윤리의 주요관심사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대순의 순환적 경제관에서는 사회계약주의 분배관에 대한 대안으로 신인조화에 기반한 회귀적 사회계약주의 분배관을 제시한다.
사회계약주의의 관건은 노력에 대한 응분의 댓가를 보상받을 수 있느냐의 문제로 귀결된다 할 때, 사회계약주의에서는 지나친 의무존중에 의한 윤리의 패배주의화가 문제였다면 신인조화의 회귀성에 기반한 회귀적 사회계약주의적 분배관은 사회계약주의 본연의 제도 개혁의 취지를 잘 살리며 현실적인 사회정의를 제시하는 사회계약주의가 된다.
신인조화에 기반한 회귀적 사회계약주의의 사례를 『전경』에서 찾아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전경』에서는 패배주의에 빠져 있는 사람들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가를 보여준다. 계약 불이행에 대한 제재 조치의 좌절로 윤리적 패배주의에 빠진 사회계약주의의 경우에는 신명에 의한 제재 조치567)의 가능함을 제시하여 사회정의를 회복시킨다.
신명은 탐내어 부당한 자리에 앉거나 일들을 편벽되게 처사하는 자들의 덜미를 쳐서 물리치나니라. 자리를 탐내지 말며 편벽된 처사를 삼가하고 덕을 닦기에 힘쓰고 마음을 올바르게 가지라. 신명들이 자리를 정하여 서로 받들어 앉히리라. (『전경』교법1장29절)
위 글에서 사회계약주의와 달리 신인조화에 기반한 회귀적 사회계약주의에서는 상대방이 비록 계약을 위배하고 인간적으로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았다 하더라도 신명에 의해 처벌되어 기회가 균등하게 적용되게 함으로써 패배주의에 빠진 사회정의를 재생시킨다.
패배주의에 빠졌다 재생한 회귀적 사회계약주의에서 현실적인 사회정의는 자유지상주의, 공리주의, 공동체주의의 세 가지 방향으로 확대될 수 있다. 기존.의 사회계약주의에서는 자유지상주의, 공리주의, 공동체주의가 서로 공유하는 요소가 있을 수 없었으나568) 만물이 순환하는 순환적 경제관에서는 만물이 순환하므로 세 가지 방향 모두로 사회계약주의가 확산될 수 있다.
우선 자유지상주의로 확대되어 사회의 정의를 확대하기 위해 인정에 의한 불의마저 바로 세운다.
상제께서 공사(公事)를 행하신 후부터 부친도 일상생활에서 의존심을 갖지 않도록 하고 또 평소의 허물을 뉘우쳐 앞길을 닦도록 하고 간혹 종도들로부터 물품이나 그 밖의 도움을 받는 것을 일체 금하셨도다. 그런데 하루는 어느 종도가 상제의 본댁이 너무 협착함을 송구히 생각하여 좀 나은 집을 사 드렸도다. 상제께서 이것을 아시고 그 종도에게 꾸짖고 「네가 어찌 나의 부친에게 허물을 만들어 드리느뇨. 아직 나를 모르는 사람들은 나를 불효라고 하겠으나 나는 부모의 앞길을 닦아 드리려고 내가 항상 형편을 살피고 있으니 너희들이 부친을 도울 생각이 있으면 나의 허락을 얻어 행하라」고 명하셨도다. (『전경』교운1장43절)
위 구절에서 비록 부모이시지만 신명에게 정직할 수 있도록 허물을 스스로 벗어야만 하므로 종도들이 못 도와주게 함으로써 임의적 자유 해석에 의해 무너진 사회정의를 신명이 지켜보는 듯한 엄격한 규칙으로 다시 세워짐을 보여준다.569)
사회계약주의가 자유지상주의로 확대되어 무심히 잘못하기 쉬운 사회정의까지 바로잡았다 하더라도 공동체가 형성되고 나면 소수에 대한 비윤리적 행위에 대해서는 사회정의가 세워지기가 매우 어렵지만 역으로 소수의 어려운 처지가 사회정의의 확립에는 오히려 더 좋은 결과로 나타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부귀한 자는 자만 자족하여 그 명리를 돋우기에 마음을 쏟아 딴 생각을 머금지 아니하나니 어느 겨를에 나에게 생각이 미치리오. 오직 빈궁한 자라야 제 신세를 제가 생각하여 도성 덕립을 하루 속히 기다리며 운수가 조아들 때마다 나를 생각하리니 그들이 내 사람이니라. (『전경』교법 2장 8절)
위와 같이 다수의 횡포에 의해 어려운 환경에 닥친 소수자의 상태가 역으로 신명에 지극해지는 데 유리해지므로 공동체의 공리 추구과정에서 소외되었다 하더라도 인간의 마음에 의해 경제 윤리를 회복함으로써 궁극의 목적인 도통에 이르기에 더 유리한 단계(피드백)에 이르게 한다. 도통과 개벽이라는 거시적인 주제 때문에 윤리도덕을 소흘히 할 것이라는 생각과 달리 대순사상에서는 다른 증산 계열 종단에 비해 윤리도덕의 실천을 매우 중요시한다. 실제 대순의 신조와 목적은 삼강오륜과 중용의 성경신570), 대학의 무자기로 되어 있다.
공리주의에서도 윤리도덕이 성공적으로 확립되었다 하더라도 공동체는 늘 구성원의 패거리 형성에 의한 도덕적 해이에 빠지기 쉽다. 공동체의 도덕적 해이에 대한 제재 능력 부족을 고민하는 공동체주의의 경우에는 공동체를 유지할 수 있는 영원회귀적인 신인조화의 새 규율을 제시한다.(피드백)
상제께서 종도들에게 가라사대 「선천에서는 상극지리가 인간과 사물을 지배하였으므로 도수가 그릇되어 제자가 선생을 해하는 하극상(下克上)의 일이 있었으나 이후로는 강륜(綱倫)이 나타나게 되므로 그런 불의를 감행하지 못할 것이니라. 그런 짓을 감행하는 자에게 배사율(背師律)의 벌이 있으리라」 하셨도다. (『전경』교법 3장 34절)
위에서 공동체주의를 위한 새로운 강령으로 배사율을 추천하여 신명에 의한 공동체 윤리의 회복이 가능하게 한다. 지금까지 신인조화에 바탕한 회귀적 분배관을 요약하면 \<표3.12\>와 같다.
\<표3.12\> 신인조화와 사회정의의 회복
| | 정의의 필요성 | 신인조화를 통한 정의회복 | 사회정의 회복 관련 『전경』구절 |
| :---- | ----- | ----- | ----- |
| 자유지상주의 | 자유에 대한 임시변통적 해석 | 부모라는 이유로도 진리에의 예외가 되지 못함 | 부친에게 선물을 못하게 하심(교운1장43절) |
| 사회계약주의 | 계약위반에 대한 무기력감 | 법의 약점을 이용하지 못하게 함 | 신명은 덜미를 쳐서 물리치나니라(교법2장17절) |
| 공리주의 | 힘센 다수에 대한 소수자의 무력감 | 힘없는 소수자가 더 유리한 발상의 전환 | 빈궁한 자라야 도성 덕립을 하루 속히 기다리며 (교법2장8절) |
| 공동체주의 | 배신에 대한 제재 능력 부족 | 하극상을 원천적으로 봉쇄 | 배사율(背師律)의 벌이 있으리라(교법3장34절) |
4. 중화적(中和的)571) 공리주의 노동관과 해원상생
\<표2.2\>도덕철학의 위상에서 공리주의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중화적 공리주의는 \<표3.13\>과 같이 ①②⑤④의 순으로 주인담론처럼 순환한다.572)
\<표3.13\> 중화적 공리주의 노동관의 순환
| 방법\가치 | 선(善)-제도 내 질서 | | 정(正)-제도의 기초구조 | |
| :---: | :---: | :---: | :---: | :---: |
| 개인주의 | ③시장균형론(이론경제학) | | ⑤사회계약주의 (정의) | ④자유지상주의(자유) |
| 전체주의 | ①공리주의 (효율) | ②공동체주의 (덕) | ⑥제도진화론(역사학파경제학) | |
위 표는 효율에 기반한 ①공리주의가 실천을 통하여 ⑥제도진화에 이르기 위해서는 ③시장균형론(이론경제학)에 기반한 실천을 해야 함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인터넷참정권과 같이 모두가 유리한 제도 진화에 이르기 위해서는 시장의 효율성 실현을 위해 공동체의 소수자를 성실히 보호하고 공동체의 덕에 대한 의지를 소생시키고(②공동체주의) 타인을 배려하는 행위(③시장균형론)가 있어야 ④자유지상주의와 ⑤사회계약주의를 형성하게 하며 다시 ④자유지상주의와 ⑤사회계약주의가 ⑥제도진화를 이룰 수 있게 하는 순환과정을 보여준다. 이때 ②공동체주의가 ③시장균형론의 결론에 동참하는 행위에서 다수의 이익을 해치지 않고 소수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것을 해원상생이라 할 수 있다. 해원상생이란 두 가지 이상의 욕구가 서로 중화적으로 작용하면서 상생이 되는 경우를 말한다.
\<표3.13\>에서 공리주의의 경우 방법론적으로는 공동체주의와 같이 전체주의의 영역, 가치론적으로 보면 제도의 기초구조를 개혁하려는 정(正)의 영역에 있음에도 본연의 기능인 제도 내 질서에서 최선을 실현 하지 않고 지금까지 역사학파경제학의 제도진화론의 한계에서 체제 밖 효율을 모색하다가 급기야 오늘날 이데올로기로 전락했다 할 수 있다.573)
공리주의의 경우 공리란 공동체의 이익으로 제도 내의 질서를 가장 효율화할 수 있는 수단으로서 그 동안 공리주의가 공동체의 주요관심사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대순의 순환적 경제관에서는 공리주의 노동관에 대한 대안으로 해원상생에 기반한 중화적 공리주의 노동관을 제시한다. 574)
공리주의의 관건은 다수의 횡포에 대한 소수의 이익을 얼마나 보상해 줄 수 있느냐의 문제로 귀결된다 할 때, 공리주의에서는 지나친 효율성 존중에 의한 소수자의 피해의식이 문제였다면 해원상생의 중화성에 기반한 중화적 노동관은 공리주의 본연의 제도 내 효율성의 취지를 잘 살리며 현실적인 공동체의 이익을 제시하는 공리주의가 된다.575)
해원상생에 기반한 중화적 공리주의의 사례를 『전경』에서 찾아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전경』에서는 피해의식에 빠져 있는 사람들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가를 보여준다.
종도들이 모여 있는 곳에서 어느 날 상제께서 「일본 사람이 조선에 있는 만고 역신(逆神)을 거느리고 역사를 하나니라. 이조 개국 이래 벼슬을 한 자는 다 정(鄭)씨를 생각하였나니 이것이 곧 두 마음이라. 남의 신하로서 이심을 품으면 그것이 곧 역신이니라. 그러므로 모든 역신이 두 마음을 품은 자들에게 이르기를 너희들도 역신인데 어찌 모든 극악을 행할 때에 역적의 칭호를 붙여서 역신을 학대 하느뇨. 이럼으로써 저희들이 일본 사람을 보면 죄지은 자와 같이 두려워하니라」고 말씀하셨도다. (『전경』공사3장19절)
위에서 힘센 다수에 의해 역적으로 내몰린 소수집단이 해원시대를 맞이하여 역으로 다수를 단죄하는 역할을 맡아 새로운 경제구조의 형성을 하는 건전한 경제이념을 보여준다.
피해의식에 빠졌다 재생한 중화적 공리주의에서 공익적인 효율성은 공동체주의, 자유지상주의, 사회계약주의 세 가지 방향으로 확대될 수 있다. 기존의 공리주의에서는 공동체주의, 자유지상주의, 사회계약주의가 서로 공유하는 요소가 있을 수 없었으나 만물이 순환하는 순환적 경제관에서는 만물이 순환하므로 세 가지 방향 모두로 공리주의가 확산될 수 있다.
효율성 저하에 대한 제재 능력 부족을 고민하는 공리주의에서는 만고역신에서 해원된 건전한 공리주의가 공동체의 소외자인 노름꾼에게도 확대된다.
죄 중에 노름의 죄가 크나니라. 다른 죄는 혼자 범하는 것이로되 노름 죄는 남까지 끌어들이고 또 서로 속이지 않고는 목적을 이루지 못하는 까닭이니라. (『전경』교법1장58절)
위와 같이 공동체의 노동윤리를 저해하는 행위에 대해 노름죄의 중함을 강조하는 중화적인 노동관을 제시 하여 성실한 경제이념에 일조한다. “도통”과 “후천”을 강조하는 대순사상은 “노동”을 중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과 달리 대순사상에서는 건전한 노동을 매우 중요시한다.
공리주의에 의해 건전한 노동관이 확립되었다 하더라도 공동체는 또 과도한 자유의식에 사로 잡혀 자신의 노동을 헛된 곳에 쓰기 쉬우므로 허황된 욕망을 경계해야 함을 보여준다.
상제께서 十二월에 들어서 여러 공사를 마치시고 역도(逆度)를 조정하는 공사에 착수하셨도다. 경석ㆍ광찬ㆍ내성은 대흥리로 가고 원일은 신 경원의 집으로 형렬과 자현은 동곡으로 떠났도다. 상제께서 남아 있는 문 공신ㆍ황 응종ㆍ신 경수 들에게 가라사대 「경석은 성(誠) 경(敬) 신(信)이 지극하여 달리 써 볼까 하였더니 스스로 청하는 일이니 할 수 없도다」고 일러 주시고 또 「본래 동학이 보국안민(輔國安民)을 주장하였음은 후천 일을 부르짖었음에 지나지 않았으나 마음은 각기 왕후장상(王侯將相)을 바라다가 소원을 이룩하지 못하고 끌려가서 죽은 자가 수만 명이라. 원한이 창천하였으니 그 신명들을 그대로 두면 후천에는 역도(逆度)에 걸려 정사가 어지러워지겠으므로 그 신명들의 해원 두목을 정하려는 중인데 경석이 十二제국을 말하니 이는 자청함이니라. 그 부친이 동학의 중진으로 잡혀 죽었고 저도 또한 동학 총대를 하였으므로 이제부터 동학 신명들을 모두 경석에게 붙여 보냈으니 이 자리로부터 왕후장상(王侯將相)의 해원이 되리라」 하시고 종이에 글을 쓰시며 외인의 출입을 금하고 「훗날에 보라. 금전소비가 많아질 것이며 사람도 갑오년보다 많아지리라. 풀어 두어야 후천에 아무 거리낌이 없느니라」고 말씀을 맺으셨도다. (『전경』공사2장19절)
위 구절에서 자유지상주의는 공리를 빙자한 왕후장상의 꿈으로 천하를 어지럽힐 지경에 이르렀으나 해원상생에 입각한 천지공사에 의해 해원되어 보다 다른 건전한 형태로 욕망이 중화된다.
자유지상주의가 과도한 욕망을 경계할 수 있도록 바로잡았다 하더라도 과도한 욕망을 경계할 수 없을 때는 오히려 과도한 욕망을 활용하여 보다 윤리적인 사회를 만들 수 있다.
상제께서 어느 날 가라사대 「조선을 서양으로 넘기면 인종의 차별로 학대가 심하여 살아날 수가 없고 청국으로 넘겨도 그 민족이 우둔하여 뒷감당을 못할 것이라. 일본은 임진란 이후 도술신명 사이에 척이 맺혀 있으니 그들에게 맡겨 주어야 척이 풀릴지라. 그러므로 그들에게 일시 천하 통일지기(一時天下統一之氣)와 일월 대명지기(日月大明之氣)를 붙여 주어서 역사케 하고자 하나 한 가지 못 줄 것이 있으니 곧 인(仁)이니라. 만일 인 자까지 붙여주면 천하가 다 저희들에게 돌아갈 것이므로 인 자를 너희들에게 붙여 주노니 잘 지킬지어다」고 이르시고 「너희들은 편한 사람이 될 것이오. 저희들은 일만 할 뿐이니 모든 일을 밝게 하여 주라. 그들은 일을 마치고 갈 때에 품삯도 받지 못하고 빈손으로 돌아가리니 말대접이나 후덕하게 하라」 하셨도다. (『전경』공사 2장 4절)
위 글에서는 약육강식의 세계를 계약으로 정당화하지만 힘이 약한 자가 도움을 얻고 힘센 자는 자기일에만 충실하게 된다.
\<표3.14\> 해원상생과 공리의 회복
| | 공리의 필요성 | 해원상생을 통한 공리의 회복 | 공동체 효율 회복 관련 『전경』구절 |
| :---- | :---- | ----- | ----- |
| 자유지상주의 | 불운한 약소민의 해원 | 힘없는 피해자가 가해자가되어 닥친 곤란을 풀어줌 | 마음은 각기 왕후장상(王侯將相)을 바라다가 (공사2장19절) |
| 사회계약주의 | 강자의 일방적 요청의 해원 | 일본의 침략욕을 채워주면서도 공익을 이룸 | 저희들은 일만 할 뿐이니(공사2장4절) |
| 공리주의 | 소수에 대한 권익의 무시 | 누명을 쓴 피해자를 해원함 | 일본사람을 보면 무서워함(공사3장19절) |
| 공동체주의 | 효율성 저하에 대한 제재 능력 부족 | 억울한 공범죄 발생을 사전에 봉쇄 | \`노름죄는 남까지 끌어 당김 (교법158절) |
천지공사 결과 일본인들이 독점하려던 경제는 다시 원상회복을 하고 국가도는 식민지에서 독립국으로 광복하게 된다. 애초 공리주의가 추구하고자 하는 시장의 선을 통한 제도 내 질서는 기존의 공리주의와는 달리 사회와 해원상생하려는 중화적 노동관에 의해 한 바퀴 순환을 함으로써 달성되게 된다
지금까지 해원상생에 바탕한 중화적 노동관을 통한 각 공리성의 회복을 요약하면 \<표3.14\>와 같다.
5. 유행적(流行的) 공동체주의 재화관과 도통진경
\<표2.2\>도덕철학의 위상에서 공동체주의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유행적576) 공동체주의는 \<그림3.16\>의 대학담론과 같이 ①⑤④②의 순으로 순환한다.
\<표3.15\>는 덕에 기반한 ①공동체주의가 실천을 통하여 ⑥제도진화에 이르기 위해서는 ③시장균형론(이론경제학)에 기반한 실천을 해야 함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환경문제와 같이 모두가 유리한 제도 진화에 이르기 위해서는 시장의 효율성 실현을 위해 공동체의 결속을 든든히 하고 공동체의 효율에 대한 의지를 소생시키고(②공리주의) 타인을 배려하는 행위(③시장균형론)가 있어야 ④자유지상주의와 ⑤사회계약주의를 형성하게 하며 다시 ①자유지상주의와 ②사회계약주의가 ⑥제도진화를 이룰 수 있게 하는 순환관계를 보여준다.
이때 ①공동체주의가 ③시장균형론의 결론에 동참하는 행위에서 공동체의 이익을 해치지 않고 공동체의 탁월함을 보호하는 것을 도통진경이라 할 수 있다. 도통진경이란 두 가지 이상의 체계가 서로 유행적으로 작용하면서 순환이 되는 경우를 말한다.577)
\<표3.15\> 유행적 공동체주의 재화관의 순환
| 방법\가치 | 선(善)-제도 내 질서 | | 정(正)-제도의 기초구조 | |
| :---: | :---: | :---: | :---: | :---: |
| 개인주의 | ③시장균형론(이론경제학) | | ⑤사회계약주의 (정의) | ④자유지상주의(자유) |
| 전체주의 | ②공리주의 (효율) | ①공동체주의 (덕) | ⑥제도진화론(역사학파경제학) | |
\<표3.15\>에서 공동체주의의 경우 방법론적으로는 공리주의와 같이 전체주의의 영역, 가치론적으로 보면 제도의 질서에서 만족하는 선(善)의 영역에 있음에도 본연의 기능인 제도 내 질서에서 최선을 실현 하지 않고 지금까지 역사학파경제학의 제도진화론의 한계에서 체제 밖 정의를 모색하다가 급기야 오늘날 이상주의로 전락했다 할 수 있다.578)
공동체주의의 경우 덕이란 공동체의 탁월성으로 제도 내의 덕을 가장 극대화할 수 있는 수단으로서 그 동안 공동체주의가 공동체의 주요관심사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대순의 순환적 경제관에서는 공동체주의 재화관에 대한 대안으로 도통진경에 기반한 유행적 공동체주의 재화관을 제시한다.
공동체주의의 관건은 소수의 배반에 대한 다수의 이익을 얼마나 보상해 줄 수 있느냐의 문제로 귀결된다 할 때, 공동체주의에서는 지나친 무임승차자의 배신에 의한 다수자의 피해의식이 문제였다면 도통진경의 유행성에 기반한 유행적 재화관은 공동체주의 본연의 제도 내 효율성의 취지를 잘 살리며 현실적인 공동체의 탁월성을 보존하는 공동체주의가 된다.
도통진경에 기반한 유행적 공동체주의의 사례를 『전경』에서 찾아 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전경』에서는 피해의식에 빠져 있는 사람들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가를 보여준다.
천지에 신명이 가득 차 있으니 비록 풀잎 하나라도 신이 떠나면 마를 것이며 흙 바른 벽이라도 신이 옮겨가면 무너지나니라. (『전경』교법 3장 2절)
위와 같이 풀 한 포기마저 신명임을 밝혀 다수자에 대한 소수의 배신이 결코 용납될 수 없음을 밝힌다. 또, 신명을 부정하는 경우 신명의 도움을 못 받게 됨을 보여준다.
서교는 신명의 박대가 심하니 감히 성공하지 못하리라. (『전경』교법1장66절)
위에서 신명이 천지에 기득하지만 신명을 부정하는 인간의 행동은 전혀 현실을 모르고 있는 상태이다. 소수자의 배신행위에 의한 횡포에서 벗어난 공동체주의에서 공동체의 탁월성은 공리주의, 자유지상주의, 사회계약주의 세 가지 방향으로 확대될 수 있다. 기존의 공동체주의에서는 공리주의, 자유지상주의, 사회계약주의가 서로 공유하는 요소가 있을 수 없었으나 만물이 순환하는 순환적 경제관에서는 만물이 서로 감응하므로 세 가지 방향 모두로 공동체주의가 확산될 수 있다.
탁월성 저하에 대한 제재 능력 부족을 고민하는 공동체주의에서는 풀 한포기 마저 신명이 응해 계신 건전한 공동체주의는 인류가 행한 전 우주에 대한 배신행위가 인류의 마음대로 쉽사리 용납되지 않음을 보여준다.
상제께서 어느 날 김 형렬에게 가라사대 「서양인 이마두(利瑪竇)가 동양에 와서 지상 천국을 세우려 하였으되 오랫동안 뿌리를 박은 유교의 폐습으로 쉽사리 개혁할 수 없어 그 뜻을 이루지 못하였도다. 다만 천상과 지하의 경계를 개방하여 제각기의 지역을 굳게 지켜 서로 넘나들지 못하던 신명을 서로 왕래케 하고 그가 사후에 동양의 문명신(文明神)을 거느리고 서양에 가서 문운(文運)을 열었느니라. 이로부터 지하신은 천상의 모든 묘법을 본받아 인세에 그것을 베풀었노라. 서양의 모든 문물은 천국의 모형을 본뜬 것이라」 이르시고 「그 문명은 물질에 치우쳐서 도리어 인류의 교만을 조장하고 마침내 천리를 흔들고 자연을 정복하려는 데서 모든 죄악을 끊임없이 저질러 신도의 권위를 떨어뜨렸으므로 천도와 인사의 상도가 어겨지고 삼계가 혼란하여 도의 근원이 끊어지게 되니 원시의 모든 신성과 불과 보살이 회집하여 인류와 신명계의 이 겁액을 구천에 하소연하므로 내가 서양(西洋) 대법국(大法國) 천계탑(天啓塔)에 내려와 천하를 대순(大巡)하다가 이 동토(東土)에 그쳐 모악산 금산사(母岳山金山寺) 삼층전(三層殿) 미륵금불(彌勒金佛)에 이르러 三十년을 지내다가 최 제우(崔濟愚)에게 제세대도(濟世大道)를 계시하였으되 제우가 능히 유교의 전헌을 넘어 대도의 참뜻을 밝히지 못하므로 갑자(甲子)년에 드디어 천명과 신교(神敎)를 거두고 신미(辛未)년에 강세하였노라」고 말씀하셨도다. (『전경』교운 1장 9절)
위 구절에서 공리주의적인 인류는 자연과 환경을 힘없는 약자로 간주하고 지배하려하지만 오히려 자연과 환경은 다수로써 소수인 인류의 배신행위를 용납하지 않고 공동체로써 회집하여 도통진경에 입각한 상제님의 대순으로 만물을 유행시키고 있다. 공리주의에 의해 소중함을 알게 된 자연과 환경의 중요성은 자유지상주의의 경우에마저 경계해야 함을 보여준다.
이제 천하 창생이 진멸할 지경에 닥쳤음에도 조금도 깨닫지 못하고 오직 재리에만 눈이 어두우니 어찌 애석하지 않으리오. (『전경』교법 1장 1절 )
위와 같이 환경위기의 상황에서 자신의 재리에 전전긍긍하는 자유지상주의마저 자각과 제도 개혁의 노력 없이는 생존이 불가능한 상황으로 내몰려 공동체의 일에 협조하고 재리를 벗어나 재화의 유행에 기여한다는 사회적 의무를 다함으로써 제도의 진화에 나서게 된다.579)“신명”과 “음덕”을 주장하여 “재화”의 유행을 중시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일반적인 생각과 달리 대순사상에서는 “재화”의 유행이 삶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본다.
자유지상주의가 공동체의 노력 없이는 진멸지경에 닥쳤음을 알게 되어도 사회계약주의와 같은 구체적인 실천이 요청된다.
상제께서는 항상 밥알 하나라도 땅에 떨어지면 그것을 주우셨으며 「장차 밥을 찾는 소리가 구천에 사무칠 때가 오리니 어찌 경홀하게 여기리오. 한 낟 곡식이라도 하늘이 아나니라」 하셨도다. (『전경』교법1장13절)
위 구절은 밥알 하나라도 자연이라는 전체 공동체가 유행하여 인류에게 주어지는 체제의 한 부분이므로 결코 인간의 임의로 무시할 성질의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밥알 하나라도 자연의 유행에 의한 소중한 존재임을 깨닫게 될 때 순환적 경제에서 사회계약주의는 마침내 공동체주의가 지향하는 제도진화를 이루게 된다. 대순사상에서는 유행적 재화관이라는 도통진경을 통하여 각 분야에서 초래하는 환경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한다. 지금까지 도통진경에 바탕한 유행적 재화관을 통한 각 경제사상별 환경문제 해결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표3.16\> 도통진경과 공동체위기의 극복
| | 공동체의 필요성 | 도통진경을 통한 공동체의 회복 | 공동체위기 극복 관련 『전경』구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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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지상주의 | 위기 불감증 | 자유주의자도 환경위기에 대응할 공동체모색 | 천하 창생이 진멸할 지경에 닥쳤음(교법 1장 1절 ) |
| 사회계약주의 | 현실적 환경 위기 | 자연과 인간의 계약회복을 통한 자연-인간공동체의 회복 | 장차 밥을 찾는 소리가 구천에 사무칠 때가 오리니(교법1장13절) |
| 공리주의 | 약육강식의 균형파괴 | 신명과 인간의 공동이익모색을 위한 공동체 회복 | 자연을 정복하는데서 (교운1장9절) |
| 공동체주의 | 무신론의 부작용 | 음덕을 가진 존재와의 공동체 회복 | 천지에 신명이 가득 차 있으니 (교법 3장 2절 ) |